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 스테이 기초 정보
늦은 여름휴가로 템플스테이를 갔다 왔다.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한 건 꽤 됐지만, 실제로 해볼 기회는 생기지 않았었다. 그러다 이번 여름, 회사일 및 와이프 논문 등으로 여름에 휴가를 쓰지 못했고, 개강을 해 강의하고 있는 와이프는 휴가를 떠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의무 휴가 사용 일수가 있어 어떻게든 휴가를 써야 하는 상황. 혼자 멀리 가기는 미안해서, 국내 여행을 찾아보다 이 기회에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템플스테이를 가보기로 했다.
템플스테이를 처음 알아본 건 아니었지만, 미리 알아보면 좋다는 걸 잊었다. 할 수 있는 장소,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하고, 하고 싶은 걸 찾아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인 상시 프로그램이 아닌 기간이 정해진 특별 프로그램이라면, 미리 일정을 확인해 예약해야 한다. 인원도 한정적일 테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면 내가 원하는 일정에 정원이 다 찼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 알게 된 기본적인 정보들을 정리해놓는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분들께 도움이 될 정보들이다.
템플 스테이 예약은 크게 2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 https://www.templestay.com/
사찰別 템플스테이 page : ex) 미황사 템플스테이 page - http://mihwangsa.templestay.com/
첫 번째는 템플스테이 통합 페이지이고, 두 번째는 사찰 이름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페이지들이다. 하지만 결국 예약하는 페이지는 동일한 양식이라, 첫 번째만 들어가서 검색해도 된다. 각 사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다면 두 번째 페이지나 사찰 홈페이지를 가면 좀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아무런 정보가 없어 어디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템플스테이 홈페이지에서 아무 설정 없이 '검색'을 누르면 된다.
여기에서 지역별, 유형별로 나눠서 찾아볼 수 있다. 유형은 당일형, 체험형, 휴식형 3가지가 있다. 3가지 유형에 표시된 숫자를 모두 더하면 총 507개. 현재 507개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전국에는 700개 이상의 사찰이 있고, 그중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중에 대체 어떤 걸 선택하지? 그저 막막할 따름이다......
우선 유형으로 좁힐 수 있다. 당일형은 오전에 가서 오후에 오는 것, 휴식형은 푹 쉬는 형태이고, 체험형은 그 외 여러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 체험형은 사찰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나는 휴가로 가는 거라 당일형은 제외, 그냥 쉬는 것보단 이것저것 해보면 좋을 것 같아 체험형으로 찾아봤다.
하지만 바로 좌절... 체험형은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괜찮을 것 같아 보인 프로그램들은 당장 내일모레 떠나는 내 일정과 맞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특정한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휴식형으로 변경했다.
체험형을 해보고 싶다면, 미리 검색하고 예약하자.
이번 여행에서 템플스테이 이외 다른 일정은 고려하지 않았기에, 장소는 특별히 문제 되지 않았다. 하지만 템플스테이와 다른 여행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 거기에 맞춰 장소를 정하면 된다. 이번에 듣기로는, 낮에 여행하다가 숙박만 절에서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다만, 왠지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어차피 사찰은 산에 있을 텐데, 바다가 보이는 곳이라면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마도 최근 속초 여행에서 본 낙산사의 풍광이 너무 좋았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낙산사와 함께 완도에 있는 '신흥사'라는 곳이 숙소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후기를 찾았다. 휴가가 일주일이나 되는데 한 군데만 가는 건 아쉬워, 근처 가볼만한 곳을 찾아보니 '템플스테이 추천' 이란 키워드로 검색하면 많이 나온 곳 중 하나인 해남 '미황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렇게 2곳을 템플스테이 장소로 선택했다.
여행 계획에 따라 근처 사찰에서의 템플스테이도 고려해보자.
: 사찰에서 주는 바지와 조끼가 있다. 속옷과 조끼 안에 입을 반팔/긴팔 티, 양말 정도. 산에 위치해 있어 도시에서의 생활 대비 약간 추울 수 있다는 사실은 고려하여 겉옷을 준비하는 게 좋다. 나는 열이 많고 시원한 걸 좋아해, 후드티를 하나 가져갔지만 한 번도 입지 않았다.
: 비누/샴푸/치약 정도는 구비되어 있다. 그 외 필요한 것은 각자 필요에 따라. 나는 칫솔과 면도기만 챙겨 갔다.
: 사찰은 대부분 산에 있다. 중간에 산에 갈 계획이 있다면, 또는 계획이 없어도 (시간은 많은데, 어디 가면 좋다 그러면 가보고 싶어 진다.^^) 가능하면 신발은 최소 트래킹화 정도는 가져가는 게 좋다. 간단히 신을 슬리퍼가 있으면 좋겠지만, 슬리퍼를 신고 경내를 돌아다닐 분위기는 아니다. 숙소에서 주변 짧게 움직일 때만 신는 게 좋다.
: 할 것들이 많은 체험형이나, 시간 자체가 짧은 당일형이 아닌 휴식형이라면 주어진 시간이 많을 것이다. 사찰 구경, 주변 구경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쉬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에 대해 어느 정도는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나는 명상에 대한 책들을 가져갔다.)
1) 사람이 없으면 혼자 사용할 수도 있지만, 여러 명이 한 방을 쓰는 경우가 많다. 개인방을 따로 신청할 수 있는 곳도 있다.
2) 화장실에 방 안에 구비된 곳도 있지만, 공용으로 되어있는 곳이 더 많은 것 같다.
3) 종교는 중요하지 않다. 처음에 종교가 무엇인지 꼭 확인한다. 휴식형이라도 기본적인 아침/저녁 예불은 가능한 한 참석을 권하지만, 거부감이 있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4) 특별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꼭 발우공양을 하지는 않는다. 그냥 채소 위주 식단으로 생각하면 된다.
5) 기본적으로 스님들께서 수행하는 공간이므로, 묵언 수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웃고 떠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겨우 2군데, 휴식형으로만 갔다 와서 쓴 글이라 프로그램이나 사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냥 일반적인 정보라 생각하고, 자세한 내용은 가려하는 곳에 다시 한번 확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