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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진 Apr 06. 2022

미국 초등학교의  독서능력 향상 프로그램

- 미국 초딩 1학년의 사이버 개학 둘째 주


1) 학기 초 독서능력 향상을 위해 

      아이들이 치러야 할 기본 테스트 몇 가지



<2020년 8월 31일 월요일>


(1) Star reading test - 독서능력 테스트 프로그램


Star Reading 테스트 유형 (1)

  사이버 개학 둘째 주부터 아이의 숙제가 더 많아졌다. 그 숙제 중 하나는 Star reading test인데, 이것은 아이들의 독해력과 문해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다.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아이는 8월에 1차 테스트를 했고, 두어 달 후 2차 테스트를 했다. 학교나 담임선생님마다 차이가 있는데, 스타 리딩 테스트는 최소 가을학기에 2번, 봄학기에 2번 정도 이루어진다. 스타 리딩 테스트 결과를 통해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독서 수준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책을 추천해 주고 읽기를 권장한다.  


Star Reading 테스트 유형 (2)

  요즘 학습 프로그램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므로 테스트를 볼 때마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난이도가 조절된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문제를 맞힐 때마다 문제가 점점 어려워져서 때로는 나도 모르거나 헷갈리는 것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의 독해력을 정확하게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절대 부모가 옆에서 팁을 주거나 모르는 어휘의 뜻을 알려주면 안 된다. 스타 리딩 테스트는 총 34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어진 문제를 제한 시간 내에 못 풀면 다음 문항으로 넘어간다.            

* 스타 리딩 테스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래 블로그를 참조하세요.


1. 스타 리딩 테스트 프로그램 소개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booktruck0118&logNo=220726025687


2. 스타 리딩 테스트 예시

https://blog.naver.com/foresthaus/220590931835



(2) AR quiz   - 독서학습 관리 프로그램


  스타 리딩 테스트를 마친 후 그 결과가 나오면 선생님은 아이의 독서 레벨에 맞는 책을 추천해 주고 읽도록 독려한다. 오른쪽은 아이의 스타 리딩 테스트 결과지로, 초록색 동그라미는 미국 공립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평균 수치이며, 붉은색 동그라미는 아이의 테스트 결과이다.


  아이의 점수는 1차가 456점, 2차가 518점으로, GE(학년 레벨)가 4학년에서 5학년 사이의 수준으로 나와서 그에 맞는 책들을 추천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담임선생님은 AR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그 책 내용에 맞는 퀴즈를 풀도록 시켰는데, 그것이 바로 AR quiz 프로그램이다.


   AR 퀴즈는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그 내용에 관련된 간단한 테스트를 하는 독서학습 프로그램이다. AR quiz 또는 AR reader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booktruck0118&logNo=220726966036     



(3) 레벨별로 선생님이 추천하는 책들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기 때문에, 2주에 한 번씩 수업 자료를 받기 위해 학부모와 아이들은 학교로 간다. 일명 드라이브 뜨루 픽업 데이이다. 학부모와 아이는 자동차 안에 머문 채 창문만 열어놓고 담임 선생님과 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 아이의 레벨에 맞는 문학 책과 다양한 수업자료를 받게 된다.


학년별 독서 레벨 차트


   약 스무 명의 아이들이 네 개의 레벨로 나뉘어서 각 그룹에 4명에서 5명씩 배정되는데, 첫 번째 그룹의 아이들은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로 그림이 많은 픽쳐북을 주로 읽는다.


미국 공립 1학년 첫 가을학기에 주로 읽는 레벨별 책들 (1그룹, 2그룹 학생들은 그림이 많고 글자 수가 비교적 적은 픽쳐북을 주로 읽는다.)


  이렇게 1그룹, 2그룹, 3그룹, 4그룹의 아이들이 각각 자신의 독서 레벨에 맞는 책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달받아서 읽은 후, 약 30분간의 스몰그룹 시간에 선생님과 자신의 레벨과 비슷한 몇몇의 학생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문제를 푼다.  

