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앳된 10대 소년이 저를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스크린' 잡지를 품에 안고 살던, 영화를 사랑했던 고3 시절의 저입니다.
이 소년은 몰랐을 겁니다.
밤마다 ‘이제 그만 자야지”라며, 격려해주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떠나시리라는 것을.
꿈꾸던 영화 대신,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해야 했던 그 무력감을.
방송국 PD를 향해 달려가던 발걸음이 IMF라는 벽 앞에서 멈춰 서야 했던 순간을,
운 좋게 떠난 폴란드 대우자동차 해외 인턴 생활과 이어진 본사의 워크아웃까지.
영화판 대신 비즈니스 현장에서 치열하게 '생존'을 배우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겠지요.
그렇게 숨 가쁘게, 때론 넘어지며, 때론 일어서며 달려온 시간들이
한 겹 한 겹 쌓여 지금의 제가 된 거 같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합니다.
지금 제 곁엔 사진 속 그 소년만 한 아들이 있습니다.
2026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 하윤이를 볼 때면, 가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빠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굴곡을 만나게 되겠죠.
이 아이의 머릿속도 그때의 저처럼 꿈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을까요?
그래도 하윤이가 완주하겠다는 의지로 10km, 20km를 달려내듯이,
인생의 긴 여정도 묵묵히 달려낼 거라 저는 믿습니다.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이 아이는 조금 덜 겪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잔소리꾼' 아버지 대신 '건강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그때 제가 간절히 바랐던, 묵묵히 지켜봐 주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말이죠.
곧 2026년이라는 새로운 챕터가 열립니다.
인생이라는 영화의 다음 장면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이 증명하듯,
결국 우리는 각자의 해피엔딩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올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다가오는 새해에는 평안과 성취가 함께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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