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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Jun 11. 2024

일본 미술계를 장악한 20대 작가들 2편

화가의 운명 토모히로 타카하시


Tomohiro Takahashi


1) 배경 & 활동

1996년 오이타 현 출생. 쿄도 예술대학 졸업. 


이렇게만 보면 미술 대학 출신의 평범한 예비 화가 일 거 같은 그의 인생은 이미 드라마를 한편 찍었다. 축약해 보자면, 중고교를 야구 선수로 열심히 운동만 하던 그는 고3 초반에 학교 미술 선생님이 재능을 알아보고 미술 대학 진학을 권하게 되고 같은 해 단숨에 교토 예술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졸업전시에서 기적 같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단숨에 인기 작가로 등극하게 된다. 


<이 재미난 이야기의 풀스토리는  https://blog.naver.com/3mastokyo/222813571916>


2019년에 교토예술대학 미술공예과를 졸업한 후, 2021년에 교토 예술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유화 전공을 마쳤다. 다음 해 교토에서 열린 졸업 전시회, Artfair 등에서 찬사를 받은 후 곧 도쿄로 상경하여 2021년 겨울, 긴자 식스의 츠타야 갤러리에서의 그룹전 [DAWNーEXPOSITION 2021.04]에 참여하게 되는데 당시 그의 작품을 사기 위해 오픈런이라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이후 여러 일본 메이저 갤러리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게 되며 20대 중반의 젊은 화가는 단숨에 이머징 아티스트로 떠 오른다. 


그 당시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던 토모히로군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하루 12시간씩 그림을 그리며 쌓여있는 주문을 매일 로봇처럼 처리하고 있다고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던 일이 생각난다.


이후 토모히로 타카하시는 자신의 에이전시로 마호 쿠보타 Maho Kubota 갤러리를 선택하게 된다. Maho Kubota는 줄리안 오피의 일본 공식 에이전시이며, Atsushi Kaga, Teppei Takeda 등의 스타 작가 군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의 1군 갤러리이다. 





2) 작품 세계



토모히로 군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자신 작품의 깜찍스러움, 사랑 그러움은 작가의 외모와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ㅎㅎ. 작가는 키와 등치가 크고 역시 커다란 얼굴은 싱싱한 여드름에 가득 덮여있는 선머슴이다. 하지만 그의 순수한 내면과 뚝심은 그의 작품에 잘 나타나있다.


덩치 큰 작가의 손에는 작은 인형이 소중히 안겨있다. 4살 때부터 가지고 놀던 인형을 간직하고 있는 20대 청년 화가. 그 인형은 자기에게 어릴 적부터 가족이자 친구인 존재이며 소울 메이트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이 인형에 엄청난 애착을 보이던 선머슴 작가는 심지어 가족과 대화할 때도 그를 통해 이야기하거나, 그가 없을 때는 누나를 통해 그와 연락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어찌 들어보면 이상한 이야기기도 하지만, 순수하기도 하고 어릴 적부터 독특한 아티스트의 피가 흘렀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그 인형을 기본으로 그는 작품을 그린다. 현상에 실제 존재하는 인형은 결국 낡은 앤티크가 되지만, 그가 그리는 작품 속에서는 그가 어릴 적부터 아껴오던 실제의 존재를 작품에 등장시켜 영원한 순수함으로 남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담고 있다. 즉, 작품 속 인형의 존재는 작가 자신에게 그렇듯 작품을 보는 사람의 친구이자,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고 일정한 안도감을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는 그의 작품을 보면 선명함과 탁함의 대비를 의도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느낌이 매력적인데, 강조하고자 하는 인형의 존재는 하이퍼리즘에 가깝게 선명하게 그리고 배경은 파스텔의 터치처럼 조금은 탁하고 몽환적으로 표현하여 상호 대비를 통한 강조가 마음에 든다. 색은 우리의 어릴 적 장난감에 관한 기억이 그렇듯 언제나 밝고 화사한 색들을 사용하고 가끔 익살스러운 글자들을 등장시켜 작품에 재미를 더한다. 또한 배경을 과감하게 덜어내는 시도가 그의 작품을 보다 동심의 그것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만드는 효과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그의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는 콜라주로 장난감, 인형 등의 현실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콜라주 기법을 응용하여 작품을 꾸미는데 실제로 작품을 보면 디테일과 효과가 상당해 3D의 작품을 보는듯하다.




3) 토모히로 타카하시 작품 가격



마호 구보타 갤러리로 입적 후 첫 열린 개인전은 물론 오프닝 전 사전 예약을 통해 전 작품이 팔려 나갔다. 이후 그룹전에 간혹 한점씩 출품되고는 있지만, 이 역시 전시장에 걸리기 전에 주인은 이미 정해져있다. 작품 수와 작가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마호 구보타 갤러리답게 따로 커미션 워크는 받고 있지 않고 있으며 웨이팅 리스크는 길고도 길어 그의 작품을 프라리머리 마켓에서 컬렉팅하는것은 현시점으로는 하늘의 별 따기다.




세컨더리 마켓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5월의 SBI 옥션에 그의 작품이 첫 등장했다. 작품은 2021년 오픈런이 펼쳐졌던 긴자 식스에서의 전시회 작품으로 수작이다. 옥션 결과는 잠자던 새끼 호랑이가 깨어난 듯 놀라웠다. 일본 국내와 대만, 홍콩 등에서 치열한 경합이 펼쳐 저서 시작가의 600%, 중간 추정가의 390%에 육박하는 가격인 ¥6,095,000을 기록해 일본 옥션 시장에서 올해의 루키상을 찜 해놓았다. 




4) 향후 전망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부정적으로 볼 부분이 없는 보이면 사두는 게 좋은 우량주다. 


토모히로의 작품을 보면 앞으로 컨템퍼러리 아트의 전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의 한 가지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보다 젊어지고 보다 펑키 해지며 밝고 신나는 에네르기가 가득한 작품을 집에 건다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게다가 소재가 동서고금, 남녀노소가 다들 좋아하고 그리워마지않는 동심의 세계이다 보니 단지 젊은 세대들만이 군침을 흘리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맥락의 글로벌 슈퍼스타 작가 이마이 울랄라가 있는데 그녀의 작품이 수채화적이고 괴기적인 요소가 있다고 한다면 토모히로는 사실적인 팝 아트적인 면과 기분 좋은 익살스러움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장난감을 비롯 동심의 세계를 소재로 하는 많은 작품들이 그려지고 선보이고 있지만, 토모히로 타카하시의 작품에는 그것들이 곧 현실로 나타날 것 같은 신비함이 물씬 풍겨나는 것도 그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 일본 옥션 시장에 요란하게 등장하며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는 토모히로 타카하시는 20대의 무서운 신예로 일본 미술계에 등극했다. 밝고 좋은 그림, 그만의 독특한 테크닉, 색을 어떻게 쓰는지 잘 알고 있는 센스, 게다가 중화권 젊은 컬렉터들의 극 관심거리인 가와이 컬처 즉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굵직한 에이전시까지 장착한 젊은 작가가 어디까지 성장해갈지 주목된다.




이상 일본 미술계를 장악한 20대 작가 4인방의 두 번째 이야기.

다음 편은 젊은 추상화가 야마다 코헤이 Yamada Kohei로... 도쿄 미술 수첩



일본 미술 시장을 장악한 20대 아티스트 4인방 1편

https://blog.naver.com/3mastokyo/22346489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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