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디울 Oct 16. 2017

관계 리셋

단절로 이어져 버리는 마음 속 리셋버튼





이렇다 할 고지도 없이 갑자기 문을 닫아 버리는 가게가 있다면
그 가게를 좋아하고 찾던 손님들은 황당한 마음에
‘아니 왜 갑자기?’ 라고 궁금해 하다가
거기까지 찾아간 성의가 무시당한듯한 분한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하물며 친분을 나누던 관계에서의 그런 갑작스런 단절은 상대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연락을 끊을 정도로 잘못한 게 뭐있다고...
정말 너무 한 거 아닌가 하는 모멸감을 제대로 느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셋 버튼을 눌러버린 당사자의 마음은
“이 정도의 음식과 분위기로 가게를 유지하기 싫은데...
좀 더 잘하고 싶고 멋지게 하고 싶었는데 말이야!”
일단은 잠깐 쉬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것이 손님이건 어떤 친분 관계이건 간에
고지 없이 리셋을 당한 상처 입은 마음은 다시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투영된  이미지가 맘에 안 들어 고치고 싶었던 마음과,
거절당한 상처를 입은 상대의  되돌리기 힘든 단절된  관계. 

하지만 생각처럼 리셋 되어 나아지지 않고 다시 가게 문을 열어야하는 상황은 늘 반복된다.
맘 상한 손님과 안 좋은 평판만 늘어가는 것이 현실임을 깨닫게 되면
예전처럼 훅하고 리셋버튼을 누른다는 것이 쉽지 않다.



글·그림 반디울

                                                      





작가의 이전글 떨리는 순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