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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May 27. 2024

유럽 최대 테마파크 퓌 뒤 푸 Puy du fou

프랑스 역사를 화려한 공연으로

작년에 회사 동료가 여행을 간다며 퓌 뒤 푸를 갈 거라고 말했다. 나는 그게 뭔지 몰랐다.

나 빼고 모두 다녀온 모양이다.


얘기를 들으니 Médieval  중세 축제 얘기였다.

"아 ~ 나도 거기 다녀왔어. 주차장이 너무 멀어서 고생했어. 순환버스 타려고 한 시간이나 기다렸다니까."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렇다. 남들은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전통 테마파크를 얘기하는데 나 혼자 프로방 Provin  중세 축제를 얘기했던 것이다.


이번에 행을 간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볼만한 공연과 본인들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었다.

무조건 새 공연은 꼭 봐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시간이 촉박해 뛰어다녀야 할 거란 말도 했다.


한 동료는 본인은 이틀 동안 방문해 공연 전부를 다 보았다고 한다. 미리 날씨를 보고 스케줄을 짰는데 하루는 날씨가 좋아서 외공연만 봤고 다음날은 비가 와서 실내공연을 봤다고 한다. 문제는 실내 공연이더라도 밖에서  줄을 서야 했기 때문에 공연장 의자는 온통 비로 젖어 있었다고 한다.


나는 여행 며칠 전 퓌 뒤 푸 앱을 다운로드하였다.

그리고 프로그램 시간과 장소를 확인했다.

아이들이 보고 싶은 공연과 내가 보고 싶은 것을 10개 골라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벵센 공예전처럼 넓은 숲에 공연장이 설치되어 있다.

사람들은 보통 이틀 코스로 이곳에 방문한다고 한다.

우리는 하루만 예약을 했다. 애들이 좋아할지도 잘 모르겠다. 왜냐면 중세시대 축제는 매년 봐 왔고 프로방 축제 때도 애들이 그렇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디어 테마파크 가는 날

차가 꽉 막혔다. 이 시골길에 온통 테마파크 가는 차들로 가득 찼다. 주차장도 꽉 차서 우리는 어서 10분 거리에 주차했다.  가방 검사를 받고 티켓 검사도 받았다.

이곳에서 무조건 봐야 한다는 새들의 공연첫 번째로 보았다. 새들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졌다가 또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리아를 부르는 여배우들과 내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새들이 감동 그 자체다.

주차장에서 보였던 저 벌륜 안에서 새가 우수수 떨어졌다.
성공할 때 마다 새 발에 먹이를 꽂아준다
한 공연 장 규모가 저정도다.

이날 연휴이다 보니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동료들은 공연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고 혹은 30분 전에 도착했다고 하던데 우리는 한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만석이라 입장하지 못했다.


다음 공연장을 가려고 보니 이미 전광판에 만석이라고 쓰여있다. 혹시 몰라 가봤더니 다행히 입장할 수 있었다.

새 공연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남편은 다음날까지도 새들이 날아다닌다며 여운을 느꼈다. 문제는 제일 멋진 공연을 첫 번째로 보고 나니 다음 공연이 시시해졌다.

잠시 쉬면서 8분짜리 분수쇼 관람


다음은 원형 경기장으로 향했다.

한 시간 반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 둥둥 떠다녔다. 옆에 있던 아이 엄마가 갑자기 말을 시키다. 뚤루즈에서 여행 왔고 이번이 3번째 방문라며 나에게 다른 공연 비디오까지 보여주며 "이건 꼭 봐야 해"라고 말한다.

나는 고맙다고 했고 그 모습을 본 우리 편은 웃으며 한마디 했다.

"저 아줌마도 참 오지랖 넓다 ㅋㅋㅋㅋ"

내가 대답했다. "분명 직업병일 거야. 말로 하는 직업일걸?"

아니나 다를까 또 다른 누군가의 짐을 직원들에게 보관해 달라며 부탁하고 있었다.

한 시간 길을 서서 입장을 하니 상대편(로마 편)과 우리 편(골족= 프랑스)이 응원전을 펼쳤다. 딸아이는 극도로 흥분하며 미친 듯 고함을 쳤다.

열띤 응원 뒤로 공연이 시작됐다.

무대가 갑자기 배로 변하면서 불까지 뿜어져 나왔다.

"우와~스케일이 남다르네"

결국 골족이 로마네스크를 물리친다는 내용.

화려하다 화려해. 이래서 사람들이 가보라고 했구나 싶었다


다음은 아들이 고른 공연인데 이미 책으로 읽었던 슈발리에 기사에 관한 공연이었다. 아들은 책과는 내용이 다르다고 했다. 공연이니 재미를 위해 각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 공연 시작 전 모자를 판매했다. 이날도 23도였는데 햇볕이 무지 강했다.

파리에서는 해를 보기가 힘든데 역시 파리를 벗어나야 한다. 해를 보니 기분이 너무 좋다

땅에서 테이블이 등장한다. 물에 젖어 연기하는 연기자들도 걱정이 되었다. '겨울엔 얼마니 추울까? 피부병도 많겠다' 뭐 이런 오지랖...


아까 툴루즈 아줌마가 봐야 한다던 공연을 보러 왔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한 시간 반 전부터 줄을 섰는데 우리가 거이 마지막에 입장했다.

연장 앞에 있는 유모차들.

내 앞에 애를 넷 데리고 있는 부부기 있었다. 4살 3살 2살 몇 개월 된 아기까지.


가만 생각해 보니 나는 애들이 어렸을 때 여행을 기피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스트레스가 컸다. 애들이 울까 봐, 다른 사람들을 방해할까 봐.

이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애니까 울 수 있는 거다. 애들 때문에 엄마 아빠까지 여행을 안 갈 순 없다. 이곳 엄마 아빠들은 크게 스트레스를 받아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부러웠다.

이런 경험을 통해 가족이 단단해진다.


마지막 코스 선물가게. 건물 한 채가 다 선물 가게다.

아이들이 고른 카드게임을 포함해 이것저것 구매했다.

만약 이곳에 방문 계획이 있다면 이틀 코스로 계획을 짜 야간 불꽃 놀이까지 보시라 추천하고 싶다.

그렇게 하지 못한 내가 많이 아쉬웠다.


https://youtu.be/HTr0o-9h_Z4?feature=shared


올림픽 성화 봉송을 위해 벙데 지역에 도착해 퓌 듀 후도 한바퀴 돌았다고 한다.


https://youtu.be/7U--dVt1wdY?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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