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고르고, 나를 마주하며 걸어온 길
벌써 일곱 번째 글입니다.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날부터 짧은 시간 안에 여섯 편의 이야기가 쌓였습니다.
‘두 번째 인생 앞에서, 숨을 고르다’라는 첫 문장을 꺼냈던 그 작은 떨림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그 뒤로 다섯 개의 이야기가 더 이어졌습니다.
숨을 고르고, 아버지와 나를 마주하고, 두 번째 인생을 정의하며,
플라타너스 아래서 오후를 보내고, 코피 흘리던 아이를 지켜보고,
그리고 동물원에서 만난 온기를 느끼기까지.
각기 다른 제목과 풍경 속에 담겼지만, 사실 이 여섯 편은 모두 하나의 이야기였습니다.
'나'라는 작은 우주를 탐험하며, 내 안에 오래 덮어두었던 마음들을 하나하나 꺼내 마주하는 여정.
제가 '두 번째 인생'이라고 이름 붙인 긴 여행의 첫걸음들이었습니다.
처음 글을 올릴 때, 두려움이 컸습니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 어쩌면 부끄럽고 아픈 마음들을 세상에 내보이는 것이 망설여졌습니다.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이야기할 때는, 숨이 막히는 듯한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과연 이 이야기를 누가 궁금해할까?'
'너무 나약해 보이는 건 아닐까?'
여러 번 고개를 드는 의심과 망설임 사이에서, 그래도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꺼낸 마음들은, 신기하게도 조금씩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막연했던 감정들이 언어라는 옷을 입자 비로소 윤곽이 선명해졌고,
뒤엉켜 있던 실타래 같던 기억들도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온 시간의 조각들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강력한 치유의 의식이었습니다.
키보드 위를 흐르는 손끝을 따라 문장들이 흘러나올 때마다,
내 안에 갇혀 있던 오래된 감정들에게 비로소 숨 쉴 공간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일은,
용기 내어 내민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신 분들이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공감의 댓글과 조용히 눌러주신 라이킷들을 보면서,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구나',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조금 덜 외로운 밤이 되어줄 수 있었구나'
하는 벅찬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자,
앞으로 이 여정을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주는 단단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 여섯 걸음으로 '두 번째 인생'의 모든 것을 완성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저는 서툴고, 흔들리고, 길을 묻고, 때로는 돌아볼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첫 글을 쓰기 전의 저와 여섯 편의 글을 쓴 지금의 저는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외면했던 나 자신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이 여섯 편의 글은,
저의 '두 번째 인생'이라는 긴 이야기의 프롤로그이자 첫 번째 챕터입니다.
숨을 고르고, 첫걸음을 내딛고, 과거의 나와 화해하며,
현재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조심스러운 밑그림.
앞으로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저도 아직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첫 여섯 걸음처럼 앞으로도 솔직하고 진솔하게,
내 마음이 이끄는 곳을 따라 걸어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 길 위에서 마주하는 풍경과 감정들을,
여러분과 계속 나누고 싶습니다.
저의 첫 챕터를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제, 다음 페이지를 열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