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나에게 묘하게 언짢게 굴면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잘 몰랐던 때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모임의 분위기가 이상해지지 않도록 그냥 농담으로 받아 치거나, 아무말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어느날인가 너무 그런 제가 싫어서 ‘자존감’ ‘화’ ‘감정다루기’ 관한 책을 찾아 읽기도 하고 끄적거리도 했습니다. 그렇게 2년. 나름 노하우들이 생기고 자존감도 꽤 높아졌다고 자부했어요.
그런 자부심은 착각이었었나봅니다.. 며칠 전. 20년 가까이 된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서 한 친구가 저의 행동을 폄하 하는 이야기를 했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채 지금까지 살아 온대로 웃으며 넘어갔습니다. 그 결과 그 아이의 어떤 다른 애꿎은 다른 말에 발끈하게 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아니 뭐 이렇게 예민해?”
이 말을 듣는 순간, 20년 아는 사이고 뭐고, ‘그냥 얘네 만나지 말아야겠다’ 이런 생각까지 들기에 이르렀어요. 1명이 언짢은 말을 했는데, 단톡에 있는 남아있는 친구들까지 모두 미워졌습니다.
“아얘 당분간 얘네랑 말을 하지 말까?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계속 멋진 척 할까? 어찌하지?
무례한 말을 들은 것과, 제가 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언짢아 회사에서 아무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엇을 했을까요?
화장실에 숨어서 스마트 폰으로 <예스24 eBook>을 실행했습니다.
‘안되겠다. 책에서 도데체 뭐라고 했었지?’
저는 (읽던 안읽던) 매일 가방에 책 1권을 회사에 가지고 다니고 있고요. 혹 지하철이 붐벼 책을 못펴는 경우, 핸드폰으로 읽으려고 이북을 정기 구독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이라는 책을 빠르게 다운 받았습니다. 최근 저에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이 없어서 알고만 있던 책이 었는데, 제목이 지금 저의 상황과 너무 잘 맞는 것 같았거든요.
책을 펴자마자, 방송에서 개그우먼 '김숙'이 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토크쇼에서 어느 출연자가 김숙에게
“얼굴이 남자같이 생겼어” 라고 무례한 말을 하자, 대부분은 웃고 넘기거나 자신의 외모를 본인이 한번 더 희화하 하며 웃고 넘기곤 하는데, 김숙이 바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어? 상처주네? ”
건조한 한마디를요.
그러자 그 상대방이 바로 사과를 했습니다.
그저 이 한 소절을 읽었는데, 마음이 뻥 하고 뚫린 것 같았습니다.
“그래, 나는 상처를 받았던 거였어. 나도 담담하게 내가 상처받았다는 걸 알리자”
좀 진지충 같긴 했지만, 솔직하게 너의 발언이 상처 받았다고 카카오톡에 진지하게 썻습니다.
생각외로 그 친구는 바로 진심으로 사과를 했고, 심지어 우리 대화창은 너무 훈훈해 지기까지 했습니다.
‘아. 이렇게 쉬운 거였는데..’
제가 책을 바로 보지 않고, 그냥 그렇게 넘어간 다음 저 혼자 그 친구를 계속 미워하고 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책으로 긴급처방 하기
사실 제가 책으로 긴급처방하는 건 이번 뿐은 아닙니다. 가끔 하고 싶은 일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부정적인 마음이 찾아오면 일단 긍정적인 기운을 잔뜩 불어 넣어주는 책을 폅니다. <보물지도>나 <백만불짜리 습관> 같은 책을요. 그럼 내가 잠시 부정에 늪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됩니다.
며칠 전처럼 기분이 얹짢아 이 투박하고 울퉁불퉁한 기분을 어찌할지 모르겠을 때도 책을 펴서 처방을 받기도 하고요. 남편과 하고있는 투자나 도전이 제자리 같다고 느낄 때는 작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펴고 초심을 다시 다지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목표에서, 감정에서, 제 갈 길에서, 길을 잃은 것 같다라고 느낄 때 책에서 배웠던 내용을 다시 읽고 따라하려고 합니다. 내가 서 있는 좌표가 어디인지, 내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내 마음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바로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 길들을 겪어본 사람들, 그것도 '인증' 된 저자들이 해답을 이렇게나 빠르게 알려주니 이만한 처방이 더 있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