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 Jan 25. 2024

게으른 1월

절전모드도 필요해.

제목도 게으른 1월이다. 게으른 건 난데 책임을 1월에게 전가했다. 2023년은 시험에 연속이었다. 영어영문학 학사 취득을 위해 20번 가까이 시험을 보고 토익까지. 뇌에 문제가 생긴 건지 1월이 되자 전두엽은 파업을 하고 난 스마트폰의 노예가 됐다.


주말에 하루는 꼭 바깥에 나가 산책이든 가족을 만나든 했는데 정말 몇 주 째 침대에 파묻혀 스마트폰만 계속했다. 오랜만의 게으름이었다. 그렇게 퇴근하고 침대에만 붙어있다 보니 밤낮까지 바뀌어서 새벽 5시에 자고 일어나 바로 씻고 출근을 했다.


앞으로 할 일이 또 태산인데도 주체를 못 하고 이렇게 침대에만 붙어 있다. 게으름과 부지런함 질량보존의 법칙인지 그동안 부지런 떨었던 것에 보상인 듯 일하고 밥 먹고 청소하고 넷플릭스만 본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나자 천근만근 같았던 팬을 들고 새해 계획을  끄적였다. 그동안 몸과 마음이 지쳤던 것일까. 연말에 한 소개팅 때문일까. 작년에는 귀신에 씐 것처럼 부모님께 주선을 부탁드렸다. 대략 5번의 소개가 들어왔지만 4번은 못 들은 걸로 하고 넘어갔다. 오랜만에 연락이 된 먼 친척의 주선으로 연말에 소개팅을 했다.


소개남과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잠깐씩 멍해짐을 느꼈다. 혼자 살 준비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됐다. 어쩌면 이번 생엔 짝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벌고 예쁜   입고 기부도 하고  책도  보고 그렇게 혼자 반듯하게  준비를 해야 되겠다. 그동안의 피로가 함께 몰려왔는지 1월엔 늘어지게 잠을 많이 자고 있다. 2023년을 그렇게 달렸는데도 손에  것은  이렇게 작은걸까. 답답함인지 상실감인지 모를 감정에 그저 나를 내버려 두고 있다.


2월엔 재부팅이 될까.



매거진의 이전글 첫 공황장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