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는 바스러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쿠키 때문에 광고 시장이 망하지 않는다.
다만 광고 경험과 기득권이 바뀔 것이다. 어쩌면 모바일 앱조차.
First Party Data의 가치를 알고 활용하는 마케터와 플랫폼이란?
디지털 마케터는 고달프다. 웹사이트의 키워드 광고는 치열하고 비싸기 짝이 없고, 앱을 출시하자니 북적이는 앱스토어를 정면 돌파해 찾아낸 유저가 우리를 잊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 (물이라도 떠놓고 기도해야하나? Day2 리텐션 50%를 비나이다!) 앱의 과포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약 70% 사용자가 앱 설치 후 하루 내 이를 잊거나 삭제한다. 디지털 광고를 집행하는데 있어 신규 유저 유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기유입 또는 브랜드를 경험한 적이 있는 유저를 재관여시키는 것이다. 장바구니에 버리고 간 상품을 사도록 촉진하는 리인게이지먼트(Re-Engagement)나 리타겟팅(Retargeting) 광고가 그것이다. 리타겟팅은 우리 웹사이트에 방문한 사람을 외부의 사이트에서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에서 파생한 다이내믹 광고는 리테일처럼 수백만 개의 상품을 사람이 간과하는 미세한 지점까지 머신러닝 기반으로 개인화 광고를 제작하는 상품이다. 요약하자면, 다이내믹 광고는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속도와 데이터 기반의 기능성을 겸비한 개인화 광고이다.
보편적 애드테크(2): 전 세계가 하나의 쿠키를 쓴다면
지난 두 편의 이야기에서 25년 넘게 사용하던 쿠키가 저물어가는 시대를 다뤘다. 언급했듯 이는 "쿠키 아포칼립스"라든가 미래 Open Internet이나 디지털 광고의 미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구글의 발표 이후 리타겟팅으로 명성을 날리던 크리테오의 주식이 떨어지긴 했지만, 쿠키 시리즈의 마지막에서는 "쿠키 아포칼립스"의 루머에 매듭을 지으려 한다.
1. 모든 쿠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광고주, 리테일러, 미디어는 사용자의 행태를 파악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퍼스트 파티 쿠키(First-Party Cookie)를 여전히 사용할 것이다. 현대의 웹사이트는 여러 데이터 소스에서 조합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날씨, 위치, 사용자의 행동 등 서드 파티 데이터와 연동해 맞춤형 상품이나 뉴스를 제공하던 서비스나, 페이스북, 구글, 네이버 로그인 등 SSO(Single-Sign-On) 기능이 불가능한 예상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광고산업에서는 광고 채널별 ROI(Return on Investment)나 기여도를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마케팅의 개척자로 불리는 미국의 상인 John Wanamaker의 말을 빌리자면 “광고에 쓴 돈의 반은 낭비다. 문제는 어떤 광고에 낭비한 건지도 모르겠다." (어떤 광고가 잘 된건지 트래킹을 할 수가 없다!)
2. 오픈 인터넷은 완벽하지 않지만 더 안전하다.