   

미국 공립 1학년 학생들 중 독서레벨이 비교적 높은 3, 4그룹 학생들은 그림이 별로 없고 글자 수가 많은 챕터북을 읽는다.




                

            2) Reading and Writing 수업     



  <202091, 92일 화요일, 수요일>


  사이버 개학 첫 주에는 킨더 과정 복습이 주로 이루어졌는데, 둘째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1학년 정규수업 과정으로 돌입했다. 그중에서도 읽기와 쓰기가 주를 이루었다.  


  <읽기와 쓰기 (Reading & Writing)> 수업의 첫 번째 과제는 등장인물(캐릭터), 배경(세팅), 사건(이벤트)에 관련된 글쓰기였다. 아이가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는 이제 막 1학년이 된 6살, 7살 아이들에게는 꽤 해결하기 힘든 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이의 경우 등장인물(캐릭터)의 성격과 특성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글쓰기도 곧잘 했다. 이야기 속 캐릭터에 대해서 묘사하라는 과제는 캐릭터 간에 서로 비슷한 점, 다른 점을 찾아서 문장으로 쓰라는 것이었는데, 이때 제시된 비교(compare)와 대조(contrast)라는 용어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조금 힘들어했다. 그런데 이야기 속 캐릭터와 나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 서술하면서 이 개념은 비교적 쉽게 이해했다.


이야기 속 캐릭터(등장인물) 설명하기


    그런데 읽은 이야기 속에서 배경(세팅)을 찾아 이해하고 글을 쓰는 것은 꽤 힘들어했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은 이야기를 읽은 후 배경, 즉 setting에 대해서 이해하고 이야기 나누는 부분을 힘들어했다. 일단 무엇이 setting인지 선생님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고 넘어가야 하는데, 온라인 라이브 수업이 40분이고 인터넷 수업의 특성상 선생님 혼자서 18명의 아이를 개별적으로 이해를 시킬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이야기의 배경을 의미하는 Setting이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선생님은 이야기에 나오는 장소와 시간, 그리고 계절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묻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서 setting의 의미를 설명해 주었으나, 아이들 대부분은 선생님의 질문에 멍한 표정을 지으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이야기 속 배경 설명하기

          

  배경(세팅)에 관해서는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이 이야기 속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그에 맞게 글쓰기를 할 수 있다. 그런데 킨더를 마치고 막 1학년이 된 아이들에게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야기의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없는 상황이라 인물, 사건, 배경이라는 이야기 구성의 주요 3요소를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내 아이도 setting이라는 말보다는 background라는 말을 사용하니, 이야기의 배경에 관해 얼추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이에게 백그라운드는 시간적 배경보다는 장소와 주변 환경과 같은 공간적 배경으로 와닿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나는 연극이나 오페라를 보여주는 공연장을 예로 들었다.


  공연장에서 연극 무대를 꾸밀 때 이야기에 맞는 무대 세팅을 해야 하는데, 만약 주인공이 저녁에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서 집 뒤뜰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이야기라면 어떤 무대 세팅을 해야 하는지 아이에게 한 번 상상해 보고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는 어둑어둑한 저녁 하늘과 그 아래 펼쳐진 뒤뜰 잔디밭, 그리고 수영장에서 물장난하는 아이들과 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굽는 어른들을 그렸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세팅이 무대장치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고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주요 캐릭터 분석과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 파악, 그리고 주요 사건 event를 이해해야 읽기와 쓰기를 잘할 수 있다는 것에는 나도 백 퍼센트 공감한다. 1학년 학생들에게 이것을 가르치는 게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야기 속 사건(이벤트) 설명하기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글 쓰는 것을 일상처럼 해왔던 나는 고3 때도 특별하게 국어 공부나 문학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읽기와 쓰기 수업을 들으며 숙제를 하는 것을 보니, 나도 6살 때부터 이 모든 개념을 다 이해했던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그래, 앞으로 이 아이도 꾸준히 책을 읽고 성장하면서 더 잘 이해하게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편안히 갖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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