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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형 Dec 31. 2021

2022년에도, 서투르니까 사람이다

2022년, 새해를 맞이하며

2021이라는 숫자도 아직 어색한데, 벌써 2022년이 다가왔다.


어느 누구도 미래를 미리 경험해 본 사람은 없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 채,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툴다. 


서투르기 때문에 우리는 실수한다. 서투르기 때문에 좌절감에 사로잡혀 눈물을 흘린다. 서투르기 때문에 낯선 상황에 당황하고, 남들과 비교하며 나 스스로의 부족함을 탓한다. 

그러나 서투름은 우리가 '살아있는 인간'임을 느끼게 해 준다. 언제나 새로운 상황의 연속에서 우리의 서투름은 어쩌면 당연하다. 어제도 서툴렀고, 오늘도 서투르며, 다가오는 2022년도 언제나 그랬듯 서툴게 보낼 것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툰 나 스스로에게, 몇 가지 글 조각을 넌지시 던져보려고 한다. 몇 조각에 지나지 않는 글들이지만, 분명 나의 부족한 구멍을 메꾸어줄 수 있지 않을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 대추 한 알, 장석주 -


대추가 빨갛게 여물기 위해서는 수많은 풍파를 거쳐야 한다. 아무 시련 없이 저절로 붉어지는 대추는 없다.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자신에게 고통과 좌절을 안겨주는 시간 또한 버텨와야만 아름다운 결과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아무리 행복한 순간이어도 언젠가 그 행복의 끝에 힘든 순간이 있고, 그 순간을 극복해야만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 대추 한 알에 담긴 교훈을 기억하는 한 해를 보내야겠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풍경, 시인과 촌장 -


공자는 논어에서 ‘군군신신부부자자’라는 표현을 통해 ‘정명’을 강조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각자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처럼, 우리 스스로가 각자의 사회적 위치에서 본분에 충실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학생이자 청소년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이자 지구에 살아가는 하나의 생명체로써 나의 본분은 무엇일까. 본분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겨울 들판이나 사람이나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아무것도 키울 수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 겨울 들판을 거닐며, 허형만 -


일반적으로 겨울은 시련과 고난의 계절이다. 그렇기에 많은 문학 작품에서 겨울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봄과 여름은 풍요와 행복을 상징하는 긍정적 이미지로 그려진다. 과연 겨울이 부정적인 존재이기만 할까? 우리 모두에게 당연히 존재하는 겨울과도 같은 순간들이 부정적인 존재라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봄에 다채롭고 아름다운 꽃이 만개하지만, 겨울에도 꽃은 핀다. 겨울에 핀 꽃들은 그 어떤 꽃 보다도 강인한 생명력과 의지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


수많은 흔들림이 우리를 방해한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힘든 시간들과, 때로는 슬프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직면하면서 우리는 흔들린다. 그러나 기억하자. 모든 꽃은 흔들리면서 피었다는 것을.


서툴게 보내온 2021년을 떠나보내고, 이제 2022년을 맞이하려고 한다. 

1년 후, 2023년에 다시 이 글을 보았을 때 여전히 서툴지만, 2021년보다 후회 없는 1년, 아쉬움 없는 1년을 보냈다고 자부하는 나와 마주할 수 있을까.



(C) 2021.12. 조준형 씀. All rights reserved.

12월의 마지막 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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