The Open Internet (OI) , 오픈 인터넷이란 월드와이드 웹(WWW)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가 금전적 편익의 의도가 없이 모든 정보를 평등하고 자유롭게 공유하는 공간(Net)을 뜻한다. 인터넷에서 개인 식별 가능 정보를 PII(Personally Identifiable Information), 개인 식별 불가능 정보를 NPII(Non-Personally Identifiable Information)라고 한다. 오픈 인터넷에서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서드 파티 쿠키는 PII를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데 반해, 페이스북과 같은 폐쇄형 공간 (Walled Garden)에서만 개인의 취향, 정보, 친구 목록과 정치적 성향이 정보 활용이 가능하다. 결국 서드파티쿠키가 제한되어도 Walled Garden을 생각하면 불완전한 해결책이겠지만, IT 공룡이 쥔 데이터 헤게모니를 흔들수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을 환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3. 오픈 인터넷은 투명성과 공정한 광고 산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누리는 인터넷 서비스의 대부분은 무료다. 광고주가 이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서드 파티 쿠키 사용을 기본으로 차단한 사파리 브라우저의 퍼블리셔 수익은 이미 크롬의 절반이라고 한다. 로그인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즉 적절한 데이터 확보가 어려운 퍼블리셔는 광고 수익이 크게 줄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많은 무료 서비스가 살아남기 위해 구독 기반의 과금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고, 이는 전 세계의 한정된 이들에게만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오픈 인터넷의 취지를 위배하는 셈이다. 광고주는 사용자 데이터가 확보된 페이스북 같은 Walled Garden에 광고비를 더 많이 사용할 것이고, 이러한 광고 지면을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높은 가격으로 대형 광고주가 독식할 수도 있다. 크리테오의 CTO가 쓴 글에 의하면 직접 연동한 수많은 광고주와 퍼블리셔가 공급하는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통해 당장 데이터가 없는 광고주에게도 쿠키와 PII 없이도 매칭이 가능한 정보로 이를 극복하겠다고 한다.(크리테오에서는 이를 Shopper Graph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2편에서 언급한 모두가 공유하는 공동의 식별값, Unified ID(또는 Universal ID)의 시대가 온다면 정보의 불균형으로 시장을 주도했던 회사보다 틈새 영역에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하는 라이징 애드 테크 스타가 탄생할 기회일 수 있다.
그리고 모바일 광고 ID(Advertising ID)도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구글이나 애플도 예외 없이 서드파티 쿠키를 없애기로 했고, 앱 생태계 또한 이 필연적인 사건을 주목해야 한다. Facebook CFO Dave Wehner도 모바일 운영 체제와 브라우저의 변화로 페이스북 제품도 달라질 것이라 했다. 애플이나 구글은 수년 내 다가올 광고 타겟팅 역풍의 주역이다. 애플은 2012년에 UDID(Unique Device Identifier)를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로 변경했고, 구글도 2013년에 안드로이드 ADID를 Unique Android ID로 변경했다. 이러한 광고 ID 조차 의도한 것만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수많은 앱 또는 애드테크 회사들이 광고 사기(Fraud) 같은 팔푼이 짓을 하면, 사람들이 침을 뱉는 쪽은 되려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기 때문이다. (젠장 앱에서 광고 좀 그만 뜨게 해주세요!) IDFA조차 사라지리라 예측하는 이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없다. 앱 생태계를 구성하는 앱 개발자가 먹고살려면 이러한 광고 ID를 활용한 앱 수익화(무료앱을 쓰다 보면 광고가 뜨는 그것이다.)를 무시할 순 없기에, 구글이나 애플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기만을 바래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라는 얘기는 아니다.
애플의 행보
2018년 5월 애플은 SKAdNetwork라는 iOS 11.3에 실린 API를 공개한 적이 있다. 물론 그 어느 누구도 쓰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이는 Appsflyer, Adjust, Singular, Branch, Kochava, Adbrix, Airbridge 같은 MMP(Mobile Measurement Partner or Attribution Vender) 없이 앱스토어가 직접 광고 기여도를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기사 링크) 쉽게 말하자면, 당신이 어디서 광고를 보았건 간에 앱스토어가 "이 인스톨은 어디 광고를 보고 온 거야."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매체를 사용할 때 이를 중재하여 "이 광고는 이 매체에서 클릭한 거야!"라고 심판을 봐주는 MMP가 존재했고, 모바일 앱 광고 시장에서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상상력을 더하자면-
이런 광고 ID조차 사라지는 Post-IDFA(애플의 광고 ID)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는 핑거프린팅 같은 다른 트래킹 수단의 고도화가 있다. (핑거프린팅은 유저의 IP, 디바이스, 브라우저 정보 등을 활용해 유저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100% 정확할 수 없다.) 애플이 무언가를 할 때는 대개 의도가 있기 마련이므로(항상 성공한다고는 안 했다), 현재 휴면 중인 기술일지라도 미래에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애플의 광고 기여도 측정이 활성화되면 광고주는 MMP에서만큼 "A유저가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보고 구글 광고를 클릭해서 3일 뒤에 설치했어."와 같은 세세한 정보는 알 수 없을 것이다. 동시에 광고 사기가 판치는 앱 마케팅 시장에서 Apple API에서 오는 Fraud-Free 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수신할 것이다. 엔터프라이즈급 기업에게는 MMP 사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구글 광고를 추적하기 위해 구글 애널리틱스의 트래킹 태그인 ‘UTM Soure’를 여기저기 찍어대던 것처럼, 앱 개발자와 앱 내 광고를 추적하기 위해 제삼자가 있던 간극을 메꾸는 것이 애플이 원하는 바일까? 낙관론자는 iOS 생태계 내 밴더 별로 부여되는 IDFV(Identifier For Vendor)가 사용될 것이라고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어떤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이는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방향이라는 점이다.
