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소, 인간의 욕구 5단계, SAPS 프레임워크로 본 게이미피케이션
요즘 포인트, 주식, 쿠폰, 할인 등 고객에게 주어진 미션을 달성했을 때 금전적인 보상을 주는 이벤트나 서비스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때 미션은 주로 게임 요소가 가미된 행동들이 주를 이루곤 하는데요, 이를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합니다. 고객의 특정 행동(회사에 이득이 되는)을 유도하여 궁극적으로는 매출과 고객을 확보함에 있어 단기적으로는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하지만 금전적인 보상이 주가 되는 경우 장기적인 효과는 확신할 수 없는데요, 그 이유는 체리피커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피와 살을 내주며 효과를 봐야 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설계할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의 개념과 사례를 살펴보고, 설계 시 고려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본좌로 불리는 게이브 지커맨과 크리스토퍼 커닝햄에 따르면 "게임적인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사용자를 몰입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게이미피케이션의 과정이 더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바로 5가지 핵심요소, 매슬로우 욕구 5단계, SAPS 프레임워크입니다.
도전
사용자를 게임에 참여시키기 위해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 달성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합니다.(미션, 과제 등)
경쟁
사용자들 간의 경쟁 관계를 형성시킵니다. 랭킹, 리더보드 등을 제공하여 자신과 경쟁자와의 상태를 비교하고 경쟁심을 유발합니다.
성취
도전하고 있는 사용자에게 실시간 진행 현황을 보여주거나 이미 획득한, 앞으로 획득할 보상에 대한 안내를 제공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보상
도전을 완료하여 목표에 달성한 사용자에게 배지, 포인트, 권한, 아이템 등의 보상을 줌으로써 또 다른 도전을 유발합니다.
관계
혼자 하는 것보다 타인과 함께 하는 게임이 더 재밌는 것처럼, 공유하기나 친구 초대와 같은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의 유입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 동기 부여를 시키고, 목표 달성까지 더 깊게 몰입시키는 데에는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중 상위 세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 '존경의 욕구', '사회적 욕구' 충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용자는 타인과의 경쟁, 교류 속에서 목표를 달성하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본능적인 욕구를 따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게이브 지커맨과 크리스토퍼 커닝햄은 사용자의 동기유발 요인으로 보상의 우선순위인 SAPS 프레임워크 이론을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받는 금전적인 보상도 중요하지만 레벨, 랭킹 등의 지위를 부여하여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타인과 경쟁하도록 하는 것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Status(지위)
레벨, 랭킹, 배지 등 남들과 비교했을 때 우월함을 느낄 수 있고, 대우받고 있음을 인지하게끔 제공하는 보상 요소입니다.
Access(접근권한)
일반적인 경우 접근할 수 없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느끼게끔 제공하는 요소입니다.
Power(권력)
경쟁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나 권력을 부여함으로써 게임 내 경쟁력을 제공하는 요소입니다.
Stuff(상품)
포인트, 현금성 보상 등을 주는 것으로 당장은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
.
.
즉, 게이미피케이션은 타인과 함께하는 사회 속에서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장치들로 하여금 경험을 먼저 제공하고, 보상을 쟁취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다섯 가지의 핵심요소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설계해야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앱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그중 매력적으로 느꼈던 사례 몇 개를 살펴보며, 어떤 핵심요소를 활용했고 SAPS 프레임워크 중 어떤 보상을 동기유발 요인으로 설계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제 관심 분야가 금융이다 보니, 핀테크 앱 위주의 소개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핵심요소
도전 : 모임 통장을 개설한 후 도전 기간 동안 정해진 시간에 맞춰 기상해야 합니다. 규칙을 어길 시 벌금을 내고, 이 벌금은 가장 출석을 많이 한 사람이 가져가는 구조로 미션 달성에 대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성취 : 참여자들의 출석 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벌금 납부 알림을 통해 미션 진행 과정에서 타인과 비교되는 자신의 달성 현황을 인지하게끔 함으로써 성취감을 제공합니다.
보상 : 모인 벌금을 승자가 가져가게 함과 동시에 모임 통장에는 2% 금리 혜택 보상을 제공합니다.
경쟁 : 참여자 간 출석 및 벌금 납부 현황이 공유되고, 모이는 상금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러운 경쟁을 통한 몰입을 유도합니다.
관계 : 참여할 사용자에게 초대장을 보낸 다음 타인과 함께 하면서 재미를 높일 수 있고, 공유하기 기능을 통해 목표 달성 후 신규 고객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SAPS 프레임워크
Status : 우승자는 도전이 끝난 후 공개되는 상금 수령자와 수령 금액을 통해 남들과 비교했을 때 차별된 대우를 경험하여 높은 서비스 만족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Stuff : Status 요인과 함께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우승을 하지 못한 사용자에게 또 다른 챌린지에 대한 동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핵심요소
도전 : 26일간 매일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미션을 제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미션 달성에 대한 동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저금을 유도합니다.
