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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흔 Sep 14. 2024

<연애보다 서툰 나의 독서 일기 2>를 읽었다.

<연애보다 서툰 나의 독서일기 2>는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출판사 <로맹>을 운영하는 박순영 님이 쓴 독서록이라고 해야 하나? 열다섯 편의 소설을 읽은 기록이다. 내용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 책을 받은 순간 너무 깔끔하고 단순한 표지부터 매료되었다. 작가가 지금까지 출간한 책을 브런치에서 자주 접했으면서 실물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46판의 앙증맞은 이 책은 손안에 쏙 들어오는 첫 느낌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책에서 소개한 열다섯 편의 책 속의 책은 작가가 브런치에서 소개한 <독서 매거진>에 수록된 책들이다. 나는 비교적 작가를 브런치에서 알게 된 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책을 받기 전까지는 미처 작가의 브런치 글을 읽어보지 않은 상태였다. 덕분에 온전하게 종이책으로 작가의 글을 접할 수 있었다. 작가는 주로 e북으로 다른 작가를 만난다. 확실히 e북은 일반 독자에게 작가와의 접근성을 높여준다. 물론 나는 종이책을 더 선호하지만 말이다. 작가는 그렇게 만난 열다섯 편의 작가와 자기들만의 대화를 이 책에 고스란히 늘어놓았다.

     

얼핏 보면 전혀 연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책들로 보이지만, 전 편을 다 읽고 나면 묘하게 연결되는 느낌을 갖는다. 문득 아침에 읽은 작가의 글 중에서 “내가 대학원을 옮긴 것도, 교수들의 비리를 폭로해서인데, 결과는 그들은 내가 나간 후에도 멀쩡히 정퇴까지 갔다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왜 그 문장이 연관되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나만의 ‘촉’ 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내용을 들여다보곤,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작가가 선정한 책들에 내포된 가장 기본적인 정신이나 사상 자체가 작가의 사고나 신념과 일치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었다. 각 작품 안에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성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첫 작품부터 시작된 ‘고독’은 뒤이어 소개되는 여러 작품에서도 반복해서 언급되고 있다. ‘사랑’과 ‘용서’, '정의', ‘이해’와 ‘동정’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글만으로는 보면 방대한 독서량을 지닌 작가가 의외로 가장 단순하고 편한 어조로 글을 이어가고 있다. 생각 같아서는 문학사조에 대한 설명도 들어가고, 문단에서 작가의 가치나 위치에 대한 설명도 들어가면서 가끔은 난삽한 용어를 동원하여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손에 잡히지 않는 설명이나 작품 해설이 들어갈 만도 한데, 작가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냥 수수하고 편안한, 어떻게 보면 책의 제목처럼 서툰 독서가의 모습으로 담담하게 책의 내용을 읽는 사람에게 자상하게 그려주고 있다. 그렇기에 작가가 소개한 열다섯 편의 책 속의 책 중에 나는 단 한 편도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이미 전 편을 완독 한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다. 이런 것이 박순영 작가 필력의 힘인가 싶었다. 

     

이 책은 작가가 운영하는 출판사 <로맹>에서 출간한 책으로, 이제 막 세상에 얼굴을 내민, 말 그대로 따끈따끈한 책이다. 나는 혹시라도 읽고 싶은 책을 어떻게 선정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초보적인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만큼 박순영 작가의 이 책은 비록 분량은 얼마 되지 않는 책이지만, 제대로 된 독서 방법과 책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책이라고 믿는다. 

     

박순영 작가와 출판사 <로맹>의 멋진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오랜만에 아주 산뜻한 독서록을 한 편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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