이 곳에 정착한지 어언 8년이다
순간적으로 8년이란 시간이 내 몸을 관통한다,
'세월이여!'하는 주름들의 격렬한 오케스트라 소리와 함께
변한 것은 네 가지 정도다
편집증이 도로 도지고 있다는 것
손과 발은 점차 퇴화되고 있다는 것
위장은 점점 곯아간다는 것
그리고 또오리 야식의 메뉴판이 조금 바꼈다는 것
또오리 야식
노모(老母)와 젊은 아들이 운영하던 그 식당
노모는 조리를, 아들은 배달을 맡았던 그 식당
잘난 음식이라고는 제육볶음밖에 없었던 그 식당
젊은 날 나의 빈약한 정신과 배를 책임지던 그 식당
근데 그 식당은 지금 어디있을까?
8년 전처럼 내 집앞에 그대로 남아있으려나?
문득 의문이 생겼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나는 세삼스레 느낀다
아마 세계 어디에도-우주 어디에도 없을테지
그리도 맛나던 제육볶음이 메뉴판에서 사라져버린지 오래니까
아직도 빈약한 내 정신과 배는 기댈 곳을 잃어 방황하고 있으니까
또오리 야식은 아직도 내 집 바로 앞에 있으나
이 세상-이 우주 어디에는 또오리 야식이 없다
세월은 가끔 참 고통스러운 말이다
오늘도 저는 추억합니다.
이미 나를 지나쳐버린 과거에 대해
추억하고 또 추억합니다.
고통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