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고수가 산다.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집 근처에 대단한 고수가 살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른 아침부터
점심, 저녁 시도 때도 없이 고수가 내뿜는 막강함이 풍겨오는데...
정말 그 고수가 어디 사는 누군지 궁금할 따름이다.
무슨 명품 참기름이라도 쓰는 걸까?
고소한 참기름 냄새 감도는 각종 나물 요리부터
와하고 입 벌리게 만드는 육개장 냄새에
뭐 레시피도 다양한 각종 한식 요리 냄새가
시도 때도 없이 풍겨 오는데.
별 찬 없이 평범한 상을 차리는 날에는
솔직히 숟가락 들고 그 집에 가서
저희도 오늘 한 끼 같이 하면 안 될까요? 묻고 싶어질 지경이다.
대가의 내공 깊은 요리 향이 훅 하고 들어올 때면
이미 난 대적할 수 없는 상대가 되는 무력감을 느낀다.
고수는 누굴까?
아래 위층으로 연륜 깊은 어머니뻘 되는 이웃들이 포진하고 계셔
정확히 어느 집에 고수가 사는지 알 길 없이
존경스러운 마음을 품은 채 매번 감탄할 뿐이다.
우리 집에서 새어나간 요리 향도 어느 집에선가
‘아 먹고 싶어’라고 애태우게 하는
매력적인 냄새로 다가간 적 있을까?
명절에 즈음에 더욱 진가가 발휘될 고수의 내공어린
솜씨를 기대하며
오늘도 방심하고 있는 사이 또 훅하고
들어오는 대가의 향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지는 날이다.
글·그림 반디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