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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Jun 27. 2021

<도쿄 전시회> 쿠사마 야요이 그녀를 만나다

오타 파인아츠의 미녀 큐레이터들과 함께



뉴욕의 보태니컬 가든, 베를린의 Gropius Bau 뮤지엄, 뉴욕의 대표 갤러리 데이비드 즈위너(David Zwirner),  영국의 탑 갤러리 빅토리안 미로(Victoria Miro) 각 대륙을 대표하는 뮤지엄과 갤러리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개인전이 한창이다. 팬데믹 속에서 전 세계 3개의 대륙, 5곳의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 세상 유일한 화가, 쿠사마 야요이의 개인전이 이번 주 도쿄에서 오픈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지난 토요일 설레는 마음으로 오타 갤러리의 VIP Pre-view를 찾았다.


이번 전시에는 쿠사마 야요이가 2009년부터 그리기 시작한 'My Eternal Soul' 시리즈의 대형 원화 33점과 설치작품, CLOUD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원화 33점은 3년 전부터 이 전시회의 직전까지에 그려진 작품들로 쿠사마 야요이의 미공개 신작이다.

오타 파인 아츠 - 2021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 / 사진 - 美術手帖




오타 파인 아츠 - 2021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


형형색색의 찬란한 빛을 입은 화사한 이번 전시 작품들의 테마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려낸 죽음들은 결코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자신의 94년 생애를 더듬어보며 그렸다는 '나의 영원한 영혼, My Eternal Soul' 시리즈의 작품들 속에는 가장 유명한 호박과 인피니티를 비롯하여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소재들이 들어가 있는데 간혹 해학스러운 표정의 인물들과 자신의 젊을 적 모습들도 등장하여 보는 내내 옅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녀에게 죽음은 어둠으로 가는 길이 아닌 '영원한 영혼'으로 가는 새로운 삶으로의 탄생을 의미하는듯하다.


"우주는 탄생과 죽음을 반복한다. 이 순환은 내가 죽은 후에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나에게 그리기란 재능을 부여하고 예술의 세계로 불러들인 신께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나는 수천 장의 작품을 그려왔다. 하지만 내가 죽고 없어져도 세상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쿠사마 야요이>



이번 전시에는 회화 작품 외에 나르시스 가든처럼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설치 작품인 CLOUD도 선보였는데 총 99피스가 한 작품으로 3개의 에디션을 가진 작품이다. 무려 19억 원에 달하는 이 작품 중 2개의 작품은 뉴욕과 인도의 소장가에게로 떠났고 남은 한 세트의 작품이 이번 전에 선보였다.


솔직히 이 작품은 쿠사마 재단이나, 쿠사마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낸 콘셉트라고 생각해 큐레이터 E 상에게 물어보니 완전한 오판. 모든 작품의 하나하나의 콘셉트는 아직도 모두 쿠사마 야요이가 직접 창작한다고 한다. 하긴, 감히 누가 그녀의 예술 세계에 콘셉트며 아이디어를! (나만의 속세적인 생각에 잠시 반성을). 수십 명의 어시스턴트들을 거느리고 있는 다른 슈퍼스타 작가들에 비해 그녀의 작품이 더 찬란한 건 이런 이유에서라고 생각된다.




하늘이 아닌 땅에 떠다니는 구름에 내 모습을 비추어 본다. 그녀의 작품 속에 내가 등장하는 거 같아 기분 좋다.


94세의 거장은 'My Eternal Soul' 시리즈의 작품들에  엄청난 열정과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고 그리기에 몰두해 가로세로 194센티의 대작을 2~3일 만에 끝내고 탈진하여 쓰러지곤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를 위해 쓴 시에 이렇게 말한다. "나의 가슴속 깊은 곳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노력은 이제 끝이 났다." 그녀의 열정을 쏟아부은 마지막 작품들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찬란한 작품들 앞에서 숙연해진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비매품으로 판매를 하지 않지만 프리이빗 뷰잉 룸에는 판매를 위한 몇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E 상의 안내로 영광스럽게도 미공개 작품들까지 감상했다. 사진 촬영이 허락되지 않아 사진이 없는 게 아쉽다.



이날 VIP Preview에는 도쿄의 유명 컬렉터들과 기업인들이 다녀갔고 관람 예약이 되어있다고 한다. 우리가 관람 중일 때 수수한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는데 오타 직원들이 부동자세로 응대를 하여 누군가 했더니 일본 1위의 부동산 재벌이자 모리 미술관의 주인인 모리 여사 모녀란다. 생각보다 참 수수하시네.



사진 - 오타 파인 아츠



94세의 쿠사마 야요이에게 하루는 우리가 보내는 24시간의 하루보다 훨씬 더 빠른 시간일게다. 그녀에게 하루하루는 죽음으로 다가가는 큰 걸음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영원한 영혼'을 만들어냈고 그 속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행위인 그리기를 영원히 계속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우리는 그녀의 바람처럼 그녀의 그림들을 위에 아낌없는 눈물을 쏟아낼 것이다.


그녀와 함께한 영광스러운 하루다.



내가 쓴 글에 당신을 눈물을 흘려주세요  <쿠사마 야요이>


내가 죽으면,

살아생전 아름답게 그린 나의 무덤들, 나의 그림들을 바라보아 주세요.

생의 끝이라는 것

슬픔이 아무리 낮고 어둡다 해도

하늘의 태양은 눈부시게 빛을 발하리.

나의 심장의 깊은 곳에서의 노력은 이제 끝이 났다네.

이것이 나의 예술이라네.


私の死んだときに

生前美しくつくり上げてきた

わが墳墓をみてください

生涯の終わりとして

悲しみのどん底でも

空の太陽は輝いていたね

心いっぱいの努力を終えた

私の芸術よ

<草間彌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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