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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천 한정구 Jun 09. 2021

[세상보는 이야기 5] 원유 종류에 대하여...

꼭 알 필요는 없는 쓸데없는 지식이야기

국제유가는 오르는 것이 좋은가? 내리는 것이 좋은가?


2008년 석유가 고갈될 수 있다는 의견이 퍼지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1배럴 = 158.984리터). 휘발유 가격이 리터 당 2,000원을 넘어서면서 서민 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부, 국회, 언론은 치솟는 석유가격을 잡겠다고 했고, 덕분에 정유사는 ‘악의 축’,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가 되었다.


(사진 출처 : 중앙일보 ‘저유가 얼마나 오래 갈까’, 2015. 1. 16)



그때만해도 국제유가가 내리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국제유가가 내려도 문제였다. 2015년 국제유가가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재정수지가 악화된 산유국이 수입, 투자, 지출을 줄였다. 글로벌 유동성이 얼어버렸고, 특히 산유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특히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같은 국가들의 경기는 계속 악화되기만 했다. 우리나라는 건설, 조선, 전자 등 대부분 분야에서 수출가 매출이 감소하면서 저유가 공포를 톡톡히 경험했다.


(사진 출처 : 부산일보 ‘저유가의 역설;, 2016. 1. 17)


도대체 석유가격은 오르는 것이 좋은 건지, 내리는 것이 좋은 건지 어느 대통령의 말처럼 정말 묘하기만 하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이 좋은지, 내리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국제유가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 전에 원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세상보는 이야기 3] 석유, 생각보다 재미있는 녀석이네>에 이어 원유(Crude Oil)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매우 다양한 원유에 대하여…


원유는 황, 비중 등 구성요소가 서로 다른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원유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가격도 서로 다르지만 통상 원유 거래는 준거 가격을 참고하여 이루어진다. 준거 가격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WTI(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 서부 텍사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中質 원유), Dubai(중동산 원유) 그리고 Brent(영국 북해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있다. WTI, Dubai, Brent 가격은 서로 다르지만 상승, 하락에 있어 전반적으로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사진 출처 : 한화토탈 블로그 ‘국제유가를 대표하는 세계 3대 원유’)



경질원유 vs. 중질원유


원유는 경질원유와 중질원유로 나눠진다. 경질원유와 중질원유로 나누는 기준은 비중이다. 1952년 미국 석유협회(API, American Petroleum Institute)가 만든 비중표시법을 기준으로 한다. 원유 비중은 보통 5~55도까지 다양하지만 대부분 25~40도 안에 있다.


비중이 높은 원유를 경질원유라고 한다. 휘발유, 경유, 등유와 같은 석유제품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중질원유보다 가격이 높다.



황이 싫어요…


원유 종류를 나누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황(Sulfur)이다. 황은 의약품, 화약을 만드는데 쓰이는 중요한 물질이다. 그러나 석유제품에 들어가면 환경, 안전,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원유 정제처리 전에 제거해야 한다. 원유에 황이 많이 들어있으면 황 처리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정유공장 근처에 가면 기분 나쁜 냄새가 많았다. 황 때문이었다. 상한 계란 냄새를 맡아본 경험이 있다면 황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 지 알 것이다. 정유사들이 황 처리시설에 계속 투자하면서 이제는 황 냄새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정리하면 원유는 비중, 황 등 성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WTI, Dubai, Brent와 같은 준거 가격을 참고하여 거래가 성사된다. 그렇다면 국제유가는 어떻게 오르고 내리는 것이며 어떤 변수들의 영향을 받는 것일까? 이 복잡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다루어 볼까 한다.


글 | 정천(靜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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