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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을터뷰 Sep 28. 2020

을지로를 다루는 예술

손원영 작가

손원영 작가
작업실 을지로 143


을지로에 관한 다양한 지역 프로젝트를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작업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을지로의 이상을 꿈꾸어 보았던 <을지로 하와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러 분야에 있는 작가들에게 의뢰를 해 을지로에 대한 자기들의 생각과 을지로에서 하고 싶은 것들 등을 모아 하나의 아이디어집 같은 것을 해보자고 했었어요. 책으로 발간은 되지 않았고 이런 형태로 나왔어요. 자세히 보면 버릴 것이 하나도 없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아요. 





참여하시게 된 분들 어떻게 함께 하게 되었나요?


각자 섭외 했어요. 같은 분야 뿐 아니라 건축, 사진, 영화, 시나리오 쓰시는 분들도 있었고, 설치하는 작가에서부터  조소, 회화까지 다양한 분들과 함께했어요. 




참여하셨던 청계추계체육대회나 체육대회의 두번째 기획인 을지로 휘트니스 이런 것들을 보면 기획을 풀어내는 방식이 예술 그자체라 더 흥미롭더라구요.


추계청계체육대회도 체육을 모티브로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어서 참여형 전시를 만든 것인데요. 콘셉트 위주의 전시였어요. 지역에 있는 상공인들, 제작자들과 콜라보해서 하는 것들을 고민 했어요. 을지로 휘트니스 센터는 저는 참가를 못했는데, 실내에서 이뤄지는 휘트니스를 아이디어로 움직이는 것들과 을지로의 특성들을 맞물린 체육대회의 실내버전이에요. 




을지로에 있는 예술가들에는 다양한 층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것 같나요?


맞아요. 소통이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분들도 계시고, 소극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고, 지역 활동에 대해 네거티브한 입장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고 다양한 모습을 가진 예술가들이 점조직처럼 분포해 있어요. 




을지로에는 어떻게 오게 되신 거예요?


여기가 교통이 좋아요. 집에서 지하철로 오면 15분 밖에 안걸릴 정도로 가까워요. 임대료도 저렴하고요. 초반에는 들어와서 이 동네도 괜찮네 하면서 하면서 작업했는데요. 지금의 이 모습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그때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작업실을 같이쓰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을지로에 대한 애정이나 특별한 사명감은 전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좋더라고요. 





을지로에서 지내면서 있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작업을 알려주세요.


아크릴나 철공소에 보면 좌대를 만든다거나 학생작품 도와준다고 쓰여 있어요. 하나씩 제작하고 그분들이 하시는 대량주문 작업과는 다르기 때문에 까다롭고, 요구하는 것들도 많아요. 처음에는 우리를 보시고 도대체 뭘 하는 애들이냐 하는 반응이었던 것 같아요. 뭔가를 열심히 하는데 그분들의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없는 사람들일 수 있잖아요. 똑같이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우리와 우리가 바라보는 그들은 서로 입장이 달랐던 거죠. 그것을 연결시킬 수 있는 접점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 하다가 아주 작은 공간에서 전시를 해보자는 취지로 <~ 한 척> 이라는 전시를 기획했어요. 작은 공간 안에서 작가들이 작품을 풀어내는 전시였어요. 그다음에 기금을 받아 청계추계체육대회를 했어요. 처음에는 여기 근처에 있는 작가들이 몇 명과 외부작가들이 몇 명이 여기 옥상에서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해서 기획했던 것이 <~한 척>이었고 을지로 하와이가 그래서 시작이 되었어요. 여기 옥상에서 파티하면서. 




협업을 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협업의 의미가 너 50, 나 50 이렇게 짠 것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을지로라는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분들과 함께 여러 가지로 알아보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협업의 방법이 다양할 수 있다는 거네요.


네. 훨씬 더 초이스도 많고, 그리고 그분들이 각자 아이디어 내 주시는 것도 있어요. 그런 것들이 재미있죠. 훨씬 더 효율적인 것들도 있고요. 다시 세운처럼 이런 프로젝트들이 나올 때가 있어요. 협업을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들이요. 그런 것 때문에 프로그램 만드는 박사님과도 만나서 제안서도 짜고 그랬는데, 안된 것도 있고, 된 것도 있어요. 지금도 무언가 있으면 같이 작업을 하자고 해요. 영도 led라고 있는데, 대표님이 저희 회화과 출신이에요. 그래서 미술쪽으로 콜라보라든지 협업에 열려있는 편이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여기서 힘든 점은 없으셨어요? 


