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미래를 향해 던지는 칼
이번에 실수하면 어떻게 될까?
내 미래를 죽이고 살리는 것 같은 시험과 각종 관문들 앞에서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대학입시를 앞두거나 취업시험을 준비한다거나할 때의
떨리는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면,
나를 상대로 칼을 던지는 모험을 하는 것 같았단 생각이 든다.
한 번의 실수가 끝인 것 마냥 입이 바싹 마르고 무섭도록 초초했던 마음.
내 미래를 걸고 던지는 예리한 칼이라 여겼기 때문일 거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니
목숨이 걸렸던 것 같은 순간에 나를 향해 던져졌던 건
내 인생을 끝장을 낼만 한 칼날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비록 in 서울 하지 못해 지방 대학을 나오게 됐어도,
처음 그럴싸한 대기업에 다니지 못했어도
돌아 돌아서 좋은 회사에 다녀 볼 기회도 있었고,
각티슈 한통을 다 뽑아 울며불며 난리를 치르던 연애통을 겪고도 살아남아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며 살고 있다.
'몇 번의 죄절이 결코 인생을 초토화 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전화위복의 순간이 되는 인생의 묘미는
늘 숨어 있기 마련이더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지금도 가끔은 나를 담보로 모험을 하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이번에 돌아온 기회가 마지막일 것 같은 느낌,
사기라도 당하지 않을까 크고 작은 계약서 한 장에 바들바들 떨어야 하는 순간,
갑자기 어딘가 아프면 큰 병이 아닌가 걱정이 드는 순간 등...
하지만 이런 갖가지 떨리는 순간에도
내게 날아오는 건 아마 날카로운 칼날이기 보다
좀 딱딱한 고무공일 확률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하며
예전처럼 와들와들 떨지 않으려 애를 쓰곤 한다.
글·그림 반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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