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휴업 소식을 전하며.

by 정이흔

작년 11월 입국했던 며느리와 손자가 다시 출국했다. 원래의 계획은 여름에 귀국할 아들보다 조금 일찍 들어와서 이른바 ‘적응훈련’을 하기 위함이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며느리와 손자는 한국에, 아들은 여전히 중국에 있다는 사실이다. 언뜻 생각하면 그것이 무슨 문제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아들이 없는 자리에서는 아무래도 우리끼리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초기에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까짓 힘들면 번역기를 들이대면 되겠지, 하는 심산이었는데, 그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란 사실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런 데다가 아들의 귀국 예정일이 조금 늦춰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이다 보니, 대책을 마련해야만 했다. 결국 내가 결론을 내렸다. 아무래도 이대로 지내다가는 며느리와 손자는 물론 나와 아내까지도 힘든 날이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에, 아들과 상의해서 다시 며느리와 손자를 며느리의 친정으로 보내기로 했다. 사부인께는 죄송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변명하기로 했다.


며느리와 우리는 각자 너무 의욕만 앞섰던 까닭에, 원치 않던 시행착오를 겪은 셈 치기로 했다. 물론 번거로움은 덤으로 감당해야 했다. 그래도 며느리가 한국에서 정착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행정조치들은 다 준비해 놓고 가는 덕분에, 나중에 아들과 함께 귀국해서는 그다지 번거로운 일들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예행 연습한 셈 치기로 하면, 한국에 머물렀던 시간이 며느리에게도 결코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 이유로 모처럼 엮었던 “손자와 며느리의 육아일지” magazine은 잠시 휴업에 들어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렇지 않아도 글이 계속 올라오지 않아서 궁금하면서도 차마 물어보지 못한 작가님들도 계셨을 것이다. 이참에 글이 중단된 사유를 밝혀드리고자 글을 올린다.


아무리 빨라도 몇 개월은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 magazine은 단잠을 자도록 놔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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