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어렵지...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공무상 요양 연장 재심 청구

KakaoTalk_20220327_201109665.jpg 도서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중에서


불승인되었던 공무상 요양 연장의 재심을 청구하려고 한다. 6개월 월급 받고 경력 인정받고 쉬었으니 이만하면 됐다고 넘어가려고 했다. 근데 며칠 전 문자메시지로 온 성과상여금 등급을 확인하고 재심을 청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다시 억울했다.


그래... 나는 억울했었지...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났다.

요양 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내 억울함은 풀어주고 싶었다. 마음은 먹었는데 나는 늘 착수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써야 되는데 어떻게든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시간을 견뎌야 한다. 써야 된다고 다그치지 않고 일단 한 번 앉아서 써보자고 나를 다독인다.


도움이 될만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도움이 될 만한 문장은 블로그에 정리했다. 일단 여기까지 하고 나니 정말 쓸 수 있을 것 같다. 쓰고 고치고 다시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괜찮다. 시작했으니 완성될 거다.


처음 공무상 요양 신청을 했을 때가 떠오른다. 늦여름, 그렇게 덥지도 않은 날에 나는 땀을 비 오듯이 흘렸다. 눈물이 흐르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일주일을 노트북 앞에서 씨름했다. 커피를 물처럼 마셨다. 꼭 학교에서 일하는 내 모습 같았다.


다시 그 시간을 마주해야 한다니... 두렵다.

그래도 90일의 요양 기간을 인정받은 후라 여유가 생겼다. 어떻게 써야 공무원연금공단을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당위를 주장할까, 근거를 제시해야 되는데 근거가 빈약하다. 내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적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90일의 요양 기간에도 나는 좋아지지 않았다고 여전히 힘들다고 쓰자니 거짓말인 것 같다. 현재 나는 괜찮다. 학교에 가지 않으니까. 다시 돌아가도 나는 그대로일 것이다고 말하자니 내가 무능해 보인다.


누군가에게 나의 고통을 증명하는 일이 이토록 어렵다니... 그게 국가나 거대한 집단일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겠지... 그러니 다시는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를 잘 돌봐야겠다.


작가 은유가 '아무런 사건도 생기지 않은 무탈한 일상이 행복은 아니었다'라고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금, 나는 행복하다. 제발 나에게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