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inArt Jun 18. 2021

길거리 화가 아트 바젤의 신데렐라가 되다.

해외 미술 이야기 7

귀여운 여인 로카쿠 아야코


2020년 글로벌 아트 옥션 시장에서 40살 이하의 나름 영(young) 한 작가들의 판매 실적(?)을 집계한 Artnet.com의 자료에 의하면 여성 작가가 10명 중 4명이다. 상대적으로 여성작가의 작품들이 저평가되는 미술시장의 생리를 감안하면 나름 선전한 한 해였다.

한편 이들 여성작가 중 일본의 로카쿠 아야코가 약 84억 원으로 최고 누님 자리에 등극했다. 귀여운 누님 요즘 자~알 나가신다. 지난해 그녀의 고향인 치바千葉의 치바 현립 미술관 (Chiba Prefecture Museum of Art)에서 당당하게 금의환향하여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무리했고 지난 7일 홍콩의 필립스 옥션에서는 그녀의 최고 작품가인 5억 원에 작품이 낙찰되는 기록을 세웠다.


사진-nippon.com


코로나로 온 일본 열도가 들썩이던 작년 10월 그녀의 전시회 오프닝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고 아트샵의 모든 상품들이 날게 돋친 듯 팔려나가 바닥이 났다고 한다. 도쿄에도 워낙 코로나가 심각해서 결국 가보지 못한 게 내내 아쉽다. 이미 big star가 된 156센티의 아담하고 귀여운 화가 로카쿠 아야코. 사실 그녀의 작가로서의 성공은 드라마같이 시작되었다.


그녀는 붓이라는 걸 어떻게 쓰는 건지 배워본 일이 없다. 전문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것이 아트 관련된 공부의 전부였다. 2002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녀는 주로 골판지에 물감을 풀어 손으로 그림을 그리며 독학을 했다. 그리고 그저 그리는 게 좋아서 길거리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손그림 퍼포먼스를 했다.

그러던 그녀의 작가 인생은 2003년 superflat의 선구자 무라카미 타카시를 만나면서 꽃이 피기 시작한다. 무라카미 타카시가 만든 Geisai Art Festival에 초대 작가가 아닌 일반 작가로 참가하여 행사장 구석에서 혼자 골판지에 손으로 끄적끄적 그림을 그리던 그녀는 무라카미 타카시가의 눈에 들었고 그 해 신진작가에 당선되어 이후 2006년까지 뉴욕과 대만의 Geisai Art Festival에 참가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2003년 당시 골판지 위에 그림들을 6~8만 엔에 판매했었다고 하는데 현재의 작품 가격에는 0을 한~참을 붙여야 한다.


치바현립 미술관을 찾은 무라카미 타카시 / 사진-무라카미 타카시 인스타그램

이렇게 무명의 작가는 2~3년의 Geisai Art Festival를 통하여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지만 사실 일본 국내에서는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망가 캐릭터를 기본으로 한 사랑스러운 꼬맹이 소녀들이 등장하는 그림은 한 네덜란드 딜러의 눈에 들었고 2006년 Gallery Delaive를 통해 스위스 아트 바젤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자그마한 27세의 사랑스러운 동양화가는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펼쳐 유럽의 컬렉터들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무려 100여 점의 그림을 판매하며 글로벌 아트 마켓의 스타로 등극하게 된다.

이후 대부분의 화가들이 꿈꾸는 뮤지엄에서의 개인전도 성황리에 치르게 되고. 한국의 태광그룹에서 운영하는 세화 미술관 등의 세계 유명 뮤지엄에 작품들이 소장되게 된다.


"저보다 훨씬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아요. 커다란 캔버스 위에서 여기저기 움직이며 그림을 그릴 때면 황홀한 색감들이 저의 몸을 통해 표류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림을 그릴 때면 어릴 적 제 자신과 연결되도록 언제나 노력을 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어릴 적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던 기억이 있잖아요. 가능하다면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어릴 적 자신과 잠시 연결되어보았으면 좋겠어요." <Delaive 인터뷰 중>


이곳 도쿄에서는 그녀의 그림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아트 옥션의 단골 손님인데 다음에 그녀의 작품을 접할때면 나도 잠시 어린 나와의 접속을 시도해 보아야겠다.


짝짝짝~ 귀여운 길거리 화가의 성공에 박수를 보냅니다.






* 주요 뮤지엄의 개인전

KUNSTHAL Museum, Rotterdam, Netherlands (2011)

Danubiana Meulensteen Art Museum, Bratislava, Slovakia (2012)

Museum Jan van der Togt, Amsterdam, Netherlands (2019)


* 주요 컬렉션

Oketa Collection, by Shunji and Asako Oketa, Tokyo, Japan

Danubiana Meulensteen Art Museum, Bratislava, Slovak Republic

Voorlinden Museum, Wassenaar, The Netherlands

Gunma Museum of Art, Tatebayashi, Japan

Sehwa Museum of Art / Sehwa Art and Culture Foundation, Seoul, South Korea

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Karuizawa, Nagano Prefecture, Japan


# 참조 자료

nippon.com

philips.com

rokkaku.com

치바 현립미술관 홈체이지

Artnet news

Delaive gallery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 전시회> 쿠사마 야요이 그녀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