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도 위로가 필요하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세상의 모든 리더들에게

by Earnest

우선 내 목표는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글을 쓰라고 했다. 그렇지만 난 글을 쓰지 않았지. 3년동안 매일 불평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이를 글로 옮겨봐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글을 쓰기 싫어서는 절대 아니다. 반대로,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회사에서 쓰는 이메일도 글이라고 쳐준다면.


알면서도 왜 글을 쓰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간단하게- 나는 마음의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다고 마음의 여유가 없을쏘냐라고 묻는다면, 맞다. 나는 하등의 대단한 일도 하지 않았다. 그냥 회사 생활을 했을 뿐이다. 다만, 조금 일찍 리더의 자리에 오른 것. 그리고 너무나 잘 해내고 싶었던 것.


하지만 흔히 말하는, 일 잘하는 팀원의 태를 벗지 못한, 실패한 팀장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걸 알면서도 왜 고치지 못했냐고 묻는다면, 나의 모습은 애초에 대중이 말하는 "리더"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에 사로잡혔다. 왜냐하면 모두가 팀장은 원래 어려운 것이라고 했고, 이걸 견뎌야 성장한다고 했고,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에 대해서는 모두 같은 말을 했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말을 하는 와중에, 내가 어떻게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고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 겉으로는 어른이 되고도 한참을 지났을 외모를 가지고 있었을지 몰라도, 내 마음은 산들바람에도 흔들리는 강아지풀과 같았다.


초보 팀장들의 마음은 이해받기 힘들다.

리더로서의 지금은 본인조차 리더가 되기 전에는 일절 이해 할 수 없었으며, 주변에 호소해 봤자 "팀장 되더니 변했다"는 혹평들만 듣기에, 서로만 이해할 수 있어서, 서로의 경험을 얘기하고 위로받는다. "그래,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라며 내가 느낀 감정조차 의심하며 철저히 검열하는 과정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런 나라도, 위로받고 싶을 수 있잖아.


그래서 나는 이곳에 지난 3년간의 모든 기록을 풀어놓아 보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내가 틀리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한 글이 되었겠지만, 지금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나와 와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보 팀장들을 위로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