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스토리 07] 동료가 되어주세요.

소셜 마더링 스타트업 프리그 성장 이야기


스티브와 준은 삼성전자에서 인사담당자였어요. 면접을 보게 되면 삼성에 들어오고 싶다고 다들 손들고 들어옵니다. 창업 한 지금, 스타트업 프리그에 들어오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수많은 중소기업 중에 하나일 뿐일 수도 있고 미래가 보장되어있거나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할 수 있는 곳도 아니기 때문이죠. '준'은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1.6년간 인사 업무를 도와주며 스타트업에 관련된 인류학 박사논문을 썼습니다. 연구 중에서 '준'은 딱딱해 보이는 대기업보다 자유롭고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좋아 스타트업에 함께하는 동료들도 드물게만 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구직자보다는 구인하려는 스타트업 프리그가 고개를 숙이게 되어 있습니다. '어서 오셨으면 좋겠어요'입니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에서 채용 페이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구직자들이 유니콘 기업이나 이름값이 있는 스타트업에 채용사이트를 제외하고 굳이 성장하고 초기 걸음마를 띈 스타트업의 채용페이지를 들어올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주당 단가가 만만치 않은 유명 구직사이트의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 광고료를 지불해서 회사의 구직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합니다. 효과는 의문입니다. 혹은 스타트업의 채용 시장에서 현실적인 매력도를 알고 있는 스타트업 CEO는 헤드헌팅을 고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헤드헌팅은 주요 회사의 경력자들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특별한 목적과 의지가 없다면 지원할 필요가 없습니다. 헤드헌터들도 스타트업에 인력 추천 요청을 받기는 하지만 스타트업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지인' 추천을 통해서 입사를 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IT 개발이 스타트업의 업종에 주를 이루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구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CFO 곧, 재무책임자가 각광을 받았었습니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회사의 형태나 자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겠죠. 그런데 요즘은 CHO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 함께할 동료를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기업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의미겠지만 기업은 건물도 아니고 재무제표도 아니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사 업무를 직장 생활의 주요 직무로 하다 보니 스티브는 스타트업에 초기 사람을 뽑고 조직을 설계하는데 전문성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수십 건의 이력서를 확인해서, 프리그에 지원해달라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프리그의 비전을 소개하고, 성장성과 시장성이 있으며,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스티브의 전문성과 회사에 동료를 뽑겠다는 의지로 프리그는 개발자 면접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력자들의 높은 연봉을 감안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신입사원이나 초기 경력자들을 위주로 입사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사람 한 명을 공동체에 들인다는 것은 상당히 두근거리며 두려운 일입니다. 몇 년을 함께할 수 있을지, 또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을지는 알 수 없으나 서로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공들여서 같은 공간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인연인지 모릅니다. '준'은 인사담당자였을 때 사람을 숫자나 명수로 판단하는 게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그래서 인사관리, 조직 설계보다는 오랫동안 교육담당자로 일을 했고, 교육이 그나마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스타트업의 동료가 되는 것은 대기업의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와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몇 번의 면접을 거쳐서 개발자 한 멤버가 들어왔습니다. 프리그 스타트업의 첫 멤버가 들어왔고 코로나로 주로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지만 스티브와 준은 멤버에게 조촐한 환영식을 했습니다.


마왕 족발과 소주와 맥주를 사서 기호에 맞게 먹었습니다. '준'은 처음으로 회사를 만들어서 새롭게 합류하는 동료와 마주하는 게 상당히 긴장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와 내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지시와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소통과 협력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인상을 주고받으며 자유롭게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말을 많이 하자니 훈계하는 것 같고, 말을 안 하자니 분위기가 썰렁한 것 같고, 그 미묘한 기분 속에서 마왕 족발을 맛있게 먹으면서도 혹시라도 당면을 덜어먹다가 국물이 튀는 것은 아닐까, 경박하게 보이는 것은 아닐까 나름 걱정했습니다. 말이 끊기지는 않으면서도 수다스럽지는 않으면서도 적절하고 편안하게 되는 단어와 뉘앙스는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게다가 국가에서는 청년 디지털 일자리 지원 사업 - 2021년은 마감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글 맨 아래 링크 확인 - 을 통해서 새로 함께한 동료의 급여 상당 부분도 고용노동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예산이 많이 사라진 2021년 하반기였지만, 다행히 예산이 있어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프리그에서는 지원 사실을 알리고, 별도의 근무일지 작성하는 일도 있었지만, 그 정도 지원을 받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명의 개발자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CTO 엔리케 홀로 개발하던 업무 상황에서 벗어나 프리그 생산품인 애플리케이션 완성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가 수천 만원을 줘도 고용하기 어려운 헤드헌팅 업무를 손수 진행한 것이죠. 그렇지만 회사 일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작은 시련이 다가왔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일요일에 계속됩니다.


https://www.work.go.kr/youthjob/main/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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