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짧은 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seo Sep 26. 2018

앤트맨과 와스프 - 재닛 밴 다인 구하기

Ant-Man and the Wasp, 2018


'앤트맨' 시리즈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웅장한 영웅 서사가 아니다.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앤트맨 자신처럼 영웅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아무렇지 않게 유머와 공감의 화법을 구사한다. 앤트맨의 액션은 쾌감보다는 웃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여러모로 부족한 아버지가 말 그대로 영웅으로 거듭나는 성장담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집중한다. 전작이 그러했듯 이번 속편 역시 철저하게 가족 코미디를 표방한다.

'앤트맨과 와스프'은 약점이 훤히 드러나 있는 영화다. 빌런은 존재감이 부족하고, 갈등은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으며, 히어로는 내내 엉뚱한 곳에 힘을 쏟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앤트맨은 원래 주된 갈등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는 캐릭터다. 스콧 랭은 악당의 거대 음모나 야욕과는 상관없이, 그저 좋은 아빠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행크 핌의 과거사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말이다. 다만 이미 전편에서 가족을 되찾았기에 이야기에 동력이 부족할 뿐이다. (재닛 밴 다인의 귀환을 가족의 재결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련의 소동, 빌런 고스트의 사연, 시빌 워 이후 가택연금된 스콧의 이야기가 서로 잘 붙지 않는 점도 영화의 초점이 흐릿하다는 인상을 준다. 

결국 '앤트맨 앤 와스프'에 남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1대 와스프인 재닛 밴 다인 구출기가 된다. 여기에 집중하면 영화의 부족한 부분들을 좀 이해할 수 있다.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이 영화의 가치나 위치를 이 정도로 볼 수 있다. '앤트맨' 시리즈로 보면 와스프를 더해 액션의 잔망스러움을 극대화한 속편이고, MCU로 보면 우주까지 아우르는 세계관에 양자 영역을 더해 공고히 하는 소품 역할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철비 (2017) - 남쪽 아버지와 북쪽 아버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