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파노라마

by 주오니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보통 이 말을 사람들은 죽기 직전에 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 죽지 않고 이 글을 읽는 우리는 아직 느껴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인생의 파노라마는 무엇일까?

파노라마는 문학적 표현으로는 변화와 굴곡이 많고 규모가 큰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어찌 보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런 파란만장한 스토리만이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 파노라마의 역동성이 강할수록 삶의 마지막 순간에 기억될 장면이 많을까?


어제 이찬혁 님의 파노라마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불현듯 내 인생의 파노라마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찬혁 님이 표현한 삶의 파노라마는 아쉬움이 많아 보여 어쩌다 보니 내 삶에 대입해보기도 했다.

짧은 내 인생에서 아쉬움은 어느 정도고, 내 인생에서 기억될 장면은 어떤 게 있을까?


파노라마 속 사람들의 첫 번째 장면은 무엇일까?

설마 태어나는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 그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각자마다의 첫 번째 장면은 슬플까, 기쁠까?

생각해 보면 뭐든 첫 번째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특히 내 삶의 기억되는 첫 번째 장면이라면 그 앞에 내용은 다 삭제되는 걸로 볼 수 있으니깐.

뭐든 첫 번째 장면이 부모님과 함께였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데 첫 번째 장면이라도 부모님이 같이 안 계시면 속상할 것 같으니깐.


인생의 파노라마 속 떠오르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그 사람은 친구, 연인, 전연인 등 다양한 관계였을 것이다.

과연 기억에 남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을까?

기억은 미화된다고 하지만 한 장면의 기억조차 미화가 될지 궁금하다.

내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한 장면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 인연이 죽는 그 순간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아직은 모르지만 나와 평생을 함께하는 고마운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 장면만큼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다정함이 흘러내리는 장면이겠지?


삶의 파노라마 속에서 다양한 감정이 들어있을 수 있다.

하늘을 뚫고 갈만한 기쁨, 땅 속으로 숨어 들어가고 싶을 만한 슬픔, 심장이 멎을만한 놀라움

그 수많은 감정 중에서 아쉬움만 없었으면 좋겠다.

내 마지막에서는 버킷리스트가 다 채워지지 않아 아쉬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쥐뿔같은 인생 속에서 나름대로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거 다하고 갑니다라는 생각으로 편히 눈 감고 싶다.

이런 마음속에서는 허탈함도 없고, 삶에 대한 미련도 없지 않을까?


마지막 장면은 내가 죽어가는 모습이겠지.

잠이 들었을까, 아파서 이미 누워있는 모습일까, 혹은 사고인가.

이때쯤이면 죽음 이후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사후세계는 진정 있는가,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나는 과연 어디로 가게 될까,

그 무한한 불확실을 경험하러 가는 그 마지막 장면이 내 파노라마의 끝으로 장식되지 않을까.

그 경험을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얘기해 줄 수 없는 게 가슴 찢어지듯이 아프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파노라마는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모른다. 이 글을 읽은 오늘이 여러분의 파노라마의 한 장면으로 길이 남을 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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