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마더링_ 스타트업 프리그 창업과 업의 개념

스타트업

새벽녘에 우는 아이를 안았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몸을 조금 비틀다가 제 몸에 기댑니다. 253일을 살아온 아이의 왼쪽 뺨이 제 왼쪽 목에 닿습니다. 아이의 손이 어깨에 올려졌다가 슬며시 가슴으로 떨어집니다. 저보다 따뜻한 아이의 몸을 십 여분 안고 있으니 내려놓기 싫기도 하지만, 숨소리가 안정되었을 때 침대로 다가갑니다. 무릎을 굽히고 아이를 침대와 평행하게 이동시킵니다. 아이는 조금 움츠러들었다가 편안하게 침대에 눕습니다. 아이도 오래 자고 엄마도 자주 깨지 않도록 '머미쿨쿨'로 아이 몸을 감쌉니다. 언젠가 아이는 돌잡이를 하고 걷고, 말하게 되겠죠. 어린이집과 학교, 그리고 사회로 아이의 발걸음이 확장되면서 아이는 가족과 친구들, 마을과 공동체로 그의 몸과 생각을 넓혀갈 것입니다. 그때 그곳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세 아빠가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 몸은 엄마보다 더 자랐지만 여전히 아빠의 한 마디에 눈물을 글썽이는 형제의 아빠가 있습니다. 이제 7살이 된 딸에게 저녁을 챙겨주기에 여념 없는 아빠도 있습니다. 결혼 13년 차, 육아 253일 차가 된 아빠도 있습니다. 세 아빠는 모두 10년 이상 직장에 다녔습니다. 인사팀장, 소프트웨어 개발 리더를 했습니다. 육아가 늦은 아빠는 젠더와 문화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로 문화학 박사학위를 늦깎이로 땄습니다. 삶은 그렇게 녹녹한 무게는 아니며 어떤 삶도 경중을 따질 수는 없습니다. 직장 생활의 귀중한 보편성과 한 번 사는 삶의 나름의 특수성을 저울질했습니다. 세 아빠는 조그맣게 창업을 고민하고 궁리하다가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스타트업 '프리그'가 탄생했습니다.

스타트업 '프리그'의 이름은 북유럽 여신 프리그(FRIGG)의 이름입니다. 북유럽,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태어나기만 하면 월에 백오십만 원의 양육수당이 지급되고, 최단 시간 노동에 최고의 효율을 갖춘 꿈의 나라인가요? 북유럽, 9세기 무렵부터 서유럽인들에게는 바이킹의 후예라며 약탈을 일삼아 악명 높기도 했고 20세기 중반까지 양극화가 심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전후 50년 만에 겨울이 6개월 지속되는 북유럽은 풍요의 여신 '프리그'를 꼭 빼어닮은 번영과 양육, 평등의 본고장이 되었습니다. 세 명은 우리나라에서 '프리그'의 신화를 오늘의 실화로 바꾸고자 합니다.


'소셜 마더링(social mothering)'은 스타트업 프리그의 '업'입니다. 소셜 마더링은 '사회'와 '엄마 역할'로 직역할 수 있는데, 프리그는 '엄마의 사회화', '사회의 엄마화'를 꿈꿉니다. 엄마의 역할은 24시간 끝나지 않습니다. 가장 오래된 노동이면서도, 가장 오랫동안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노동입니다. 그리고 엄마는 단순히 생산이 가능한 여성에게 국한된 역할이 아닙니다. 가족과 마을, 공동체가 서로 끈끈히 연결된 망에서 가능한 사회적 역할입니다. 21세기에 어떤 기술이 발달해도 쉽게 대체되지 않을 가장 가치 있는 행동입니다. 사회가 엄마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며, 엄마에게 집중된 가사노동의 역할이 느슨하면서도 분산되어 사회로 스며들 수 있도록 프리그는 열심을 다할 것입니다.

매주 2회 '스타트업 프리그', 프리그의 업 '소셜 마더링'의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활기찬 한 주 따뜻하게 시작하시길요.

회사 페이지 https://frigg.click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