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친환경은 성립하기 어렵다. 자연은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요즘도 간간이 CU를 들러 봉투를 구매하면 위와 같이 친환경이 적혀있는 봉투를 제공받곤 한다. 이는 효과가 없다. 일례로 나는 봉투 하단의 친환경마크를 인증하는 일을 했었다. 당시 어떠한 신문 기사 때문에 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한 기자가 봉투가 썩는지, 안 썩는지 직접 실험을 해본 것이다. 결과는 제대로 썩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심사실 내부에서 대응을 해야 하는 게 아닌지, 애초에 '일회용품'에 친환경 인증이 들어가는 것이 말이 되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었다.(실제로 해당 인증은 사라졌다. 따라서 저 친환경 봉투에 있는 친환경 마크는 없어져야 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PLA 생분해성 봉투의 경우 58°C를 6개월간 유지해야 90% 분해된다. 이러한 조건이 유지되는 매립지는 사실상 찾기 어렵다. 또한 이러한 조건을 갖추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매립 비율은 소각보다 적다.(21년 기준 생활폐기물의 14.78% 매립, 29.92% 소각) 소각할 때에도 오염 물질이 적다곤 하지만 자연에서 썩는 것에 비하면 큰 의미가 없다.
(참조 : 2024년까지는 생분해성 봉투 계도기간으로 한시적 허용 상태이다.)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최소 220번 이상 사용해야 종이컵보다 친환경적이라 부를 수 있게 된다. 제품의 생산, 사용 과정에서의 물, 세제 사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결과가 그러하다. 매일 같이 텀블러를 쓰는 사람이라면 친환경 노력을 했다고 볼 법하다. 하지만 그러한 사람은 많지 않다. 나 또한 그러지 못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텀블러는 몇 개가 있는지, 또 그것들을 몇 번이나 사용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관련기사)
실제로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보다 우월한 면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에 따라선 플라스틱 빨대 보다도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지구 온난화에 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나온다. MTU(미시간 공과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종이 빨대에 의한 영향이 더 클 수 있음을 나타낸다. 직접 연구 결과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명시되어 있다.
Thus, these alternative material straws are not empirically reducing the environmental impacts of straw use.
그러므로, 이러한 대체 재료로 제작된 빨대는 빨대 사용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줄여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PLASTICLESS: A COMPARATIVE LIFE-CYCLE, SOCIO-ECONOMIC, AND POLICY ANALYSIS OF ALTERNATIVES TO PLASTIC STRAWS, Chelsea Schelly, 2020, MICHIGAN TECH)
최근의 연구결과, 기사를 찾아보면 대개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빨대 사용 자체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종이 빨대는 스타벅스라는 대기업 마케팅의 산물이다.
우리나라 서해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갯벌은 우리의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대학교 김종성 교수 연구팀의 조사-분석 결과 국내 갯벌은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매년 최소 26만 톤에서 최대 49만 톤까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갯벌이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최선을 다해 막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서울시의 세 배 면적이 넘는 지역을 간척사업을 벌여 땅으로 메웠다. 언젠간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관련 자료)
NAS의 연구에 따르면 북극 영구 동토층에 저장된 탄소의 양은 1조 8000억 톤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는 대기 중 탄소의 두 배, 전 세계 산림에 저장된 양의 세 배가 넘는다. 이르면 2030년대에는 북극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는데,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영구 동토층의 탄소가 뿜어져 나오게 된다. 사람들은 빙하가 녹으면 단순히 해수면이 높아지는 것만 생각하지만, 빙하가 녹게 되면 지구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뜨거워지게 된다.
북극과 남극에 있는 빙하는 단순히 얼음이 아니다. 빙하는 하얀빛의 숲이다. 나무를 지키고, 심듯이 빙하를 지켜야만 한다.
환경과 관련된 노력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노력을 폄훼하려 하는 것도 아니다. 기왕 할 거면, 실제로 도움 되는 것들을 효율적으로 하자는 뜻이다. 또한, 지구를 지켜주고 있는 자연을 보존하자는 뜻이다. 지구와 우리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