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고 봄이 오기 전 아마추어 골퍼들은 드라이버를 바꾼다.
신제품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카본 페이스'니 '관성 모멘트'니 하는 용어를 읊으며 지갑을 연다.
장비가 비거리를 늘려줄 거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는 드라이버를 탓하기 전에 티(Tee) 높이를 먼저 살핀다.
고작 5mm다. 그 손톱만 한 나무 조각이 평소보다 조금만 높으면 여지없이 '뽕샷(스카이볼)'이 나고,
조금만 낮으면 뱀 샷이 나온다.
공이 250미터를 날아가 페어웨이 한가운데 안착하느냐, 아니면 OB 구역으로 처박히느냐는
수백만 원짜리 드라이버가 아니라, 몇 백 원짜리 티를 꽂는 그 한순간의 '높이 조절'에서 판가름 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기업 대표님들을 만났다. 그들은 대게 '드라이버'를 고민한다.
수억 원짜리 TV 광고, 유명 연예인 모델, 화려한 유튜브 영상...
거창하고 비싼 무기들을 휘두르면 우리 브랜드가 250미터 밖 고객에게 닿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사고는 티 박스에서 터진다.
고객이 처음 마주하는 브랜드 네이밍의 어감, 상세 페이지의 첫 줄 카피,
매장에 들어섰을 때 들리는 인사말의 온도.
이 사소해 보이는 '티 높이'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비싼 마케팅 비용을 태워도 고객의 마음은 OB 구역으로 날아간다.
"이름이 왜 이래?"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
고객은 냉정하다.
첫 접점인 '티 높이'가 불편하면 스윙을 보기도 전에 고개를 돌린다.
나는 광고를 만들 때 가장 오래 들여다보는 것이 있다.
가장 화려한 영상미가 아니다.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만나는 그 찰나의 순간, '이 단어가 과연 적절한 높이인가?'를 고민한다.
일산의 랜드마크가 된 '웨스턴돔(웨돔)'의 네이밍을 만들 때도 그랬다.
건물의 웅장함보다 사람들이 그곳을 불렀을 때 입에 감기는 맛,
그 미묘한 높이를 맞추는 데 몇 날 며칠을 썼었다.
드라이버는 돈으로 살 수 있다.
하지만 내 스윙에 딱 맞는 티 높이는 오직 경험과 감각으로만 찾을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그 5mm를 찾아내고, 다듬고, 세우는 일을 해왔다.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굿샷을 위해 조용히 바람을 읽고 티를 꽂는다.
[Editor's Note & Call to Action]
필드 위에서는 66타 골퍼 '언덕파'로,
비즈니스 필드에서는 브랜드 전략가 '비사이드웍스 대표'로 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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