성취 : 매일 납입할 때마다 카카오 캐릭터 스탬프를 남기는 Progress bar를 통해 미션 수행 현황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게끔 하여 성취감을 제공합니다.
보상 : 매일 저금에 성공 시 260원 지급이라는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합니다.
경쟁 : 내 저금 현황이 타인과 공유되지는 않는 점에서 스스로 저금을 해나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만약, 도전에 성공했을 경우 결과가 타인에게도 보인다면, 더 몰입이 되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계 : 경쟁 요소와 마찬가지 이유로 타인에게 서비스 공유가 가능하다면 진행 중 재미 요소를 더 높이고, 목표 달성 후 다른 사용자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거예요. AARRR 이론의 Referral 지표와 연관성이 높습니다.
SAPS 프레임워크
Stuff : 대부분의 핀테크 앱에서 활용하는 요인으로 260원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다만, 저금이 끝난 후 사용자의 리텐션은 보장할 수 없으며 주거래은행이 아닌 경우 체리피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핵심요소
도전 : 거래 후 발생하는 매너온도와 다양한 미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배지를 통해 사용자에게 미션 달성 동기를 부여합니다.
성취 : 매너온도, 재거래희망률, 배지 획득 현황 등을 보여줌으로써 사용자에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보상 : 매너온도가 높은 사용자는 같은 매물 조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보상이 주어집니다. 또한, 활동 배지를 모으고 대표 배지로 설정하며 타인에게 보이는 보상을 제공합니다.
경쟁 : 배지 달성자의 비율이나 첫 온도 대비 현재 온도 등을 보여주고, 다양한 사용자 후기 데이터를 통해 타인과 경쟁하며 더 높은 지위 획득에 대한 서비스 몰입도를 높입니다.
관계 : 지역 기반 커뮤니티답게 주변 사람들과의 접점이 많습니다. 거래 채팅, 평가, 커뮤니티 등의 요소를 통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SAPS 프레임워크
Status : 매너온도가 100에 가까울수록, 활동 배지가 많을수록 더 소수의 집단에 분포되는 구조로 사용자는 지위를 얻기 위해 몰입하게 됩니다.
Stuff : 얻은 지위를 통해 사용자 간 신뢰도를 인증할 수 있고, 인증된 신뢰를 바탕으로 더 수월한 거래를 통해 보상을 스스로 창출할 수 있습니다.
.
.
.
이 밖에도 정말 많은 게이미피케이션들이 존재하지만, 특히 위 사례들은 난이도, 소요 시간, 보상 등 여러 부분에 있어 적절하게 설계하여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였고 목표가 달성된 후에도 리텐션이나 체류 시간이 저하되지 않는 지속 가능한 게이미피케이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들처럼 재밌고 지속 가능한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해 주의해야 할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서비스의 본질을 제쳐두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게이미피케이션은 고객의 서비스 몰입과 지속적인 사용 유도를 위해 고객의 동기유발 요인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창출보다 재미와 진한 경험을 선사하는 데 더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글의 첫 부분에서 했던 내용으로 금전적인 보상은 당장의 효과는 확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리피커를 피할 수는 없겠죠. 따라서 우리는 사용자가 체리피커이든 아니든 그들의 사회 속에서 경쟁하며 보상을 위해 능동적으로 서비스를 경험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지위, 순위, 권력을 제공한다면 매슬로 욕구 상위 세 단계에 따라 가능할 것이며,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랭킹이나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난이도가 올라가는 형태의 경험을 할 때 가장 높은 몰입감을 보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너무 어렵거나 쉽게 만들어도 안되며 성취와 보상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난이도 차이의 갭이 너무 커서도 안됩니다.
무분별한 게이미피케이션의 적용은 오히려 브랜드의 가치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어 고객의 요구와 가치에 부합하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고객은 게임을 하러 온 게 아닌, 게임하듯 쉽고 재밌게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상보다는 고객에게 게이미피케이션이 주는 재미를 통해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경우가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하여 즉시 가치 또는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데, 이보다는 고객에게 게이미피케이션의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본질은 기존에 재미없거나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들을 게임처럼 재밌고 매력적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임을 잊어선 안됩니다.
.
.
.
너무 쉽게 금전적인 보상을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게이미피케이션이 난무하는 서비스들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가 만든 게이미피케이션 사회 속에서 사용자들이 능동으로 생태계를 이루어 나가게끔 설계해 도전과 달성, 이에 따른 보상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