구글 플레이에 사용자 위치 정보를 획득하는 앱을 등록하려면 이에 대한 합당한 이유(위치 기반 서비스라거나) 뿐 아니라 즉시 유저에게 해당 권한을 요청해야 하는 캘리포니아 소비자 프라이버시 법안이 시행됐다. 앱 개발자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수록 광고 수익 또한 쏠쏠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에 있는 슈퍼마켓은 위치를 모르는 사용자보다 캘리포니아에 있다는 위치 정보를 전송하는 사용자의 광고 지면을 더 비싸게 사려 할 것이다.
남은 이야기: 퍼포먼스 마케터는?
데이터 보안과 성과 중심의 마케팅을 설계해는 담당자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여러 번 언급했듯 퍼스트 파티 데이터(First Party Data)가 중요하다. 근미래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광고를 보고 온 유저의 성과를 분석하는 멀티 터치 애트리뷰션(Multi-touch attribution)이 어려워질 수 있다. 때문에 모든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가 사용하는 개인 미식별 값인 Unified ID을 사용한다면 모바일, 웹, 셋톱박스, 심지어 오프라인까지 모든 접접을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디지털에 치중했던 광고 추적 기술이 마케팅 믹스의 전반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파편화된 서드파티 데이터보다는 1st party data 사용한 확장이 용이한 구글, 페이스북, 100% RTB 기반의 DSP와 같은 Walled Garden+Open Internet Partner를 사용해야 한다. 마케터는 MMP가 수집하는 채널별, 광고소재별, 광고 지면별 반응, 설치, 가입, 조회, 구매별 퍼널 데이터를 광고ID 기준 first-party data로 잘 수집해야한다. 그리고 이를 세그먼트별로 잘 구분하여 보유한 CRM 데이터와 꿰어두어야 한다. (웹과 모바일 앱에서 각각 로그인을 해두고 웹에서 브라우징을 하다가 출근길에 모바일로 물건을 구매한 사람을 상상해보자. 이 사람이 물건을 사지 않았다고 인식해 웹에서 다시 리타겟팅 광고를 보여주는 것은 낭비다.) 그리고 데이터 유출이라는 이슈에 겁먹어 무조건 쌓아두지 말고, 정보의 활용 범위를 정확히 파악해 이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트레이닝에 활용해 잠재 유저를 발견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업해야 한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같은 Walled Garden과 대형 DSP, 많은 디지털 퍼블리셔를 보유한 미디어 기업의 주식은 오를까? 향후 다뤄보겠다.)
Source
1) REMERGE, Link, 4 Top Tips to Help You Master Dynamic Product Ads
2) Liftoff, Link, What Makes a Mobile Ad Dynamic?
3) Liftoff, Link, Dynamic Mobile Advertising: Fast & Furious
4) Ad Exchanger, Link, Mobile Device IDs Will Be The Next Ad Tracker To Bite The Dust
5) Marketing Land, Link, Beyond the cookie: What’s next for attribution?
6) Digiday, Link, With third-party cookies on the way out, shared IDs face an existential crisis
7) ADWEEK, Link, Privacy Changes Are Making Mobile Advertising More Complicated
8) Criteo, Link, It’s the end of the third-party cookie world (and we feel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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