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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희 Mar 31. 2020

[에세이]음악가로서의 소명[召命]

프로테스트 송과 밥 딜런에 대하여

<서론>
음악가로서의 소명[召命]

 나는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라는 독일 문학가를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 말은, 그의 문학 작품들을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소설가로서의 헤르만을 참 좋아한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그가 문화산업 콘텐츠를 창조하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예술적 소명감을 그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서적, 예술적, 종교적인 성장통을 뚜렷이 관찰하고 고뇌했고, 그는 이러한 성장통을 끝내 승리감으로 귀결시킬 수 있는 좋은 작품(데미안, 싯다르타 등)을 만들어 냈다. 이렇듯 나는 문화산업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직업적인 소명의식을 말하곤 하는데, 이것은 다른 산업보다 문화산업의 콘텐츠가 지닌 사회적 파급력이 거대하고, 표현할 수 있는 소재의 범위가 엄청나게 넓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예술가라면 직업적인 소명감에 대한 진중한 고찰과 단호한 관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예술가로서의 소명감이란 어떠한 것을 기준으로 잡아 발현시켜야 하는 것일까? 단지 그러한 소명감은 절대 윤리나, 이데올로기적 관념에 부합하여 사회 이념에 걸맞은 윤리적 콘텐츠를 제작하는 마인드일까? 본인이 생각하는 포인트와는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르다. 앞서 말한 윤리나 이념, 더 나아가 사회문화의 더 나은 계승도 분명 소명의식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형용할 수 없는 사회의 무언가를 승화(昇華) 시키는 것이다.


 예술가란 형이하의 소재로 국한되지 않는 형이상의 세계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로 현현(顯現) 시키 수 있는 직업이다. 그것이 아픔이든, 기쁨이든, 분노이든 예술의 주체로 정해진 소재들을 말 그대로 현실로 구체화 시킬 수 있는 직업인 것이다. 또한 그렇게 현현시킨 창조물을 사회에 필요한 이념, 관념, 발전과 공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무언가로 승화시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바로 예술의 결과론적인 기능이다. 나는 이러한 예술가의 소명의식이 월드 뮤직의 흐름에서 가장 두드러져 나타났던 시대를 말할 때,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급속도로 변화되기 시작하는 1960년대의 냉전시대를 손꼽을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내가 그 어떤 시대보다 승화의 역할이 눈부시게 빛났던 이 시대 1) 프로테스트 송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이유이다.

1) Protest Song[프로테스트 송]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변에 앞세우는 악곡. / 출처_파퓰러음악 용어 사전 & 클래식 음악 용어 사전_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65432&cid=50334&categoryId=50334%22http%3A%2F%2Fstatic.naver.net%2Fterms%2Fcommon%2Fimg%2Fog.png%22&type=ff120" 프로테스트 송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변에 앞세우는 악곡.terms.naver.com        



<본론>
“프로테스트 송” 이 지니는 음악적 소명[召命]

 1960년대, 종전 시대 속 월드 뮤직에서 부각된 프로테스트 송이란 대체 어떠한 사회 배경으로 발현된 것일까? 간락 하게 종전 이후 세계시장의 흐름과 사회적 이슈로 분류하여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stijnswinnen, 출처 Unsplash

▶ 1945년 종전 이후, 세계가 도래하기 시작한 시대의 흐름은?
1945년 5월 1일, 함부르크 방송에서 독일 총통 아널드 히틀러(Adolf Hitler)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발표되고, 그 해 8월, 연합군의 승리로 제2차 세계대전은 막을 내렸다. 이후 종전 시대에 상륙한 세계 사회는 전쟁 시대로부터 급속도로 발전시킨 전쟁 물자의 생산력과 조달력(유통 시스템)을 계승 받았으며, 그로 인해 상업기술이 발전되고 세계 산업은 공업화의 시대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세계 사회는 전쟁으로 빼앗기고, 분쇄되고, 터져버린 각국의 자본과, 생활문화를 빠르게 되돌리기 위해, 그리고 피폐하고 황폐하며 잔인했던 전쟁 역사의 아픔을 딛고 더 나은 세계 사회로 도래하기 위해 그 무엇보다 경.제.발.전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이는 세계경제의 발전을 통해 시대가 <무한 자본주의의 시대>로 야기하게 된 사회적 배경이라 할 수 있다.

▶ 1960년대 냉전시대의 사회적 이슈는?
2차 세계대전(1945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진영 국가와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진영 국가 간의 총성 없는 대립이 심화되었고, 급속도로 발전한 산업화로 인해 소비와 이윤이 사회 윤리의식보다 대중시 되는 경향(인권유린, 성차별, 환경오염 등)이 심화되었고 이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양산하였다. 이후 지나친 자본주의와 인구의 팽창, 환경오염 등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마땅히 대처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에 대해 젊은 세대들의 비판의식과 반항, 도전정신이 점차 심화되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저항 정신이 사회운동과 예술 활동에 반영/발현되었고, 프로테스트 송이 이러한 사회의 변동의 물살을 타고 인권운동과 규합하여 사회 전반부로 유행되었다.

