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나 부도 났어'라고 다니며 감성에의 호소를 하고 있는 컨템퍼러리 아트계의 톱스타 무라카미 다카시 村上隆가 요즘 하는 일마다 잘 안 풀려 보인다.
지난 3월 NFTs 열풍이 한창이던 때에 발표한 그의 첫 Digital Art 작품을 한 달도 채 안 가서 판매를 중단했다. 철회 직전의 응모 가격은 USD 100,000로 다른 NFTs 작가들의 가격에 비하면 한참 낮은 작품 가격이었다.
일본 국내 시장에서도 면이 안 서는 일이 이어지고 있는데 일본의 팝 아트 이머징 스타인 KYNE를 영입해 '판화 마구 찍어 내기'를 시도하였지만, 이 작품들이 일본의 옥션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SBI Auction에 이어 지난달 말렛 옥션 (Mallet Auction 2020 May)에서도 두 점이 유찰되고 나머지 작품들도 별 경합 없이 경매가 마무리되었다. 이 저주의 손이 KYNE 다른 작품에까지 미쳤는지 KYNE의 작품 가격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인기 스타 작가의 판화는 발매 즉시 빛의 속도로 완판 된다. 선착순의 경우 판매 개시 30초 만에 솔드 아웃, 일정 기간 응모를 받은 경우 경쟁률이 100:1은 기본이다. 한 예로 며칠 전 일본 국내에서 첫 판화 작품을 발표한 토모카즈 마쯔야마 Tomokazu Matsuyama의 경우 3일 만에 8천 건의 응모가 접수되었다. 그러나 무라카미 다카시의 판화(에디션 작품)는 도쿄의 롯폰기 페로탱 갤러리 Perrotin Tokyo의 아트숍에 가면 언제나 구매가 가능하다.
일본 내 메이저 아트 경매사들의 도록이며 옥션 결과를 볼 때면 '다품종 다수확'을 한 그의 작품들이 한참을 차지하고 있어 어째 작품이 그냥 아트 상품 같아 보인다. 게다가 2021 아트 바젤 홍콩에도 참여한 무라카미 다카시가 운영하는 갤러리인 Kaikai kiki 도 다른 대부분의 갤러리들과 마찬가지로 죽을 쒔다. 어제 online-viewing 이 끝나기 직전까지 팔린 작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가해서 그 썰렁함이 온라인으로까지 느껴졌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훌륭한 작가이다. 도쿄 예술대학 University Tokyo of the Arts에서 일본화 전공 후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그는 록펠러재단 The Rockefeller Foundation의 Asian Cultural Council의 PS1 장학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미국물을 먹게 된다. 그 후 그의 전문인 일본화의 전통에 일본 망가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팝아트를 가미하기 시작해 강렬하면서도 귀여운 그만의 독특한 미술 세계를 구축하여 전 세계에 수많은 펜과 컬렉터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망가 캐릭터. My Lonesome Cowboy (1998)는 발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켜 2008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15.2 million 약 160억에 판매되며 작가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처음 본 이 조형물의 환희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화가가 그림만 잘 그리면 되지?
그는 야망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작가인듯하다. 2002년부터는 자신만의 아트페어인 게이사이 아트 페어 Geisai Art Fair를 설립하여 무려 12년간 개최하였다.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과 컬렉터들을 직접 연결하는 의미 있는 이 아트 페어에 손수 그린 그림을 팔아 번 수십억을 투자한 그는 2014년 "더 이상 돈이 없어요"라며 아트페어의 몰락을 선언했다. 수많은 젊고 배고픈 작가들에게 희망을 주던 이 행사는 월드 스타 아야코 로카쿠 Ayako Rokkaku를 탄생시키고 마무리되었다. 물론(? ) 아야코 로카쿠는 다른 갤러리와 일을 한다.
좋은 일 하는데 돈 다 날리고 건진 건 하나도 없게 된 스타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돈 날려보기'는 never stop! 그의 숙원 사업인 영화 제작에 뛰어들어 2013년 개봉된 '해파리의 눈 Jellyfish Eyes'로 돈 날리기에 정점을 찍게 된다. 한마디로 영화 찍다 폭삭 망했다. 심형래처럼.
'난 꼴통이야 I am a geek.'라고 스스로 말하는 그는 또 한 번 꼴통 짖을 감행 하여 Jellyfish Eyes 2의 제작에 들어가 수천 장의 판화 팔아 마련한 돈을 또다시 다 날리시다가 마침내 지난 7월 '나 거덜 났어요~'하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했다. 15분 정도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짠~하다.
무라카미 아저씨를 작년 겨울 롯폰기 힐즈에서 멀찌감치 본 적이 있다. 그의 대형 조형물인 Haha Bangla Manus 2020의 설치 작업을 하던 추운 겨울밤이었는데 와~무라카미다 다카시를 직접 보네~하는 반가움과 검은 턱수염만 하염없이 기른 노숙자 같은 차림의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교차했다.
훌륭한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 아저씨~ 암 생각 마시고 당분간만이라도 자신의 예술세계에만 심취하여 보시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