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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Jul 10. 2021

신주쿠를 품은 아티스트, 토모카즈 마츠야마

토모카즈 마츠야마 1편 - 공공 미술 프로젝트


일평균 이용객 36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역인 신주쿠역은 도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쿄의 상징이다. 주말과 성수기에는 제대로 걷기조차 힘든 이곳에 작년 8월 기념비적인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시행되어 신주쿠의 새로운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신주쿠역 JR 동쪽 출구 광장에 높이 7미터가 넘는 대형 조형물을 세우고 그 주변에 벽화를 그리고 벤치를 놓아 도심 속의 아름다운 아트 파크가 생겨났다. 작년 코로나가 극성일 때 설치된 탓에 신주쿠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접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신주쿠를 대표하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도쿄의 심장인 신주쿠의 한 복판에 영구 설치된 이 기념비적인 아트 파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그는 바로 지난 5월 뉴욕으로부터 금의환향하여 도쿄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스타 작가 토모카즈 마츠야마 (Tomokazu Matsuyama)이다.

일본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성공하여 일본 내로 알려진 그는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듯하다. 이 스타 작가에 관하여 알아보고 싶다면 그의 공공미술 실적을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대부분의 미술가들에게 공공 미술 프로젝트는 뮤지엄이나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이 소장되는 것과 더불어 작가 일생의 꿈이기 마련인데 40대 중반의 토모카즈 마츠야마는 이미 그 실적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게다가 그 실적들이 이번 신주쿠역 프로젝트처럼 죄다 굵직굵직하다.


이번 포스팅은 지난 5월 그의 일본 내 소속 갤러리인 도쿄의 코타루 누카가 갤러리 (Kotaru Nukaga Gallery Roppongi)에서의 개인전 Boom Bye Bye Pain에 이은 두 번째 포스팅으로

<1편- 공공미술>, < 2편 - 주요 전시와 작품 세계> 그리고 세속적이지만 가장 현실적인 <3편- 옥션 시장을 위주로 한 작품 가격>으로 나누어 총 3편을 연재할 예정이다.


1. 신주쿠 JR 동쪽 출구 광장 - 먼저 도쿄의 심장 신주쿠로 가보자





지난해 10월 늦은 오후 신주쿠역 동쪽 출구를 찾았다.

화려한 신주쿠 밤거리의 네온을 흠뻑 뒤집어쓴 하나오산 (Hanao- San, 작품 부제목)은 자신의 온몸으로 신주쿠를 품은 채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도도한 몸짓은 첫 만남에 잔뜩 부풀어 있던 나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거울처럼 깔끔하게 다듬어진 3개의 대형 스테인리스 판으로 이루어진 7미터 높이의 조형물은 그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꽃을 든 사람의 형상을 표현하고 있다. 큐비즘으로 해체되고 재조립된 꽃과 인간의 추상적인 모습은 공중을 떠다니는 반짝이는 미로를 연상시킨다. 그 주변으로 역시 꽃을 모티브로 한 반추상의 벽화를 바닥에 그리고 여럿의 벤치를 놓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여 신주쿠역 동쪽 출구를 상당히 공공미술적인 장소로 변화시켰다.

코로나가 사라지고 일본 관광이 가능해져 신주쿠를 찾는다면 신미新美를 찾아 이곳을 방문해 보기를 바란다.



2. 미국 뉴욕 - 그의 스튜디오가 있는 주요 활동 무대


사진 출처 - https://matzu.net


키스 헬링, 벵키시등 전설의 거리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려 '벽화의 성지'로 알려진  Houston Bowery Wall에도 그의 작품이 그려졌다. 뉴욕의 이 Houston Bowery Wall 은 세계 최대의 음악 미디어 브랜드인 빌보드 (Billboard)를 운영하고 있는 프로메테우스 글로벌 미디어 (Prometheus Global Media)의 소유로 2008년까지 자신들의 빌보드 광고를 위한 장소로 사용하다가 현재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유명 화가들을 선발하여 벽화를 그릴 수 있는 공공미술 장소를 제공하는 길거리 박물관이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에게는 가히 '꿈의 벽'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https://www.instagram.com/tomokazumatsuyama/




3. 새로운 아메리칸 미술의 중심지 - 로스앤젤레스


그는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뿐 아니라 미대륙 미술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캘리포니아 팝아트의 고장인 로스앤젤레스에도 진출하게 된다. 이곳에는 현재(2021년 7월) 설치작업이 진행 중인 LA Culver City의 조형물과 비버리 힐즈의 벽화가 유명하다.

