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177일 차

2026. 2. 9.(월)

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라면을 먹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와 '라면을 먹었다' 중 첫 문장을 어떤 것으로 할지 고민했다. 나에게는 라면을 먹은 기쁨이 우선이다. 엄청 맛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지 않았다. 내가 아는 맛이라 그렇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제 남편의 말 때문에 화가 나 있다. 남편은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가 하지 않으면 끊임없이 권유한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으면 윽박지른다. 나는 그런 모습을 싫어해서 더 그 의견에 따라주지 않는다.


시어머니를 보는 것 같았다. 시어머니집에 남편과 함께 있으면 시어머니가 두 명인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목소리가 크고 큰소리로 화를 내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시어머니가 떠올라서 거부감을 느낀다. 직장에서도 큰소리를 내는 사람을 싫어했다. 남편이 좋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나도 좋다고 생각한다. 당장 내키지 않아 그것을 거절했다. 내가 때가 되면 할 거라고 마음먹고 있었다. 나에게는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고 하기 싫은 것 하나쯤은 하지 않고 살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매번 열심히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다.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크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보기 싫은 사람은 안 보고 싶고 하기 싫은 것은 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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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이 15살,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내면의 아이도 잘 키워내는 것이 목표인 여자사람, 2년간 칠레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파라과이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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