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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Aug 17. 2024

파리에서 본촌 치킨 먹기

한국이 그리울 땐 양념 치킨

어제 저녁, 아들이 한국 치킨 먹고 싶다고 한국 가면 먹을 음식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었다.

한국식 치킨집이 파리에도 많지만 지난번 양념치킨을 먹을 때 라면 수프 맛이 너무 많이 나서 그 이후로 먹지 않았다.


오늘 회사 동료가 점심을 먹고 있었다.

"냄새 너무 좋다"는 내 말에 그 옆에 앉은 동료가 말했다.

"한국 햄버거야. 봉숑"

한국 햄버거???


동료가 팜플랫을 준다.

봉숑 = BonChon 본촌 치킨의 불어 발음이다.

"여기서 햄버거를 팔아?"

"여기 치킨 버거는 최고야. 우리지난주에도 먹었어"

팜플렛을 보니 한국의 치킨 전문점이 아닌 패스트푸드 음식점 분위기였다.


우버잇 앱을 켜서 동료처럼 주문을 하려고 보니

 1 구입 = 1개 무료 제공

'오늘 저녁은 이걸로 해결해야겠다' 싶어서 주문하려고 보니 배송비가 8유로다.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가야겠다. 멀지 않으니 괜찮다.


스트라스부르그 생 드니 Strasbourg Saint-Denis 역에 내렸다. 환승역이라 여러 개 지하철 노선을 타려는 사람으로 북새통이었다. 퇴근시간이니 당연할지 모른다.

지하철 역 밖을 나오니 작은 개선문이 보인다. 그 바로 앞에 본촌 매장이 있었다.

매장 키오스크로 주문하려니 1+1 행사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직원에게 물었다. 우버잇 Uber eats 에서만 하는 행사라고 한다. 그래서 양념 치킨 XL 사이즈 (27.50유로) 와 고구마튀김을 주문했다. 치킨무 2개는 서비스다.


포장을 기다리면서 직원과 작은 수다를 떨었다.

"너 봉숑이 한국에 300개 체인 있는 거 알아?"

"진짜? 엄청 많구나"


"왜 사이트에서는 햄버거 맛을 선택할 수 없어? 양념 맛, 매운맛, 간장 마늘맛 중에 선택하는 표시가 없어 어떻게 주문해?"

"아 그러네. 잘 모르겠어"


"나 지하철 타고 가야 하니까 냄새 안 나게 포장 잘해줘"

친절한 직원은 스탬플러를 수십 개 밖아놨다.


매장은 2층으로 되어 있었고 사람들도 많았다.

직원들이 친절해서 기분도 좋았다.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 '싸 썽 봉 Ça sent bon = 맛있는 냄새'를 연신 외치는데 살짝 민망했다.

스템플러에 손가락이 찔리며 집에 도착했다.


"쨔쟌~~ "

"엄마! 고마워~ 엄마! 고마워요"

"우와 진짜 한국 치킨이다"

맵지 않아서 딸아이도 많이 먹었다. 고구마튀김도 느끼하지 않았고 키친무도 너무 시지 않아서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이젠 한국이 그리울 때 종종 사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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