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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하 Nov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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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4

미밍(Miming)은 말레이시아에 사는 내 친구다. 한국을 좋아해서 오래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을 찾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25일 일정으로 한국엘 왔다. 운동을 좋아하고 산을 좋아하는 그녀는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북한산을 비롯하여 관악산, 주왕산,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한라산까지 등반하였다.


그녀는 꽃을 좋아하고 특히 한국의 가을 단풍을 좋아하는데, 이번 방한 기간에는 단풍 구경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를 데리고 일산 호수공원엘 갔다. 호수공원 역시 아직 완연한 가을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가을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호수공원을 산책하고 커피숍에서 커피도 마시고 저녁식사 약속이 있다는 그녀를 당산역에 내려줬다. 그녀는 내일 말레이시아로 돌아간다. 내일 공항까지 픽업을 해줄 것이다.


집으로 오던 길, 아이들과 통화를 했더니 오늘은 모두 일찍 집에 온단다. 서둘러 집으로 와 시원한 콩나물국과 달걀물 풀은 옛날 소시지 구워서 함께 식사를 했다. 나이들 수록 아이들이 밥 먹는 모습만 봐도 즐겁다. 더욱이 몇 개 안 되는 찬이지만 맛있게 먹고 밥그릇 깨끗이 비워내니 고맙고 감사하다. 


불현듯 40여 년 전, 큰 밥 솥에 가득 밥을 해놓고 멀리 행상 나가시던 어머니가 떠올랐다. 매일 왜간장에 밥 비벼 먹던 어린 내 모습도 떠올랐다. 늘 고추장에 마른 멸치 몇 마리 넣어 갔던 도시락도 생각난다.  그 시절엔 그렇게 살았었다. 


토요일에 마신 52도 백주 때문일까? 감기는 한풀 꺾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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