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디울 Oct 03. 2017

어른이 되지 않아

이웃에 고수가 산다.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집 근처에 대단한 고수가 살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른 아침부터

점심, 저녁 시도 때도 없이 고수가 내뿜는 막강함이 풍겨오는데...

정말 그 고수가  어디 사는 누군지 궁금할 따름이다.     

무슨 명품 참기름이라도 쓰는 걸까?

고소한 참기름 냄새 감도는 각종 나물 요리부터

와하고 입 벌리게 만드는 육개장 냄새에

뭐 레시피도 다양한 각종 한식 요리 냄새가

시도 때도 없이 풍겨 오는데.     

별 찬 없이 평범한 상을 차리는 날에는

솔직히 숟가락 들고 그 집에 가서 

저희도 오늘 한 끼 같이 하면 안 될까요? 묻고 싶어질 지경이다.






대가의 내공 깊은 요리 향이 훅 하고 들어올 때면

이미 난 대적할 수 없는 상대가 되는 무력감을 느낀다.     


고수는 누굴까?

아래 위층으로 연륜 깊은 어머니뻘 되는 이웃들이 포진하고 계셔

정확히 어느 집에 고수가 사는지 알 길 없이

존경스러운 마음을 품은 채 매번 감탄할 뿐이다.     



우리 집에서 새어나간 요리 향도 어느 집에선가

‘아 먹고 싶어’라고 애태우게 하는

매력적인 냄새로 다가간 적 있을까?     


명절에 즈음에 더욱 진가가 발휘될 고수의 내공어린

솜씨를 기대하며

오늘도 방심하고 있는 사이 또 훅하고

들어오는 대가의 향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지는 날이다.     



글·그림   반디울

                                                         






작가의 이전글 어른이 되지 않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