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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u Sep 02. 2020

결혼, 제발 아무도 하지 마세요

연애하세요


나와 그의 연애가 끝나던 그 날


결혼의 이유


나이가 30대 중반이 되다 보니 나의 주위에 사람들은 대부분(남자와 여자 모두) '결혼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라는 개념에 많은 생각을 투자한다. 나는 그런 사람과 대화를 할 때마다 진지한 눈동자로 '제발 결혼하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내 주위에는 비혼주의보다는 '결혼은 해야 한다, 결혼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비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내 주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통계로 보아도 비혼보다는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문구로 표현이 됐지만

요약하자면 대략

1. 때가 돼서(?)

2. 혼자 늙기 싫어서

3. 결혼을 안 하는 자신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싫어서

정도이다.

이런 이유라면 결혼을 절대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올시다. (왜인지 '올시다'가 쓰고 싶다.)


정말이지 단 한 명도 나에게

1. 지금 만나는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2. (지금 만나는 사람이 없다면) 누군가를 열심히 사랑하고 싶어서

라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


낯간지레 제3자인 나에게 '사랑'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서일까. 결혼을 '자신이 원하진 않지만 남들이 하라고 하니까 어쩔 수없이'라는 콘셉트라면 쿨 해 보인다고 생각해서일까. 그 누구도 "결혼해서 한 사람을 '죽도록' 사랑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죽도록' 사랑을 할 수 있어야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말까 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할 자신이 있으신지요.



결혼: 나/2 + 남/2 = 1


'결혼, 제발 아무도 하지 마세요'라고 외치고 다니는 나에게 사람들이 묻는다.

'대체 결혼이 어떻길래 하지 말라고 하는 건가요?'


본인이 지난 이혼 위기를 겪으며 가슴에 갉아 새긴 "결혼"은 '나 자신을 반(1/2, half, 50%) 죽이는 것'이다.

왜냐. 결혼은 결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둘'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서, 간단한 산수로만 따져봐도 '둘'이 각각 반씩은 줄여야 '하나'가 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죽도록 사랑한다'의 '죽도록'이란 말은 단순히 생물학적 죽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할 사람을 위해 '나'라는 인간의 자아를 반 죽이고, 포기하고, 희생하여 결혼할 사람의 인생을 사랑한다는 의미임을 태어나 결혼식장을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주례사의 단골 멘트로 듣지 않았는가. 흘려들어서 그럴 뿐이지. 그 말이 참 진리인지는 아마 그 결혼식장에 있던 사람 중 아무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본인 포함이다.)

게다가 자신이 이런 진리를 진즉 깨달았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그 진리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 자신을 반 죽이는 것보다 더욱더 고통스러운 시간이 시작된다. '원망'이라는 이름의 옹졸하고 치사한 감정의 폭풍 속에서 보내는 시간.


여기서 질문이 들어온다. "에이, '둘'이서 각각 완전한 '하나'를 인정해주며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옳거니! 그렇게 살면 된다! 본인의 말이 바로 그 말이다.

나 자신을 반 줄이고, 남의 반과 합쳐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결혼'을 하지 말고, 그저 나 자신을 '하나'로 오롯이 지키면서 사랑도 할 수 있는 '연애'를 하며 평생 살면 된다!


자신을 반이나 죽여서 살 의지가 없으면서 결혼을 하는 것은 나와 상대의 귀한 영혼 모두를 반보다도 더 죽이고, 소멸시킨다. 자기 자신을 죽여가며 살 자신이 없다면, 그렇게 살기 싫다면, 또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은 채 조급히 결혼만 생각하고 있다면, 결혼 제발 하지 마세요.



내가 연애하고 싶은 아니, 나를 반 죽여 사랑하고 싶은 사람..!


연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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