 프로테스트 송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변에 앞세워 말하는 악곡이다. 이러한 정의만 봐도 수많은 사회적 혼란이 도래되었던 냉전시대에 그 역할이 빛을 발했다는 것은 모두가 예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리고 냉전시대 속 프로테스트 송이 유행됨에 따라 널리 유명해진 대표 뮤지션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는 미국의 대중음악 역사에서 저명한 포크 가수 겸 작곡/작사가로 유명하며 포크송 운동을 통해 그의 노래가 공민권운동에서 널리 불리면서 이 운동의 상징적 존재가 된 뮤지션(출처_네이버 지식백과 참조)이고, 그는 지난해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의 유명 포크가수 2)밥 딜런[Bob Dylan]이다.

© WikiImages, 출처 Pixabay

© priscilladupreez, 출처 Unsplash


 내가 그에 대해 처음으로 조사했던 것은 2017-1학기 대학원에서 수강하던 장르별 연구 과목 때문이었다. 당시 본 과목을 강의하시던 교수님께서 1960년대 제2차세대 세계대전 이후 혼란스러웠던 사회체제에 대해 그리고 인권과 환경에 대해. 다시 말해 공존에 대해 열망하는 사회운동의 지지세력에게 영향을 주었던 대표적인 뮤지션으로 밥 딜런을 소개해 주셨다. 뒤이어 안 내용이지만 밥 딜런은 자신의 음악이 사회운동에 대표 음악이 된 것을 불편해했고,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전기기타를 들고 나와 포크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차후에 밥 딜런은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노래로도 그 무엇으로도 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나는 확신했다.

 라는 말을 남기고 저항의 상징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났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발 딜런의 말이 맞다. 음악은 정서의 교류 또는 감정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인간 사회가 멋대로 부여하여 활용하는 것에 따라 규명되어 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러기에 만약 본인이 문화산업에서 예술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다른 콘텐츠와는 다르게 문화와 예술 분야의 콘텐츠는 본인의 의도와 달리 받아들이는 청중의 의도가 더욱 깊이 관여되어 변이될 수 있고, 유통의 단계가 규정할 수 없는 실생활적 루트(구전, 문헌, 음반 등 그 범위가 방대하다)를 이용하여 파급되기 때문에 그러한 막대한 파급력에 뒤늦게 부담을 가져봐야 이미 수정할 수도 될 수도 없는 가치관이 사회 저변에 강하게 뿌리박혀 버리게 된다. 다시 말해 냉전시대 크게 발현된 프로테스트 송은 기성세대가 야기한 사회문제에 대한 서민들(새로운 이념의 세대)의 아픔을 저항정신으로 승화시킴으로 새로운 이념을 가진 새로운 세대를 등장시키는 시대적 의의와 한번 규명되어 파급된 음악이 미래사회에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문화적인 의의 또는 두려움을 깨닫게 해주었다.

2)  Bob Dylan[밥 딜런] 미국의 대중음악 가수·작사가·작곡가. 포크송운동에 뛰어들어 공민권운동에서 널리 불리면서 이 운동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1965년부터 로큰롤의 요소를 대폭 도입해 음악적인 방향을 전환했다.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 출처_네이버 지식백과 & 두산백과_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86301&cid=40942&categoryId=40523%22http%3A%2F%2Fstatic.naver.net%2Fterms%2Fcommon%2Fimg%2Fog.png%22&type=ff120" 밥 딜런미국의 대중음악 가수·작사가·작곡가. 포크송운동에 뛰어들어 공민권운동에서 널리 불리면서 이 운동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1965년부터 로큰롤의 요소를 대폭 도입해 음악적인 방향을 전환했다.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본명은 로버트 앨런 지머맨(Robert Allen Zimmerman)이다. 미네소타주(州)에서 출생하였다. 유대계이다. 고교시절부터 로큰롤을 부르고 기타를 쳤으며, 그 후 대학을 중퇴하고 뉴욕으로 나가 당시 유행했던 포크송운동에 뛰어들어 1962년 《바람에 날려서 Blowin&rsq terms.naver.com



<결론>
그래서 우리는?

 밥 딜런의 말처럼 음악으로는 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문화 산업에 종사하는 직업으로써의 뮤지션이라면 자신의 음악이 지금 시대에서 어떻게 활용되어 파급될 수 있을지, 또한 내가 현재하고 있는 "음악" 도  월드 뮤직의 한 부분으로써 시대적, 문화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쳐왔던 문화산업의 주요 콘텐츠였는지에 대해 깊이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본 사람들 중에 분명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뭘 그런 것까지 내가 신경 써야 돼?’, ‘그럼 뭘 기준으로 음악을 만들어야 돼!?’라는 생각 때문에 머리가 아픈 사람 말이다. 사실 본론에서 나는 음악인으로서 가져야 할 소명의식과 그 기준에 대해 방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정작 말하고 싶은 건 서론에서 분명하게 명명(命名) 해 놓았다. 음악이란 그 특성상 유통되는 루트를 규제할 수도 없고, 듣는 청중의 사견을 제한하고 일관시킬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른 어떠한 기능보다 더 나은 가치를 창조해내는 긍정적인 가치. 즉, 승화의 역할에 기준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시대와 역사를 반영해왔던 월드 뮤직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뮤지션으로써 가져야 할 소명의 근본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월드 뮤직은 함께 흘러갈 것이고, 현재 우리가 하는 음악들도 현시대의 음악을 규명하는 역사적 자료 중 하나로 흘러갈 것이다. 본인은 뮤지션으로써 나의 음악적 가치가 현시대의 아픔을 기쁨으로 또 기쁨은 환희로 절망은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대중적인 뮤지션이, 또한 대중문화산업의 뮤지션으로써 올곧은 소명의식을 가진 뮤지션이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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