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그리 높지 않았다.
사실은 1층 맨 앞자리 십자가 앞으로 가본 적이 있었다. 맨 앞줄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노래를 읊조렸는데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이 심해진 뒤로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무 십자가였다. 예수의 형상은 없었지만 가시면류관이 달린 그것이었다. 그 면류관 아래에서 가슴을 움켜쥔 날을 곱씹으며 신을 가까이 만나려면 십자가 가까이 가야 하는 것일지 아니면 한 뼘이라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할지 생각했다.
2층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동안 수많은 환영의 미소들이 그녀를 맞이했다. 속죄 하러 가는 길. 이토록 따사로운 눈빛들이 과연 어울리는 것일까. 정답을 찾지 못한 채 이 계단을 오르길 몇 년이 지났다.
2층은 아래가 잘 보이는 경사로 되어있다. 오래되어 삐걱대는 긴 의자들이 층층이 정갈하게 놓여있고 그녀는 그중에서도 맨 뒤에 앉았다. 이제 그녀는 예배당에서 가장 높은 곳에 앉으며 천장을 올려다본다.
언제 지어진지 모를 그저 오래된 곳이다. 어딘가 곰팡이가 피었을 것이다. 익숙해지지 않는 곰팡이 냄새를 맡으며 그녀는 예배당의 가장 높은 곳에서 지옥을 떠올렸다.
그래 어쩌면 이런 게 지옥일지 모르겠다. 활활 타오르는 불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그곳은 습하고 어딘가 축축한 방석이 하나 놓여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도하겠지. 그곳이 지옥인지 모른 채.
만약 한줄기 빛이라도 비친다면, 이 눅눅함을 없애줄 수 있다면 마음만 부여잡고 차마 통곡하지 못하는 가여운 인간은 숨이라도 쉴 수 있을까.
"울게 하소서. 해가 넘어가는 그때 창문 사이로 빛이 온다면 나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