사진 출처 - https://matzu.net


"공공미술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준 프로젝트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부자 마을 비버리 힐스, 이곳의 철도역 공사현장을 시(市)에서 공공 미술을 위한 공간으로 기획하여 토모카즈 마츠야마에게 벽화를 의뢰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들의 선택에 감사라도 하는 듯 멋들어진 벽화를 그려내어 지역 공동체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었고 각종 언론에도 소개되어 공사 기간 내내 수많은 사람들이 이 벽화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고 한다.

사진 출처-  https://www.instagram.com/tomokazumatsuyama/

이작품은 토모카즈 마츠야마의 첫 번째 추상화 벽화로 일본의 전통문화와 캘리포니아 컬처를 예쁘고 세련되게 섞어내었는데 일본의 종이 접기인 오리가미(折紙)로 행운을 기원할 때 선물하는 천 마리의 학을 형상화하고 그 위에 1980년대 캘리포니아를 상징하는 색채를 입혀 높이 6미터 가로 25미터의 대형 벽화를 지역 사회에 선물하였다.




현재(2021년 7월) 설치작업이 진행 중인 LA Culver City의 조형물




4. 대륙에서 대륙으로 - 중국 충칭시


미국에서 시작된 그의 인기는 중국 대륙으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

마술의 도시라 불리며 중국의 새로운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도시인 충칭시에 토모카즈 마츠야마는 그 도시의 규모에 걸맞은 대형 공공 미술 작품을 설치하였다.

사진 출처-  https://www.instagram.com/tomokazumatsuyama/


충칭시를 대표하는 대형건물들의 외벽에 설치된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약 124m의 높이에 가로의 길이가 무려 150m에 이르는 초대형 작품으로 충칭시의 롱 뮤지엄(Long Museum Chongqing)에서 올해 3월부터 두 달간 열린 토모카즈의 개인전 'Accountable Nature'의 서브 프로젝트로 설치된 디지털 엘이디 작품이다. 두 달간 불을 밝힌 작품명 'Why are we?'는 '마술의 도시 충칭을 가장 마술적인 밤'으로 장식하였다.

코로나로 많은 고생을 한 이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었기를 바란다.




5. 하버 시티 홍콩 - 동양의 관문 홍콩


사진 출처 - https://matzu.net



신주쿠 프로젝트의 5년 전인 2015년 동양의 관문인 홍콩에도 그의  조각품이 설치되었다.

2000년부터 시작된 홍콩 하버시티 공공미술 프로젝트(Harbour City Hong Kong Public sculpture Projects)의 초대 작가로 선정된 토모카즈 마츠야마는 현대미술의 슈퍼 스타인 쿠사마 야요이, KAWS 그리고 고무 오리로 유명한 플로렌타인 호프만 (Florentijn Hofman) 등과 함께 하버 시티 홍콩을 반짝이는 대형 조형물로 장식하였다.

6.5미터 높이의 이 작품에는 그의 창작 소재의 기본 모티브인 동양과 서양문화의 융합이 잘 표현되어 있는데. 말에 올라탄 채 하늘을 가리키는 힘찬 몸짓의 형상은 식민주의에 반대하고 이에 항거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가의 생각을 담았다고 한다.




