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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u Nov 15. 2020

이게 정말 우리 집이라니!

우리 마음을 100% 담은 "너와 나, 우리의 집"

집에서 널브러져 TV 보다 밥 먹고, 다시 TV 보다 밥 먹는 게 인생 최대 행복인 대한민국 흔한 직장인(나)과

밤새 노란불 켜놓고 음악을 듣거나 악기를 퉁겨대는 음악인(남편)과

시원한 현관 바닥에서 낮잠 자는 것이 인생의 낙인 이중모 개가 함께 살 수 있는

너와 나, 우리의 집!




 거실에 대한 마음

앞서 말한 것처럼 집에서 TV 보는 게 힐링인 나는 집에서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다. TV도 보고, 운동도 하고, 소파에서 자는 낮잠은 꿀맛이고. 전셋집에서는 따로 식탁 놓을 자리가 없어서 거실 소파 테이블에서 바닥에 털썩 앉아 식사도 했으니 거실은 취침 외에 내 모든 활동 공간이다.


이렇게나 소중한 공간인데, 전셋집 거실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한 가지는 바로 밖에서 현관문을 열자마자 집 안이 몽땅 훤히 보인다는 점. 그리고 거실에서 신발장과 현관에 쏟아진 신발들을 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점. 그래서 '집을 사게 되면 중문을 꼭 해야지'라고 다짐의 다짐을 했다.


우리가 산 집은 오래된 아파트라 베란다가 광활했다. 어떤 이들에겐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거실에서 온갖 것을 다 하고 사는 나에게 베란다보다는 '거실'이 넓기를 바랐다.



[before ▶️ after] 거침없이 터져버린 우리의 거실




[before ▶️ after] 베란다는 터져서 최애 다이닝 공간이 되었다고. (+우리 개 화장실은 귀엽게 테라조로)




[after] 꿈에 보았던 그림이다. 믿어지지 않지만 이젠 현실!










부엌에 대한 마음

전세 살 때, 주인님이 감사하게도 싱크를 새 것으로 교체해주셔서 감사히 잘 썼다. 다만 아일랜드가 없고 일자형 구조여서 조리 공간이 너무 부족한 나머지 바퀴 달린 작은 이동 조리대를 사서 썼었다. 그리 형편대로 잘 살았지만 '집을 사게 되면 꼭 넓은 조리대를 가져야지'라고 다짐했다.


아마 많은 가정이 부엌 베란다에 냉장고를 놓고 쓸 거라 짐작한다. 나도 그리 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베란다 냉장고 자리에 우리 냉장고가 1cm도 안 되는 작은 오차로 들어가지 않아서, 전셋집에서는 부엌에 냉장고를 이고 살았다. 안 그래도 좁은 부엌인데, 냉장고까지 자리 잡고 있어서 식사를 거실 소파 테이블에서 했던 그 시절. 나의 부엌이 생긴다면 '모든 것이 알맞게 fit 된 부엌을 갖고 말테다.'며.

 

[before ▶️ after] 누가 봐도 조리대 밖에 없는 부엌으로 만들다



[after] 모든 것이 딱 맞아버린 나의 부엌 (feat. 내돈내산 비스포크 키칫핏 냉장고)


게다가 인테리어 대표님의 제안으로 부엌 베란다를 확장하여 싱크대를 기존 위치에서 옮긴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요리하는 나와 정리, 설거지하는 남편과의 동선이 전혀 겹치지 않는 것이 첫 째 장점이요, 설거지할 때 밖을 보며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는데! 최고다.

[before ▶️ after] 부엌 베란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거였나요?





방에 대한 마음

우리 집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방들이 모두 큼직큼직하다는 점이다.

특히 안방은 너무 넓어서 침대를 벽 쪽으로 몰아놓지 않고, 방 한가운데 놓고 쓸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결혼 직후 신축 아파트에서 2년 전세를 살던 때 집이 새 것이라 너무 좋았지만 오히려 방은 너무 좁아서 답답한 기억이 있어서인지 안방이 넓은 것은 나의 최애 포인트다.


[before ▶️ after] 우리 개가 현관 다음으로 사랑하는 안방 침대



[before ▶️ after] 확장해서 옷방으로 만든 현관방




[after] 남편 작업실(동굴) 침입한 우리 개








화장실에 대한 마음

내가 전세든 매매든 상관없이 전셋집에서 '당장 나가고 싶다'라고 결심하게 한 건 화장실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덩치에 맞지 않게 밖에서도 화장실을 가리는 나는 집 안에서도 웬만하면 화장실을 가지 않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최대한 참고 있었다. 매주 청소를 해도 도무지 정이 붙지 않던 그 화장실. 이젠 안녕-

 

[before ▶️ after] 이제 나는 화장실에서 잠도 잘 수 있다(...?)




우리 집 정말 좋다


남편과 내가 요새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우리 집 정말 좋다"이다. 로또처럼 청약에 당첨되어 새 아파트에 살게 된다면 정말 너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그대로의 집은 아닐 테다. 하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어느 구석 하나 내가 원하지 않는 대로 된 구석이 없다. 작은 부분, 이를 테면 스위치 하나까지도 내가 원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집이 (빚더미지만) 있다니.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4월 초에 전세 집을 내놓고, 그 달 말에 매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후, 8월 초 잔금을 지르고 집에 들어가기까지 나와 남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정신없이 오갔다. 아침과 저녁으로 손 붙들고 감사의 기도와 간구의 기도를 엇갈려 퍼부으며 부디 모든 일이 순적하게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집을 사며 겪은 셀 수 없이 많은 내적 고통과 숨통을 조이는 듯한 치열한 과정을 하나도 빼지 않고 다 기록하고 싶었다.


그러나 새 집에 들어와 산 지 2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에, 가슴 졸이며 보낸 그 과정들을 한 가지 두 가지 세 가지 열거하는 것에 더 이상 시간과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을 만큼, 지금 '우리 집'에 온전히 집중하고, 한없이 쳐다보고, 흠뻑 누리고 싶을 뿐이다.


우리 집 정말 좋다.





공사 전 사진은 인테리어 사전 점검 때 전 주인님께서 허락해주셔서 촬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https://youtu.be/Z_3dbQie6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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