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눈

by 준혜이

2005년 6월 한국


나는 남의 눈에 보이게 아팠다. 사람들은 아픈 내 얼굴을 눈 감고 모르는 척 해주었다. 내 얼굴에 배려있는 무관심은 독이 되었다.


맨 얼굴로 피부과 의사와 눈을 마주하고 앉아있을 자신이 나는 없었다. 하지만 사춘기부터 오고가던 여드름이 오래 머물고, 전에 없던 아토피까지 생겨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콘텍트렌즈를 벗고 동네길을 흐릿한 눈으로 더듬거리며 병원을 다녔다. 나는 의사의 표정을 읽을 수 없어서 편하게 진료를 받았다.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서도 약사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잘 보일 때나 보이지 않을 때나 내 눈은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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