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사례는 있으나, 소비자 인식에 독이 되는 결정
‘벚꽃 연금’, ‘장마 연금’ 혹시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가수 장범준 씨의 노래 ‘벚꽃 엔딩’ 그리고 가수 헤이즈 씨의 노래 ‘비도 오고 그래서’의 별명입니다. 위의 두 곡뿐만 아니라 한 소절만 들어도 어떤 노래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유명한 노래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최근 트로트 열풍에 힘입어 가수 김연자 씨의 노래 ‘아모르파티’, 가수 나훈아 씨의 노래 ‘테스형’ 등 트로트 곡들도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이런 노래의 제목을 상표로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이미 일반수요자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이미지도 기대할 수 있으니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솔깃할 만한 생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노래 제목을 상표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A1.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저작권’에는 저촉되지 않습니다. 저작물의 제호(제목)는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고, 이에 따라 저작권 역시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출판문화협회의 글을 아래에 인용합니다.
원래 제호, 즉 저작물의 제목 그 자체는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저작물이 아니다. 곧 저작물을 작성하는 사람이 다른 저작자의 제호를 무단으로 사용하더라도 저작권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처럼 제호를 독립적인 저작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저작권법 제정의 취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저작권을 보호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문화의 향상발전인데, 만약에 모든 제호를 저작물로 인정할 경우―예컨대, 어떤 사람이 ‘사랑’이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면 이후에는 그 누구도 ‘사랑’이란 제목으로는 저작행위를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남으로써 문화의 향상발전보다는 일부에 의한 독점현상 때문에 폐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국가에서는 매우 독창적인 제호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저작물로 인정하여 보호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저작물의 제호에 한해서는 저작물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1) 다만, 그것이 저작물의 내용과 어울릴 경우에는 저작인격권으로서의 동일성유지권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저작물의 제호에 저작권이 부여되지 않는 이유, 한국출판문화협회, 2017-06-12)
위 글과 같이 저작물의 제호는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노래 제목을 상표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에 저촉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저작 행위(창작 활동 등)를 함에 있어서 타인의 저작물의 제호(제목)을 무단으로 변경 또는 사용할 경우에는 관련 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으니 유의하셔야겠습니다.
A2.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무료검색서비스 키프리스 내에서 조회해보았을 때 노래 제목과 동일한 상표가 등록된 사례를 일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위 두 상표의 경우, 특허법 제33조 및 제34조에 저촉되는 사항이 없으며 특허청의 최근 심사동향이 반영되기 전에 출원된 상표인 만큼 등록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정확한 심사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판단한 개인의 의견에 불과한 점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린 내용을 토대로 본다면 저작권에 저촉되지도 않고, 이미 등록된 사례도 있으니 타인의 노래 제목을 상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특허청의 최근 심사동향을 살펴보았을 때 앞으로 이러한 출원은 불가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허청 : 부정한 목적으로 판단되는 상표의 경우 등록 불가
올해 초 ‘펭수’ 상표권 무단선점 이슈와 관련하여 특허청은 위와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당한 선사용자가 사용하고 있으며 특정인의 출처 표시로 인식되는 상표에 대해서는 그 선사용권을 인정하여 제3자의 ‘상표 가로채기’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한편 이러한 입장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지식재산권을 공정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올해 1월 1일에 개정된 상표심사기준에 따르면 “출처표시로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일반인들이 유행어처럼 사용하게 된 방송프로그램 명칭이나 영화, 노래의 제목”에 대하여 이를 식별력 없는 표장으로 보아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7호를 적용한다고 합니다. 다만, “출처표시로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고 볼 구체적인 근거나 기준을 확인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쉽습니다.
따라서, 타인의 노래 제목을 상표로 사용할 경우 첫째, 상표권의 등록 자체가 불가할 수 있으며 둘째, 등록된다 하더라도 정당한 선사용자에 의한 이의신청 또는 무효심판청구 등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지식재산권을 불공정하게 사용하는 기업’,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무단으로 선점한 기업’과 같은 부정적 인식을 얻을 수 있다는 위험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만큼 다른 사람의 상호·캐릭터명·노래, 영화, 드라마 등 저작물의 제호를 함부로 사용하는 행위를 피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