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을 곁눈질하는 우리에게_<사탄의 태양 아래서>

by 정아름

모리스피알라, <사탄의 태양 아래서>(Under Satan'sSun, 1987) *198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우리는 사탄의 태양 아래서 그 젖을 빨고 있는가?’


이 영화는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에 허우적대면서 혹은 사로잡혀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말한다. ‘신이 죽었다고?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넌 새로운 신을 섬기고 있으니 그것은 네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던 바로 그 망령, 마치 참을 수 없는 호기심으로 상처의 딱지를 떼어내 듯, 그리고 그 고통을 즐기듯 네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던 그 망령, 곧 사탄을!’


누군가 종교는 마약이라 했던가?


그는 이 말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영화는 마약이다. 영화는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줄 뿐 아니라 우리가 타락한 것을, 금지된 것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을 허락해주고 그리고 친히 그 길로 인도하는 예언자가 되어준다.


정말? 그렇다.

하지만 거름더미에서 꽃이 피듯 아직 희망이 있으니 이는 밑바닥을 치고 재주를 넘는 수밖에.


“내가 독일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 그것을 위해서 나는 죽는다.” -발터 베냐민


이 영화는 그 몸부림이다.

사탄은 말한다. 


“보라고! 여길 봐! 당신의 모든 생각이 여기 있어, 자세하게. 끝없는 거미줄이 그것을 연결하지. 당신의 모든 삶이 여기 있어.”


사제가 대답한다.(스승의 말에 그리고 패배해버린 것 같은 현실에)


“겸손 안에서 살다 죽게 해 주세요!

여기서 시작된 일이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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