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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Jan 12. 2021

변동성, 개인 VS. 기관과 외인

'20. 1. 11.  주가의 변동성이 급등했다.  어떤 신호일까?

주식 시장의 Volatility


2021. 1. 11. 어제 매우 보기 힘든 현상이 나타났다. 종합주가지수는 -0.12%로 소폭 하락했는데, 변동성은 무려 23% 상승해 3월 주가 폭락의 변동성 폭발 이후의 거의 가장 높은 수준인 35.91%를 기록했다. 이 날 개인 매수 VS. 기관과 외인의 매도가 강하게 대결해 5%가 넘는 엄청난 등락폭을 보였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아니다. 변동성 수치는 단순히 위아래 움직인 폭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고, 파생상품인 옵션으로 계산하는 Implied Volatility(I.V.)이며, 이것은 일반적으로 “불안의 정도”를 나타낸다.


VKOSPI, Investing.com


자동차 보험에서 사고를 많이 내는 사람은 보험료를 더 많이 낸다.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I. V.는 보험료의 할증과 같다. 가격 변동이 크거나 클 것으로 예상되면 옵션의 가격이 올라가서 I.V.가 증가한다. 즉, 미래에 사고가 많이 날 것 같으면 보험료가 올라가고, 미래에 주가가 하락할 것 같으면 I.V.가 상승한다. 물론 폭등의 기대로 I.V.가 올라갈 수도 있지만, 실제적으로 거의 발생한 적 없고, 이론적으로도 옵션 pricing에 사용되는 fat tail log normal 주가 확률분포에 의하면 발생하기 어렵다. 폭등에 I.V.가 급등한다면 black swan이다.


불안해서 I.V.가 급등하는 것,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을 보는 Put 가격이 급등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주가가 올라야 이익을 보는 Call I.V.가 왜 Put I.V.와 동시에 급등을 하나? 이 것은 가격 상승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는 아니고 put call parity에 의해 arbitrage가 발생하지 않도록 Put의 I.V.가 올라가면(가격이 상승하면), Call의 I.V도 상승하여 I.V.가 낮을 때에 비해 특정 strike price에서의 Call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 부분은 이해 안돼도 맥락을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 없다.


요약하면 “불안 확산 → Put 매수 급증 → Put 가격 급등 = Put I.V. 급등 → Call I.V. 급등”의 프로세스로 전개되는 것이다. I.V. 구하는 공식은 노벨상을 타신 Black-Scholes의 모델을 근거로 한다. 


누가 불안한가?


불안한 사람은 사고에 대비해서 보험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가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은 Put 매수, Call 매도, 선물 매도해서 주가가 아래로 움직이면 이익을 보게 포지션을 만든다. 상승을 낙관하는 사람은 당연히 Put 매도, Call 매수, 선물 매수 들어간다. 중간에 어정쩡하게 있을 수도 있지만.


아래 Put, Call, 선물 합성 포지션을 보면 불안한 외국인, 낙관적인 개인, 어정쩡한 기관이다. 따라서 합리적 추론은 폭락을 대비한 외국인들이 Put을 대거 매수하여 Put 가격이 폭등한 결과 I.V.가 급등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폭등을 대비해서 Call의 I.V.를 개인이 올렸을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개인의 합성 포지션


외국인의 합성 포지션


기관의 합성 포지션


앞으로 어떻게 될까?


외국인들은 평상시에도 락을 대비해 헷지를 거는 포지션을 취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포지션이 반드시 폭락을 대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무지막지한 I.V.의 상승이 마음에 걸린다. 어쨌든 외국인은 헷지를 거는 비용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투자실적은 발군이다. 외국인의 강점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육해공 합동 작전을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는 점에 있다. 즉 현물과 파생상품을 결합한 물량공세를 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미디어에서 동학 개미라며 띄어 주고, 폭등장에서 나름 이익도 냈겠지만 개미들은 구조적으로 인해전술밖에 쓸 수가 없다. 개미들이 연합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관들은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변동성이 확대된다고 반드시 폭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는 최근의 주가 폭락의 역사에서 폭락 전에 변동성이 커지지 않은 경우는 없다. 일찍이 1987의 Black Monday를 사전에 예측한 사람도 변동성을 근거로 했고, 그 이후 모든 폭락은 사전에 변동성 확대라는 사전 경고가 있었다. 어쨌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면 내가 이런 글 쓸까? 천기를 누설하는 것인데. 결론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I.V.  급등을 보니 아래 첨부한 글과 같은 의견을 가진 외국인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버블 분석 전문가라고 하는 헤지펀드 대가 Jeremy Grantham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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