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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문 Feb 04. 2022

인공지능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Agricutur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최근 농업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농부가 관리하지 않아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업들이 보입니다.

그분들 모두 대단한 기술적 역량을 가지고 계실 것이고 충분한 준비를 하고 시작하셨겠지만 몇 가지 생각이 있어 정리를 해 봅니다.

저는 농업에 인공지능을 적용한다는 것은 농업에 산재한 식물 재배에 대한 노하우 즉 암묵지를 가진 농부의 재배 전 과정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서 형식지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농업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겠다고 하신기 업들이 언급하는 내용입니다.

[스마트팜에서 작물을 재배과정 하는 입력 변수가 되는 데이터를 IoT 센서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축적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최적의 재배방법을 만들어 내겠다.]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이 말에 추가로 궁금한 것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는 기업이 보이지 않아 아쉽습니다.

첫 번째 궁금한 것은 입력 변수의 수집 방법은 IoT 센서와 같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도록 명확한데 출력 변수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최적이라는 것은 출력 변수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딸기를 재배할때 당도를 출력 변수로 한다면 당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입력 변수를 조절하도록 분석될 것입니다.

만약 단순히 중량을 출력 변수로 한다면 중량이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입력 변수를 조절하도록 분석될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딸기의 품질을 정할 때 단순히 하나의 변수만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도, 당산비, 크기, 모양, 중량 등 다양한 변수를 같이 고려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출력 변수를 다양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변수 요인이 많아집니다.

출력 변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출력 변수들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얼마만큼 모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제조업이나 유통, 금융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입력과 출력 변수가 단기간에 대량으로 발생하고 데이터를 정리하기에 따라 다양한 데이터 원천을 가지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식물은 재배되는 장소의 위치, 크기, 날짜에 따라 같은 방법을 적용해도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또 식물은 종자에서 모종이 되고 성장해서 수확할 때까지 기간이 아주 짧은 상추와 같은 엽채류만 해도 8주 이상이 걸리고 딸기는 육묘에서 수확까지 1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결국 최적화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동일한 장소에 동일한 크기, 같은 컨디션을 가진 곳에서 계속 식물을 재배하며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고, 충분히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재배장소를 아주 많이 만들든지 아니면 아주 오랫동안 반복해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진짜 인공지능으로 식물을 재배하려고 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딸기재배장치를 만들고 그곳에 IoT 센서 몇 개를 달고 그곳에서 데이터를 받아서 모니터링하고 축적을 한다고 해서 인공지능이 아닙니다.

그렇게 모집된 입력 변수에 대한 데이터와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된 출력 변수에 대한 데이터가 연결이 되어 하나의 데이터셋이 되고 이런 데이터셋이 반복된 재배를 통해 축적될 때 인공지능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이 가까워질 것입니다.

인공지능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바른 방향으로 오랜 시간을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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