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이야기
육여 개월 전, 올봄 이야기입니다.
게으른 탓인지, 평소 외적인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이 늘 뒷전인 저에게도 한 가지 난제가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눈썹 그리기.
소중한 아침 시간 오분이란 시간은 늘 눈썹 그리기에 열중을 해야만 했고 그마저도 결과물은 썩 좋지만은 않았더랍니다. 그런 저는 정말 큰 맘먹고 뷰티에 관심 많은 친구를 따라 반영구 눈썹 문신을 하러 갔더랬죠. 그리고 다음 날은 더 진해질 거고, 며칠은 색이 빠지는 동안 진한상태일 것이라는 얘길 건네주시더군요. 그날따라 어떤 바람이 불어서였는지, 즉흥적으로 과제 하나를 치러내듯 머리도 자르러 갔어요. 어차피 금세 또 자라나서는 과제를 치러야 할 때가 성큼 다가올 것을 알았던 터에, "단발로 잘라주세요!"라고 시원하게 말했더랬죠.
그리고 다음날,
우리 반 친구들이 저를 보며 한 마디씩 건넵니다.
"선생님 화장했어요?"
"선생님 오늘 눈썹이 이상해요"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 아이들이기에 각양각색의 다양한 반응을 어느 정도는 짐작했더랬죠.
그렇게 다소 쑥스러운 하루를 마칠 즈음-
작년에 우리 반이었던, 그러니까 지금은 형님반이
된 친구 하나가 하원 하는 입구에서 저를 마주쳤더랬죠. 그러더니 손가락을 쭈-욱 펼쳐 저를 향해 가리키더니
"어! 앵그리버드다"
라고 해맑게 말하는 거 있죠.
저도 모르게 대답했어요.
"어. 진짜네"
아이들은 때때로 허를 찌르는 얘기들을 던지곤 해요.
인정하기 싫지만 너무 솔직하기도 하구요.
아직도 그날 일을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번져요.
참, 지금의 제 눈썹은.
아주 자연스러운 그리고 무엇보다 아침 시간 오분을 벌어준 아주 기특한 상태랍니다.
그러니까 이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의 결론은
아이들의 솔직 함이라기보다는
눈썹 문신은 퍽 기특하네요.라는 이상한 결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