6. 다시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 도쿄로 - 젊음의 거리 시부야


사진 출처-  https://www.instagram.com/tomokazumatsuyama/


사진 출처-  https://www.instagram.com/tomokazumatsuyama/



사진 - 도록 IN AND OUT

소니(SONY)에서 주최한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을 탄생시킨 미국의 만화가 Charles M. Schulz's를 기리기 위한 행사인 Peanuts Global Artist Collective에 초정되어 시부야 스크램블, 마크시티를 비롯한 시부야 곳곳에 그가 디자인한 평소와는 다른 귀여운 스누피들이 들어간 엘이디 작품들과 벽화가 전시되었다.




7. 일본인들의 심장 - 엄숙의 숲 메이지 진구


사진 출처 - https://matzu.net



신주쿠가 도쿄의 심장이라면 메이지 진구는 도쿄뿐 아니라 일본인들의 정신을 상징하는 곳이다. 소망을 기원하려 전국에서 몰려드는 일본인들의 발길로 1년 내내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인데. 이렇게 일본에서 가장 성스러운 장소의 하나로 여겨지는 메이지 진구에도 그의 작품이 엄숙하게 놓였다.


메이지진구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Meiji Jingu Forest Festival of Art"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 조형물은 '영혼의 구원'을 모티브로 하였는데 메이지진구라는 엄숙한 공간에 설치되었지만 사실 이 작품은 토모카즈의 재치와 유머가 깃들여진 '덜 엄숙한 작품'이다.

작품명은 미국의 유명 퀴즈쇼인 '행운의 바퀴' (Wheel of Fortune)에서 따왔는데 이 조형물의 기본적인 형상은 현대 물질문명을 상징하는 '자동차의 바퀴'와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길조와 영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사슴의 뿔'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숭고한 정신과 영혼의 구원, 간절한 소망들을 기원하며 사찰이나 신사를 찾는 현대인들이 실은 물질문명에 찌들고 지배당하고 있는 삶을 살고 있음을 풍자한 작품이다. 동시에 인류가 끊임없이 갈망하는 '선과 악을 초월한 절대적인 존재'는 무엇이며 과연 그것이 '인간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퀴즈쇼를 통해 재치있게 던지고 있다.


유명한 공공 미술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 공간을 유명한 관광지로 만들어 지역 사회와 그곳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공동체, 작가와 작품 그리고 이를 기획하는 단체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지나치게 자신만의 숭고한 예술가의 혼을 고집하는 예술가나 탁상행정, 지역이기주의가 개입되면 공공 미술의 역할을 담당할 수 없고 역할이 없는 실체는 공공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없다. 이런 면에서 내가 이곳에서 접한 그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훌륭한 공공 미술로 여겨진다. 논란 속에 설치와 철거가 반복되는 한국의 몇몇 공공 미술을 생각하면 부럽기까지 하다.


지난 5월 도쿄의 개인전에서 토모카즈 마츠야마를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행운이 주어졌는데 그는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이었다. 유창한 말솜씨와 적당히 세련된 외모, 반듯한 몸가짐에서 우러나는 넘치듯 말듯한 카리스마가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작품과 함께 그를 좋아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한마디로 멋진 작가다.


"나는 예술을 목적으로 삼고 싶다.

예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의 이미지들을 재구성하고 그 이미지들을 각기 다르게 시각화함으로써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이 작품을 거울처럼 반짝이게 만든 이유이다.

신주쿠라는 공동체의 공간과 그 주변, 즉 그곳의 다양한 가치의 재발견을 나의 작품 통해 만들고 싶어서였다."



이 글은 올해 발간된 그의 도록 'Tomokazu Matsuyama IN AND OUT'의 내용을 중심으로 美術手帖, 그리고 작가의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의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2편 - 토모카즈의 주요 전시와 작품세계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美術手帖 : 비쥬쯔 테쵸 (미술 수첩) - 일본 츠타야 서점에서 발행하는 미술 관련 잡지

https://bijutsutecho.com


✳︎ Tomokazu Matsuyama IN AND OUT 정보 : https://inandout.oil.bijutsutecho.com


✳︎ 토모카즈 마츠야마 공식 홈페이지 : https://matzu.net


✳︎ 토모카즈 마츠야마 공식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tomokazumatsuyama/?h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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