저도 재미있어하다가 어떨 때는 이걸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모를 때가 있고, 어떨 때는 회의가 들기도 해요. 돈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왜하냐 라는 말도 들어요. 하지만 이건 돈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을지로에 대한 애착이 생겼고요. 어디에 휘둘리고 싶지 않으니까 자생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데, 어떨 때는 힘들 때도 있고, 어떨 때는 너무 재미있고, 저도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반드시 저의 심지나 방향성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주변 환경의 영향이라든지 이런 것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게 좀 난관으로 부딪혀 어려움에도 올 때도 있죠. 어려움이 있다면 그런 거죠. 그런 것들 말고는 힘들다거나 이런 것은 없었어요. 




을지로에서 작업하시거나 공간을 운영하고 싶으시다거나 하는 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그냥 오라고 하고 싶어요. 너무 좋다고. 을지로의 매력을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도 을지로로 오라고 해요. 함께 이야기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아요. 소통할 수 있는 것이요. 저는 어려운 점은 없고, 뭐가 좋아? 라고 묻는다면 모든 곳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보여줘요. 저는 너무 좋아요. 





이런 작업을 하실 때 지역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그런 작품도 있어요. 원래는 제가 갔던 공간들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 나에게 영향을 줬던 것들에 대해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결국 이야기하는 주제가 관계였고, 그리고 그래서 사람들도 그리고, 공간들도 그리는데, 저는 여행이나 하이킹을 좋아해서 숲 작업이 많아요. 잠원동에서 어릴 때부터 오래 살았는데, 그 동네에도 을지로처럼 재개발이 되는 동네가 있었어요. 동네가 오래되다보니 동네사람들만 아는 비밀의 숲 같은 곳이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이었는데, 나무사이로 쫙 내려쬐는 햇빛이나 이런 인상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동네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구나 생각했죠. 왜인지 나만 알고 있는 공간인 것 같고 공간에 대한 애착이 생긴 거예요. 여러 가지 만감이 들어 그리게 된 것이 이 숲 시리즈 작업의 시작이었어요.


쉽게 말해 사람과 교감하는 것처럼 공간도 내가 거기있음으로 해서 그 공간이 더 특별해지고, 그런 것이 있잖아요. 그래서 여행을 갈 때마다 하이킹을 갈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그때의 이미지와 인상과 느낌을 색선택할 때도 쓰고 작업할때도 쓰고 했었어요. 


어느 날 여행갔다 작업실에 앉아있는데, 다시 돌아오는 건 을지로이고 작업실이더라고요. 그렇다면 을지로를 그려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오래된 건물들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건물은 시간을 다 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때부터 작업 하게 되었어요. 요즘엔 을지로 작업도 하고 여전히 인물, 공간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하고 싶으신 작업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지도프로젝트 해서 을지로 아트밸트 만드는 것이 장기적은 목표예요. 사람들이 을지로를 찾아오게 만들고 싶어요. 을지로에 예술공간들이 많잖아요. 공간들과 작가들의 오픈스튜디오, 아트 상품들 파는 곳들이 연결될 수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어요. 작년에 철의 골목에서 했던 판타지아 처럼 그런 형식의 이벤트들과 작품들, 영상작품들이 길을 연결을 해주고 공간들을 연결해주는 다리역할을 하게 된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을지로에서 좋아하는 곳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n/a갤러리>

공간이 좋아요. 이곳에 가면 어떤그림을 어떻게 걸면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돼요. 보통 작가들은 좋은 공간을 보면 전시 하고 싶어해요. 전시를 할 때는 작품을 잘 보여주고 싶고, 작품 판매도 잘 되어야되고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작품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도 좋지만, 작품이 판매돼 남들이 꺼내놓고 봐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것과는 별개로 전시를 하고 싶은 공간이 있어요. n/a는 제가 전시 기획을 해 전시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도록>

공간형과 shift 라는 전시공간과 함께 운영되는 도록을 추천해요. 두 곳의 전시공간도 좋지만 저는 도록이 더 좋아요. 공간형과 shift가 일반적인 화이트 공간이라면, 도록 공간은 카페공간이에요. 카페와 같이 있으니까 공간의 작품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 작품이 디스플레이 된 것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인터뷰이  손원영

취재  홍주희, 백유경

글&편집  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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