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자.
Shall we run?
Shall we run?
1996년 영화 '쉘 위 댄스'는 성실한 샐러리맨이었던 주인공(야쿠쇼 코지)이 무기력증에 빠져 힘들어하다가 우연히 사교댄스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중년의 일탈을 불륜이 아니라 댄스라는 소재로 재미있게 스토리를 풀어가면서 많은 중년 남성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영화이다.
댄스 강사가 미모의 여인이라 뭔가 로맨스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로맨스가 없던 것이 반전이었고 주인공보다 타케나카 나오토가 열연한 가발 쓴 아저씨가 더 기억에 남는 독특한 영화였다.
갑자기 궁금해져 중년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마흔 살 안팎의 나이. 청년과 노년의 중간, 사람의 일생에서 중기' 등으로 나와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마흔 살을 '불혹'이라 했지만 사실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는 얘기이다.
'불혹'이 아니라 오히려 '유혹'이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한 시대가 되었다.
공자가 활약하던 시기(B.C.551~B.C.479)의 평균 수명은 모르겠지만 조선시대에 60살만 살아도 많이 살았다고 축하연을 할 정도였으니 마흔 살 정도면 아마 나이가 상당히 많은 편에 속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불혹이냐 유혹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20년 정도를 일만 하며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해온 4050 세대들에게 본인만의 시간이나 스트레스 해소법, 건전한 탈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물론 육아도 포함이다.
건강에도 좋고, 생산적이고 건전한 탈출구가 없으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밤마다 술을 때려먹고 공기도 안 좋은 지하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당장은 재미있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특히 건강 측면에서 그리 좋은 솔루션은 아닐 수 있다.
오늘도 많은 중년들이 길에서 헤매고 있다.
집에 가면 회사에 가고 싶고, 회사에 가면 집에 가고 싶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둘 다 가기 싫어 길에서 표류한다.
좋은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즐겁지만 현실적으로 자주 보기 어렵고
업무상 어쩔 수 없는 술자리는 어렵고 눈치 보이고 지치고 공허하다.
쉘 위 댄스의 주인공처럼 무기력증, 우울증에 빠져 있는 분들도 많이 있다.
다행히 골프, 등산, 헬스, 러닝, 테니스, 바이크, 게임 등 개인의 상황과 기호에 따라 적절한 방법으로 취미생활을 즐기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탈출구라고 생각했던 취미가 본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되거나, 살림남의 홍성흔처럼 본인은 즐거우나 가족들에게 불편함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골프가 유일한 취미인데 골프 스코어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받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정말로 힐링이 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심지어 가족들까지 응원하고 좋아해 줄 수 있는 그런 취미, 시간, 해우소, 힐링, 탈출구가 필요하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다.
한 집안의 가장, 누구의 아빠, 누구의 엄마, 어떤 회사 직급, 직책 이런 것들을 내려놓고
쉘 위 댄스의 카피처럼 다시 한번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지금은 꼰대 소리를 듣는 4050도 한때 X세대였다.
X세대여 집이든 회사에서든 주눅 들지 말자. 이제는 길에서 표류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자.
혹시 인생 전반전에 원했던 스코어가 나오지 못했더라도 우리에겐 아직 후반전이 남아있다.
우리는 열심히 살았고 충분히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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