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튜 웡 Matthew Wong - 별이 된 천재화가
우리는 천재에 열광한다. 세상의 불완전함을 그들에게서 보상받으려는 듯 그들의 이야기는 책으로 쓰이고 영화로 만들어지고 기록되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그리고 간혹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천재들은 슬픔과 환희의 별이 되어 우리의 가슴에 새겨지기도 한다.
2년 전 35세의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한 천재화가는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가슴에 별로 새겨지게 된다. 1984년 홍콩 이민 2세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출생한 메튜 웡 Matthew Wong, 뉴욕 KAMAR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을 며칠 앞둔 이 천재화가는 환희로 가득 찬 그림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진 - phillips.comRIVER AT DUSK
oil on canvas, 2018
203.2 x 178 cm
$4,866,950
이 작품이 내가 처음으로 접한 그의 작품인데 보는 순간 유명 탈인상주의(post impressionism) 화가의 미 공개작이라 생각했다.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터치의 이 작품은 지난해 7월 뉴욕의 필립스 옥션에서 약 52억 원에 소장가를 찾아갔다.
사진 - phillips.comBefore Night Falls
oil on canvas, 2018
121.9 x 152.4 cm
$1,252,100 (Phillips Auction)
천재들에게 독학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그들은 더욱 천재다워 보이게 된다. 매튜 웡 Matthew Wong은 그림을 배워 본 적이 없다. SNS를 통해 평론가들이나 무명작가들과 교류하며 그림에 흥미를 들였고 특히 반 고흐, 고갱 등의 인상주의 화풍을 좋아해서 인터넷으로 그들의 작품을 보고 도서관을 찾아 그들과 그들의 그림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문화 인류학을 전공한 후 City University of Hong Kong School에서 사진으로 학사 학위를 받긴 했지만 사진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루는 싸구려 스케치북과 잉크를 몇 개 사 가지고 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스케치북위에 아무렇게나 잉크를 붓고 어떠한 형태가 나오기를 기대하며 그것들을 서로 마구 섞어가며 매일 나의 침실을 엉망으로 만들었죠. 하지만 곧 그것이 저를 살아가게 하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2018 Art of choice 인터뷰>
사진 - phillips.comFIGURE IN A RAINFORET
oil on canvas,2017
121.9 x 182.9 cm
사진 - phillips.comMood Room
oil on canvas, 2018
91.8 x 121.9cm
$848,000 (Phillips Auction)
사진 - sotheby.comDIALOUGE
oil on canvas, 2018
76.5 x 101cm
$1,677,700 (Sotheby's Auction)
혼자 배우고 익힌 그림에 집중하기 시작한 그와 작품들은 언론과 평론가들 사이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었고 대부분의 화가들의 꿈의 무대인 뉴욕으로 진출하게 된다. 그리고 뉴욕의 중견 갤러리인 KARMA에 둥지를 틀게된 그는 2016년 부터 성공적인 전시를 개최하며 언론과 컬렉터들에게 주목 받는 이머징 작가로 등극하게 된다.
"저는 잡식성입니다.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에 관하여 항상 여러 관점들을 취하려고 노력합니다."
<2018 Art of choice 인터뷰>
사진 - sotheby.comIn Dreams
acrylic on paper,2016
31.1 x 22.9 cm
$ 189,000 (Sotheby's Auction)
그림은 Matthew Wong에게 치유의 수단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그는 가족과 함께 7살에 홍콩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의 소아 자폐증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악화되었고, 그의 부모는 Matthew Wong이 15세 되는 해에 자폐증 치료를 위해 토론토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서 우울증을 동반한 병세는 더욱 악화되어만 갔고 그럴수록 점점 그리기에 몰두하게 된다.
홍콩과 캐나다, 미국을 오가는 그의 삶에서 어디가 그의 외로움과 노스탤지어의 대상이었을까?
"현대 사회에는 너무나 많은 외로움과 노스탤지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 작품들은 그것들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으며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는 제 생각과 열정, 그리고 충동들을 담아 그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18 Art of choice 인터뷰>
사진 - KARMA.comStarry Night, 2019, oil on canvas
60 × 70 inches; 152.4 × 177.8 cm
사진 - KARMA.comFireplace, 2018
oil on canvas, 48 × 36 inches
2019년 11월 8일부터 계획된 그의 개인전 'BLUE'를 위해서 Matthew Wong은 짙은 외로움과 노스탤지어로 가득 찬 Blue 시리즈 작품들을 그리게 된다. 이 환희로 넘쳐흐르는 고독을 탄생시키려 병든 자신을 더욱 외로운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탓일까? 개인전을 한 달 앞둔 2019년 10월 2일 우울증에 고통받던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사진 - KARMA.com주인공 없이 열린 개인전 BLUE <November 8, 2019–January 5, 2020, New yourk KARMA Gallery>는 대 성황을 이루게 되고 MOMA, Metropolitan Museum of Art 등의 세계 유명 뮤지엄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게 된다.
오는 8월 그의 고향인 온타리오의 국립 미술관 (The Ontraio Art Gallery)에서 그의 첫 회고전이 열린다. 언젠가 그의 작품을 실제로 마주하게 될 때에는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꽤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참고자료
artnetnews
Sotheby`s
Karma gallery websi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