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글을 쓰고자 했을 때.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엄마의 죽음을 팔아서까지 이런 걸 하고 싶을까. 엄마를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을 그냥 속으로 삭히고 있을 수는 없었을까.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엄마가 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았다. 뭐라도 갈겨 써 둬야 엄마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에게 있어서 이 20편의 글들은 눈물과 고통 속에 쓰인 글이다. 한 편 한 편 글을 쓰면서 한 번도 울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 때 행복했던 우리 가족의 모습이 생각나서, 그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가 생각나서. 눈물을 삼키고 글들을 토해냈다. 가능한 감정적으로 쓰지 않으려고, 모두가 나의 감정을 납득할 수 있도록 건조하게 써보려고 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된다.
2023년 7월부터 시작해 하나씩 생각날 때마다 기록했던 엄마에 대한 기억. 얼마나 됐다고 벌써 엄마가 해줬던 음식이나 엄마와의 추억이 조금씩 흐릿해진다. 엄마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이 글을 한 번씩 읽어 본다. 엄마의 사진도 편지도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현실에서 이거라도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 다시 울고 다시 쓴다.
남들이라면 20편 그 이상이라도 쓸 수 있겠지만 나는 이 20편도 힘들게 짜내어 쓴 글이다. 엄마가 들으면 서운해할 수도 있겠지만. 엄마가 지금도 살아 있었다면 엄마가 해준 음식이 20개보다 더 많아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면 이런 글은 좀 더 나중에, 더 나중에 써도 되었을 텐데. 엄마와 빨리 이별해버린 탓에 이런 글을 생각보다 일찍 쓰게 되었고, 그랬기에 엄마가 해줬던 몇 없는 음식을 쥐어 짜내 생각해내서 써야 했던 현실에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이 글을 다 쓰고 나니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지금도 완전히 엄마를 잃은 슬픔이 없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쓴 글을 보면서 상처에 연고를 바르고, 다시 글을 쓰면서 딱지를 떼고, 다시 내가 쓴 글을 보면서 연고를 발랐다. 이것을 20번 하니 상처가 아물긴 하더라.
그러면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쓰고 싶었던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전부 토해내니 속이 텅 비어버렸다. 그래서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이 텅 빈 마음은 뭘로 채울 수 있을지. 채울 의지는 있는 것인지 여러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