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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탐구생활 Feb 06. 2023

테일러드 리테일_
리테일을 위한 디테일

공간탐구 2.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갖추어야 할 스토어 공간의 스토리텔링

 기본적으로 리테일 공간은 특정 상품, 나아가 브랜드를 통해 고객의 관심을 끌고 그 흥미를 매장으로 유도하여 결국 구매까지 이루어지게 하는 장소성을 경험하는 비즈니스 역할을 한다. 최근 매장은 방문객들에게 단순히 제품 정보와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모두를 위한 일회성의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들려주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내는 나만의 스토리텔링의 공간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사용자 경험에 각자의 이야기가 더해지면 고객은 훨씬 더 오랫동안 그 공간에 머무르고 그 장소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르소나 공간, 소비·관계·비즈니스의 미래를 짓다.

 ‘페르소나 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공간 비즈니스 관점에서 더 현대 서울을 바라본 <더 현대 서울 인사이트>에서는 방문하는 고객들이 나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정체성의 동일시'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때의 동일시는 '취향과 재미', '자연과 개방' 같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험 요인들을 고려한 인문학적·심리학적인 마케팅이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개별 고객이 자기 정체성을 동일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정신분석학 용어와 맞물려 '페르소나 공간'이라고 정의하였으며, 이러한 공간은 사용자의 페르소나에 부합하는 개인적 취향, 흥미,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등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된 공간이며, 나아가 고객이 공간에서 자신의 취향 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능동적인 공간을 뜻한다.


 뉴 리테일 시대에 사람들이 열망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1) 타깃 고객의 페르소나에 부합하고, 2) 그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공간이라고 자각할 수 있는 페르소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백 가지 콘텐츠를 큐레이션 한 미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사운즈 포레스트’


우리 감각이 기억하는 공간, 공간의 장소성을 활용하다.

 다른 한편으로, 심리학에서의 체화된 마음(Embodied mind)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마음은 몸, 그리고 그 몸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공간을 어떻게 구조화하느냐에 따라 몸의 움직임과 감각이 영향을 받고 그 움직임과 감각은 사고나 감정, 더 나아가 의사 결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어떤 공간으로 들어갔을 때 우리 몸은 그 공간을 느끼는데 모든 감각을 사용한다 온도, 냄새, 소리, 공기의 촉감, 그리고 그 공간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까지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말과 글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그 느낌엔 실체가 있다. 공간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뇌리에 남는다. 실제로 그 공간의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 우리는 굿즈나 기념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공간이 주는 안식, '리테일 테라피'다.

(리테일 세러피란 ‘스토어’와 세러피’가 합쳐진 신조어로 쇼핑을 통해 힐링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Embodied Learning in Immersive Smart Spaces


 이러하듯, 공간과 고객의 성향이 동일시되는 페르소냐 공간(Persona space), 공간의 기억과 감각이 구매 의사결정까지 영향을 미치는 리테일 테라피(Retail Therapy)의 두 가지 새로운 개념과 현상을 통하여 리테일 공간에서 사람들에 전달하는 디테일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오프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직 오프라인 매장, Brick-and-Mortar 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유한 가치를 강조할 시점이다.

 상품 구매의 메인 채널이 온라인으로 넘어감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이미 오프라인은 경험이나 브랜드 이미지 구축, 소비자와의 소통 채널로 활용되고 있으며, 온라인은 최종 구매가 이뤄지는 장소로 영역이 구분되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이후 이러한 경향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유통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한 상황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라 불리는 유통 대전환의 과도기 안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언택트 시대, 미래 리테일 공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오프라인 채널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만족과 편안함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채널과 차별화된다. 비대면 쇼핑 시대에도 오프라인 공간이 중요한 이유는 ‘실재적 경험’이라는 인간의 욕구(보고, 듣고, 만지고 경험하는 1차적 행위)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디지털 세상에서는 채울 수 없는 가치이다.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오프라인은 무조건 의미가 없다가 아니라 오프라인의 역할, 즉 구체적인 고유한 가치 창출이 일어나는 ‘실재적 경험 포인트’를 새롭게 정의하고 포지셔닝해 간다는 측면에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What makes a retail experience great? (By Gensler Research Institute)


 앞서 체화된 마음(Embodied mind) 이론에서 이야기하였 듯, 이러한 공간의 기획은 행위의 몰입을 가져오고 궁극적으로는 사후적 가치 판단에 영향을 미쳐 재방문, 재구매, 충성적 팬덤 행위를 결정 지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가속화되는 걸 고려하였을 때, 오프라인 매장 수는 줄이더라도, 매장의 뚜렷한 정체성을 통해 고객의 시간을 채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을 큰 틀로 세워야 한다. 지속가능한 공간으로의 성공 여부는 고객에게 전달하는 감성과 영감, 그리고 기억과 경험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제 리테일 공간은 ‘극적 경험’을 창출하는 일종의 ‘무대’로써 다양한 연출적 시도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최첨단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소비자의 행위에 신속하게 반응하고 세련되게 소통하는 ‘데이터 드리븐 경험적 인텔리젼스 공간’이자, ‘테크 드리븐 인터랙티브 미디어 공간’으로 확장될 것이다. 예를 들어 무인 매장과 같이 고객, 제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크 기반의 첨단 기술을 통해 탄생한 하이브리드 스마트 매장이 그 예이다.

아마존 웹서비스(AWS) 기반의 응용기술과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테크 드리븐 무인 매장, ‘언커먼스토어’




쇼퍼(Shopper)는 단지 소비자(Consumer)만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일본 도쿄의 긴자식스(GSIX)나, 더 현대 서울이 '서점'이나 '정원'을 가장 핵심적인 중정 요소로서 쇼핑몰 한가운데 기획한 것은 '사용자들을 위한 장소', ‘사용자들 간의 접점’을 만들고 싶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가장 아날로그적이고 원초적인 공간이 온라인 채널이 장악한 뉴 리테일 시대의 최첨단 쇼핑 몰 안에서 핵심적인 성공 요인을 이루어 낸 이유이다. 

사람의 추억과 경험이 켜켜이 누적된 장소에서
사람들은 공간의 ‘사유’를 원하고,
한편으로 경험의 '공유'를 원하기 때문이다.
Tsutaya Books Library Centre in the GSIX (By GINZA SIX Retail Management Co., Ltd, Tokyo)


리테일을 위한 디테일, 사유와 공유 경험을 위한 맞춤형 공간 플랫폼

 앞으로의 리테일 공간은 더 이상 무언가를 구매하기 위한 목표가 아닌 소통하고 마실 가는 유희의 목적이 강한 공간으로서의 성격이 강해질 것이다. 뿐 만 아니라, 기업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개개인의 경험을 보다 세련되고 자극적으로 제공하여 그들에게 나만의 맞춤형 공간을 찾을만한 궁극적인 이유를 제시할 것이다.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개개인의 정보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그리고 사람들과 온, 오프라인을 오가며 부담 없이 공유하는 테일러드 리테일(Tailored Retail)로서의 공간이 판매와 소비라는 본질적인 성격을 갖추면서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스토리를 확장하고 접근해야 할지, 그리고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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