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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cos Oct 16. 2015

글의 무게

만약 글의 무게가 있다면?

글에도 무게가 존재한다면 글의 무게를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측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의 글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문장이란 양적으로 많이 쓰면 확실히 좋아진다. 그러나 자신 속에 곧은 방향 감각이 없는 한, 그 능숙함은 재주로 끝나고 만다 -무라카미 하루키-



  문장의 구성이나, 스타일과 같은 글의 외형적인 부분은 양적의 연습으로 분명히 글의 문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은 된다. 이러한 연습이 문장에 빈틈을 줄이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문장의 논리력이나 설득력을 높여주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잘 쓴 글과 잘 쓰여진 글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글 쓴 사람이 왜 이 글을 쓰려고 하는지 글을 쓰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건지 그리고 그 글의 방향이 올바르게 가고 있는 건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글의 중심이 제대로 잡혀있어야 된다. 그 중심은 양적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사고의 질적 향상이 동시에 필요한 부분이다.

 

  나의 경우는 어느 한 주제에 관하여 글을 쓰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갖고 있다. 딱히 글을 멋지게 포장하려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나의 생각을 글로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갑자기 머릿속에서 생각이 꼬이기 시작하고, 타이핑을 치거나 또는 펜을 들어서 글을 쓰는 순간에는 어떤 말로 문장을 시작해야 될까 또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 게 문장을 완벽하게 만들어줄까의 고민과 그거하나 제대로 못하는 나의 한심함이 쓰기의 욕구가 현저히 떨어뜨리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글을 쓰는 누구나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글을 쓴다. 하지만 특히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꽤 미숙하다고 느낀다. 마치 글을 쓰기 전에는 굉장히 딱딱한 고형물로 존재했던 생각들이 글을 쓰는 순간 녹아 내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어져서 분명히 무엇인가를 생각은 했었지만 글로 이어지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적어 놓은 글을 보면 이건 내가 쓴 글이 맞는 건지 한숨만 나온다. 


  아마도 가장 큰 문제는 익숙하지 않아서 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글로써 나의 아이디어를 전해본적이 별로 없으니 말이다(그렇다고 딱히 전할 의도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이란 게 누군가에게 읽히는 순간부터 의도를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끄적끄적 적힌 낙서가 아닌 이상)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무형의 아이디어를 정리하여 글의 산물로 나타내는데 있어서 말과 글의 연결고리가 쉽게 끊어지기 때문에 그러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이러한 글쓰기에 관련된 나의 문제들을 양적으로 풀어보는 것이다. 글의 초입에도 분명 글쓰기는 양적으로 완벽하게 해결될 수 없다고 하였지만, 많이 보고 많이 쓰는 것 만큼 좋은 글쓰기 연습은 없다. 연습과 반복을 통하여 글의 문제들을 생각해보고, 지속적으로 고쳐나가는 것이다. 생소하였던 것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생각의 깊이는 예전의 것과는 별 차이가 없더라도 글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주제는 더 선명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글을 많이 써봐야 되고, 써 놓은 글 들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까지 내가 문장과 글을 쓰려하는 이유는 글을 정말 잘 쓰고 싶어서이다.  문장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글의 무게가 묵직하게 잡혀있어서 보는 사람에 있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글을 쓰려고 앉아 있는 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더 괴로워지고, 한없이 부족한 나의 실력에 고개를 계속 젓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쓴다는 것에는 어떤 카타르시스가 있다. 즐겁기도 하지만 단순히 즐거워서 글을 쓰기에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나의 생각들이 누군가에게 말이 아닌 글로써 전달되고, 누군가는 그 글을 읽고 나서 또 저마다의 생각을 덧붙혀 고민해보는 점이 나에게 자극을 시킨다. 아직은 너무나도 서투르지만, 내 글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더하기 위해서 글쓰기 연습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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