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대단하다.
부모의 책임감은 젊음을 뛰어넘는다.
얼마 전 나는 내 꿈을 펼치기 위해 잠시 한 공장의 생산직으로 취업을 했다. 그곳은 하루 12시간의 근무와 격주마다 주간 야간( 20시 30~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 시간적으로나 일적으로 아주 고된 일이다.
어느 날 퇴근을 하고 통근버스에 앉아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무렵 내 옆자리에 한 아주머니가 앉으셨다. 나에게 신입사원이냐며 이렇게 젊은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을 걸었다. ( 29살에 취업은 대부분 늦었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내가 한참 막내다.ㅎㅎ)
"일은 안 힘드냐 할만하냐"등등 이것저것 대화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그분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분이 여기서 일한 지는 이제 5년 정도 되었고 현재 나이는 57세셨다.
57세... 아무리 5년 전이라지만 그때 당시에도 벌써 50이 넘은 나이에 이 일을 시작하셨다니. 아직 30도 되지 않은 나이에 건장한 체격의 나도 1주일 만에 녹초가 되어 버리는 이 일을 50이 넘어서 시작하셨다는 데에 나는 놀라움을 넘어 약간의 존경심이 생겼다. "일 안 힘드세요?" 이번엔 내가 역으로 그 아주머니께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힘들지만 자식들 보고 하는 거지 뭐"라고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부모의 책임감인가.. 버스에서 연신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가도 통근버스에서 걸려온 딸의 전화에 웃으며 곧 들어갈 테니까 같이 저녁 먹자고 대답하는 모습에 문득 우리 부모님도 저렇게 힘든 와중에 우리를 위해 노력하셨다는 생각에 가슴이 몽글몽글 해졌다.
아마도 이곳에서의 일을 젊은 사람이 하기 힘든 이유는 일 자체의 힘듦 보다 " 나를 위한" 것과 " 누군가를 위한" 것의 기준에 차이가 아닐까 싶다.
Ps. 역시 사람은 무엇인가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버티고 움직일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